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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경차대전, 기아차 모닝 TCI vs 쉐보레 스파크

기사승인 2015.02.05  15:5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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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부문 만큼 라이벌이 극명하게 나뉘는 차급은 드물다.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 모닝과 쉐보레의 스파크는 이미 오랜 라이벌 관계를 통해 서로의 상품성을 발전시켜온 역사가 있다. 그런데 이번 2015년이 되면서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기아차 모닝이었다. 모닝은 올해 초 ‘더 뉴 모닝’을 발표하며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였다. 디자인도 프론트 범퍼의 일부가 다소 변경됐고,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나 크루즈 컨트롤 등 차급을 뛰어넘는 옵션도 다수 포함됐다.



경차 선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선택요건은 물론 ‘경제성’이다. 경차를 고려하는 이유가 다른 차급대비 압도적인 경제성이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작은 차급이지만 수요층이 엄연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에는 일본 혹은 독일과 같이 다양한 경차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선택은 대부분 기아차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로 귀결된다. 그래서 두 차종에 대한 비교 시승을 서울과 경기도 인천 그리고 강원도까지 왕복 700km에 걸쳐 수일간 진행했다. 특히 급격한 오르막길과 헤어핀 코스가 반복되는 강원도 정선의 만항재를 오르내리며 가혹한 환경에서 주행을 반복했다.




디자인 및 편의성 측정

이번에 비교한 기아차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는 이미 출시된 지 수년이 지난 모델이다. 하지만 매해 지속적인 개선이 이루어져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진화를 이뤄왔다. 특히 시승차로 나선 기아차 모닝은 터보차저가 탑재된 모델로 동급에서는 유일하게 100마력을 상회하는 파워를 발휘하는 모델이다. 모닝의 내·외관 디자인은 아담한 차체 크기를 극복하기 위해 모두 큼지막하면서도 기능성을 중시한 실용적 디자인을 채택했다. 무엇보다 인테리어는 동급에서 찾아보기 힘든 안정감 있는 모습을 갖추고 있다. 특히 2스포크로 절제된 디자인을 뽑아낸 스티어링 휠은 보기에도 좋고 조작감과 그립감도 훌륭한 편이다.



기아차 모닝은 게다가 각종 편의장비들이 즐비하다. 이율배반을 넘어 하극상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각종 편의장비들을 갖추고 있다. 샤시통합제어시스템(VSM),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 후륜 디스크브레이크, 크루즈 컨트롤, 앞좌석 풋 램프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옵션만으로 보자면 감탄할만한 수준이다.



외관은 터보차저가 포함된 모델답게 전면부의 공기흡입구를 크게 늘리고 공격적인 인상을 키웠으며, 운전석 무릎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도 갖췄다. 뒷면은 리어 디퓨저를 적용해 스포티함을 강조했다. 곳곳의 만듦새도 탄탄하다고 느낄 만큼 잘 마무리되어 있고, 디자인의 통일감도 좋은 편이다. 경차답지 않은 고급감으로 실내 거주성을 높인 것도 모닝의 손을 들어줄 수 있다. 



▲ (좌)기아차 모닝, (우) 쉐보레 스파크

쉐보레 스파크는 이미 출시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모델이고, 곧 세대변경 모델이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헐리우드 영화에도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떨친 디자인이고 젊은층을 노린 다양한 튜닝버전들도 출시돼 있다. 전면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의 파격적인 디자인은 지금 봐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쉐보레 스파크는 옵션보다는 고장력 강판을 66% 사용했다는 점을 세일즈 포인트로 두면서 기본적인 차체강성 홍보에 집중한 모습이다. 그리고 이를 모닝이 가진 편의사양과 빗대어 강조하는 마케팅 전략도 펼치고 있다. 또 2열의 도어캐치를 c필러 부근으로 배치함으로서 높아진 디자인 완성도는 이미 알려져 있다. 디자인의 선호는 개인의 취향 문제이지만 기아차 모닝의 경우 다소 안정감 있고, 포근한 반면 쉐보레 스파크는 그 보다 좀 더 과격하면서도 실속을 챙긴 모습이다.



(좌)기아차 모닝, (우) 쉐보레 스파크


계기반의 모양은 천지 차이다. 모닝의 윙컵 계기반과 스파크의 독립형 계기반은 상당히 이색적인 비교로 다가왔다.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것은 모닝의 계기반이다. 물론 이런 포맷에 익숙해진 탓도 있지만 스파크의 계기반은 절약의 흔적이 너무도 역력해 다소 서글픈 기분마저 돌게 한다.



(좌)기아차 모닝, (우) 쉐보레 스파크



파워와 편의사양의 모닝 vs 부드러운 주행성능의 스파크


새로 출시된 모닝은 터보차저를 탑재해 동력성능을 끌어올린 TCI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모닝은 직렬 3기통 1.0리터급 카파 엔진이 장착돼 최고출력 82마력, 최대토크 9.6kg·m를 낸다. 연비는 리터당 자동변속기 모델 19km, 수동변속기 모델 22km다. 신형 모닝은 여기에 작은 터보를 하나 장착했을 뿐인데 최고출력 106마력, 최대토크 14.0kg·m으로 향상됐다. 경차로서는 상당히 큰 변화를  만드는 수치인데, 역시나 이로 인해 변화하는 주행감각은 그야말로 상전벽해 수준이다.



시원한 가속감이 이어지는 것이 경차로서 기대하는 한계 수치를 계속해서 파괴해 나간다. 시속 130km까지는 무리없이 이어지는 가속감은 지금까지 이 차급에서 느끼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고속 안정성도 탁월한 수준이었다. 작은 차에 강력한 출력은 언제나 즐거운 결과를 만들어 내는 법이다. 모닝에는 그런 수식어가 어울릴만했다. 적어도 지금까지의 경차에서는 느껴본 바가 드물다.



▲ 경사로에서 모닝 TCI는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탁월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단순히 강력한 주행성능에만 의의를 두기에는 인테리어와 편의사양도 꽤 좋은 편이다. 경차로서는 사치스럽다고 느껴질 만큼 다양한 장비가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스파크에 비하면 시야가 넓게 확보돼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고, 2열의 공간도 등받이 각도가 뒤로 많이 확보돼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운전석에 비해 뒷좌석은 조향에 따른 스트레스가 느껴지는 편이다.



경차를 타면서 주머니 사정이 나아졌을지 몰라도 오르막길앞에서는 하염없이 초라해지는 것을 감수해야만 했었다. 경차의 출력이 오르막길을 시원하게 내달리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닝 TCI는 경차의 이런 한계를 시원하게 내던진 모습이다. 쉐보레 스파크와는 확실하게 구별되는 부분이다.



스파크는 주행감각이 경차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경제성에 포인트를 두고 부드러운 주행감각으로 미끄러져 나간다. 특히 쉐보레 스파크의 무단변속기는 변속감이 미끌거리듯 이어져 나갔다. 무단변속기의 특성상 연비는 높일 수 있지만 파워까지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시야각도 모닝에 비해서는 다소 좁은 수준이지만 경차의 목적에는 충실했다. 엔진은 1리터급 가솔린 엔진으로 70마력을 발휘할 수 있고, 토크는 최대 9.4kg·m까지 발휘할 수 있다. 



쉐보레 스파크는 저속에서는 안정감이 느껴졌지만 고속에서는 경차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풍절음과 각종 소음이 그대로 들이쳤다. 다소 껑충한 시야각과 시트 포지션은 아무리 조절해도 애매한 부분이 적응하기 까다로웠다. 그러나 스티어링 감각만큼은 예리하게 응답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모닝 TCI는 좋지만 고가, 스파크는 허전함 느껴

특히 엔진을 쥐어짜며 한계를 오가는 드라이브를 즐기는 운전자라면 이전까지 경차를 고려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닝 TCI는 고rpm까지 자주 드나들며 경차주행감각에 신선한 충격을 받을 수 있는 모델이다. 스파크는 편안하고 안락한 도심형 주행성이 탁월한 모델이다. 두 모델의 시승을 진행하면서 확인한 연비는 모닝 TCI가 도심에서는 리터당 13km를 갈 수 있었고, 고속도로에서는 18km가 최선이었다. 모두 공식연비(도심 12.7km, 고속도로 16km)을 상회하는 수치다.



쉐보레 스파크는 공식연비가 리터당 16.8km였다. 수치는 트립컴퓨터상에서 제공되지 않았다. 결국 모닝 TCI와 같은 고속도로 구간을 연료경고등이 켜질 때까지 달려보니 모닝보다 약 50분 가까이 더 달릴 수 있었다. 모닝과 스파크는 공통점이 많은 차다. 각종 수치나 지향하는 바도 비슷하다. 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스파크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은 모닝 TCI는 차급을 초월한 편의사양과 성능으로 무장했고, 쉐보레 스파크는 주행감각은 허전했지만 가격경쟁력이 더 높다.



경차를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모닝 TCI는 가격과 연비를 약간 희생하더라도 화려한 편의장비와 경차의 답답한 주행감각을 없앤 차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쉐보레 스파크는 화려하진 않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이 더 높은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기아차 모닝은 올해 10만대 판매를 노릴 만큼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모델이다. 이에 반해 쉐보레 스파크는 지난해 6만대를 조금 넘어 회사 규모에 비해 만만치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제조사측에서 보자면 수익성이 높지 않더라도 판매량이 많은 모델인 만큼 브랜드의 저변을 확대할 수 있는 차급이 바로 경차다. 모닝과 스파크는 트림도 다양하고 가격폭도 넓은 편이어서 차종 선택이 부족한 국내 경차시장 여건을 어느 정도 상쇄하고 있다. 기아차와 쉐보레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 경차시장에는 변수가 많지 않다. 결국 두 모델 상품성의 대결 구도가 앞으로도 흥미진진하게 이어질 확률이 높다.


김경수 kks@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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