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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기아자동차, 쏘렌토 삼대(三代)시승기

기사승인 2014.10.14  01: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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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약간의 차이야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남자들에게 자동차는 감성적인 소비재다.자동차는 인간의 본능적인 노마드(nomad) DNA를 자극할 뿐 만 아니라 가족을 보호하고 편의를 제공하는 안식처 역할까지 담당하게 된다. 그와 같은 의미에서 자동차의 안전과 거주성은 시대를 거듭하면서 극적인 발전을 해왔다.



기아자동차 쏘렌토는 2002년 2월 1세대가 첫 출시한 이래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와 함께 국내 SUV의 양대산맥을 이루면서 3세대까지 발전했다. 판매량에 있어서도 1세대가 출시 첫해에 9만 4,782대를 판매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에도 판매량에 있어서 기아자동차의 효자품목으로 지금까지 톡톡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2세대도 더 커진 차체 디자인 그리고 과격해진 몸놀림에도 안정적인 차체 강성을 바탕으로 2010년에는 100만대 판매를 이끄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이번 3세대 쏘렌토(UM)이 발표되기까지 기아자동차의 대표적인 SUV로 많은 사랑을 이어왔다.



언뜻보면 일관성을 찾기 힘든 디자인으로 시대의 유행만을 쫓아왔다는 느낌도 들지만 질리지 않는 디자인과 높은 실용성으로 세계적인 찬사를 받아온 모델이다. 1세대로부터 시작된 기아자동차 쏘렌토 변화의 방향은 사실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 1세대는 스포티지 이후에 단절된 기아자동차 SUV로서의 명맥을 되살리고 포지션을 뚜렷히 하는데 있었다면 2세대는 2008년 ‘디자인 기아’를 표방하면서 가격대 성능이 우수하면서도 스타일리쉬한 디자인과 편의성으로 사랑받았다. 그리고 3세대 올 뉴 쏘렌토는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방을 수성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남자의 존재감’을 콘셉트로 삼아 더욱 과감한 스타일링을 갖추게 됐다.





1세대 쏘렌토, 당당한 SUV로 자리잡다

코드명 BL의 1세대 쏘렌토는 바디 온 프레임 방식으로 당시 SUV 제작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시승모델은 2.5리터 A엔진을 탑재하고 3,800rpm에서 140마력을 발휘했다. 당시 포터2와 리베로 그리고 스타렉스도 동일한 엔진을 장착했었다. 특히 공차중량이 2,056kg으로 묵직한 주행감과 함께 4륜구동 방식을 채택해 오프로드에서도 만족감을 전해주는 모델이었다. 더구나 2009년부터 다카르 랠리에도 참가하면서 터프한 이미지를 더욱 더 격상시켰다. 연비는 리터당 8.5km였는데, 출시 당시 디젤연료 가격을 생각하면 준수한 편이었다. 사실 2003년식을 출고해 지금까지 10년 이상 쏘렌토를 타고 있는 기자의 차도 연비는 아직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운전습관에 따라 편차가 너무 큰 것이 흠이다.



주행감각은 사실 편안함과는 거리가 멀다. 바디 온 프레임 차체설계방식 자체가 원체 운전자의 거주성보다는 차량의 내구성을 위주로 초점이 맞춰졌고, 디젤엔진의 소음이 그대로 느껴져 엑셀링을 과감하게 하기 꺼려진다. 하지만 묵직한 주행감과 초반부터 꾸준히 밀어주는 파워는 실용영역에서 만족감이 전해진다. 약간의 엔진튜닝을 더하면 쏘렌토 A-2.5엔진은 170마력 가까이 출력을 높일 수도 있었다. 또 타이밍 체인이 적용된 중형급 엔진으로 보쉬 2세대 시스템의 커먼레일 연료장치와 전자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당시로서는 꽤 선진적이었다.



잠시 나마 6기통에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갖춘 모델도 나왔지만 1세대 이후 종적을 감췄고, 엠블럼도 1세대 후기모델부터 타원형으로 바뀌면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디자인 역시 짧은 오버행과 높은 차고로 인해 존재감이 뚜렷했고, 정비성도 탁월해서 유지비 절감에도 효과적이었다. 한때 발전기 이상으로 리콜대상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도 흔히 볼 수 있을 만큼 내구성과 유지비 측면에서 호응이 높은 모델이다.





2세대 쏘렌토, 디자인과 편의성 강화

2009년 서울모터쇼에서 첫 공개된 2세대 쏘렌토는 새롭게 '쏘렌토R'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다. 이때 기아자동차의 관심은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하면서 디자인에 주력하면서도 쏘렌토에서는 모노코크 차체 설계방식을 도입하기도 했었다. 차체설계방식의 변경은 무엇보다 중량을 크게 감축시켰다. 그만큼 차체의 주행감각은 1세대와 많은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달라진 점은 소음진동 측면에서 혁신적인 발전을 이뤘다는 점이다.



다만 이때부터 디자인을 제외하면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차별점을 찾기가 다소 어려울 정도로 많이 흡사했는데, 차량정보를 컴퓨터로 스캔해 보면 각종 부품의 저항값이 거의 동일할 정도였다. 하지만 디자인 부분에서 차별화를 둔 전략은 미국시장에서 월 1만대 판매를 이룩할 정도로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2세대부터는 북미 수출용 쏘렌토의 경우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생산하면서 제품수급에서도 경쟁모델을 압도했었다.



2세대 쏘렌토는 연식에 따른 차이가 너무 컸다. 이유는 중간에 플랫폼이 전체적으로 한번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름도 뉴 쏘렌토R로 바꿨는데, 1세대에서도 초기모델에서는 일본 아이신제 4단 변속기를 쓰다가 국산 5단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2세대 쏘렌토 플랫폼의 변화와 함께 외관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는데, 3세대 쏘렌토 출시 전 까지 기아자동차 주력 SUV로 활약했다.





3세대 쏘렌토 UM, 남자의 존재감 확인

3세대 쏘렌토가 출시되던 2014년 9월은 SUV 시장상황 변화가 극명하게 진행되는 시기였다. 이제는 세단보다 SUV판매가 더 많이 이루어지고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SUV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것도 소형-중형-대형까지 완벽하게 라인업을 갖추면서. 여기에 중국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혹은 자동차의 대중적 취향이 이동했다는 등의 분석도 많다. 하지만 3세대 쏘렌토 UM은 이런 상황들과는 관계없이 남자의 존재감이라는 다소 낯선 주제로 판매시동을 걸었다.



시승차로 나선 쏘렌토 2.2의 전장은 4,780mm 전폭은 1,890mm로 역대 최고급이다. 실제 차의 크기를 봐도 규모가 눈에 확 들어올 정도다. 140마력을 겨우 쥐어짜내던 2.5리터 엔진은 2.2리터로 202마력을 발휘할 정도로 발전했고, 승차감이나 정숙성도 이전 쏘렌토R과는 거리를 크게 두면서 성숙했다. 특히 스마트 테일게이트와 ISG(Idle Stop & Go)시스템 옵션 등을 다양하게 활용하면서 사용자의 편의성을 높였다.



엔진을 R 2.0과 2.2-VGT로 좁히고 유로 6배기가스 수준을 맞추면서도 실주행 연비는 끌어올렸다. 주행감각은 놀라운 수준까지 높아진 정숙성과 브레이킹에 있는데, 지금까지와는 한차원 높아진 수준이다. 차체 크기가 이 정도까지 커지면 어느 정도 MPV 성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거동에 무리를 보이는 순간은 크게 없었다. 직진 가속성은 동급 수입 SUV에 비해 월등하진 않지만 이전 세대의 모델들과 비교하면 차체 강성과 하체 지지력 등은 탁월하게 발전한 면을 확인할 수 있다.



쏘렌토, 웅대함 갖춘 인기 SUV

차의 성격을 결정짓는 요소들 가운데 하나는 크기다. MPV가 지닌 가족중심주의는 이제 SUV로 이동했고, 더불어 쏘렌토는 3세대로 거듭나면서 완벽하게 부응하고 있다. 게다가 쏘렌토는 1세대부터 지금까지 가장 편안하게 가성비에 대한 고민을 줄이면서 선택할 수 있는 모델 중 하나였다. 물론 고질적인 문제도 있었다. 둔감한 파워트레인과 난해한 우드그레인 디자인, 시속 120km부터 커지는 풍절음, 소프트한 서스펜션은 세대가 변해도 그대로 였다.



하지만 쏘렌토는 탄탄한 내구성과 정비성 그리고 넉넉하고 푸근한 인테리어로 경쟁모델을 압도하는 거주성을 자랑했다. 게다가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컨트롤 버튼은 누르는 내내 기분 좋은 느낌을 전해준다. 무엇보다 내구성과 안정성은 동급 세그먼트에서 가장 탁월한 편에 속한다.

더 좋은 SUV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우월한 주행감각을 보여주는 차는 많지 않다. 쏘렌토의 개선되고 화려해진 인테리어는 옵션사양과 더불어 세대를 거듭할 수록 발전하고 있다. 이번에 쏘렌토 삼대(三代)를 시승하면서 지금까지 쏘렌토 발전상을 한눈에 확인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세대를 개선하면서 격이 다른 SUV로 살아남겠다는 기아자동차의 의지는 곳곳에서 여실히 확인해 볼 수 있을 만큼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에서는 1위를 추격하는 입장에 있다. 그래도 이처럼 발전의 속도가 신속하다면 기아자동차가 표방하는 가치를 완전히 실현하는데 오래 걸리진 않을 것이다.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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