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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흡기 엔진을 품은 고성능 스포츠쿠페, 아우디 RS5

기사승인 2015.02.17  10: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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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의 RS Rennsport(속도경기 )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에 붙는 배지다 . 메스세데스 -벤츠의 AMG, BMW M과 같이 모터스포츠 참가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먼거리를 편안하게 이동하는 교통수단이라는 자동차의 기능 중 빠르게에 초점이 맞춰진 모델이다 . 아우디의 고성능 부서는 다년간의 르망 24시 우승을 바탕으로 빠르고 강력하며 안정성 높은 기술을 함축해 아우디의 고성능 모델인 S RS에 투영하고 있다 . 이번에 시승한 RS5는 아우디의 A5 2도어 쿠페 모델을 기반으로 한 A5쿠페 , S5쿠페 중 가장 강력한 엔진을 이식한 모델이다 . RS5는 특히 고효율을 중시하는 최근 트렌드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4.2리터 자연흡기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라 그 희소가치가 높다 .
 
 
자연흡기 엔진은 출력상승에 따른 기복이 적고 안정적이다 . 특히 아우디 RS5처럼 큰 배기량의 자동차는 높은 엔진회전수를 통한 고출력을 얻을 수 있고 , 위협적이면서도 낮게 깔리는 배기음이 매력이다 . 하지만 최근 들어 터보차저나 슈퍼차저와 같은 과급기의 성능과 엔진의 조화가 기술적으로 높아져서 점점 그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 자연흡기 엔진을 주로 사용하는 모터스포츠에서 조차 점점 이런 터보차저의 시대는 이제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한 모델은 이제 고가의 슈퍼카나 아메리칸 머슬카 정도에서만 명백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멸종위기 종인 것이다 . RS5 2010년에 등장했다 . 앞으로 늦어도 3년 안에는 새로운 2세대가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 RS5는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비교적 저렴한 (?) 1억 원대 자연흡기 엔진 모델이다 .
 
뭔가 있겠지 기대감을 주는 단순 명료한 디자인
 
 
앞서 말한 마지막 남은 합리적인 자연흡기 모델이란 거창한 수식어를 안고 RS5의 외관을 살펴보면 힘이 살짝 풀리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외형은 너무나도 차분하고 단정한 모습이다 . 물론 20인치의 거대한 휠과 벌집모양으로 치장한 프론트 그릴 , 그 위에 새겨진 ‘RS’의 배지가 잠자는 사자라는 것을 확인시켜줄 뿐이다 . 위협적인 프론트 배기구의 크기와 공기를 베어버릴 같은 날카로운 디자인 등 고성능 스포츠 모델에 기대하는 디자인을 아우디 RS5는 따르지 않는다 .
 
 
앞모습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 남성적인 굵은 선이 아닌 여성적인 풍만한 유선의 앞모습의 볼륨감을 살렸다 . 특히 앞쪽 좌우 라이트와 펜더 쪽 볼륨감을 여성의 몸매를 보는 듯 한 섹시함을 느낄 정도다 . 역사다리꼴의 거대한 프론트 그릴은 범퍼 아래까지 이어져 좌우에 위치한 공기흡입구와 함께 압도적인 앞모습을 이룬다 . 헤드라이트 디자인에 상당히 큰 자부심과 병적인 집착을 가지고 있는 아우디답게 헤드라이트의 모양과 주간 주행등의 디자인은 매력적이다 .
 
 
옆모습은 앞에서 봤던 매혹적인 여성의 이미지보다는 단정한 요소숙녀와 같다 . 기본적으로 장착된 20인치 5스포크 휠을 제외하면 고성능 모델에 흔하디 흔한 에어 브리더도와 칼 같은 사이드 스커트도 없는 평범하고 심플한 모습이다 . 알루미늄 커버로 사이드미러를 감싸 투명 메이크업정도 한 모양새다 . 쿠페답게 루프라인은 상당히 날렵하게 잘빠졌다 . 뒷모습도 다소 심심하긴 마찬가지다 . 그나마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리면 올라오는 전동식 스포일러가 무료함을 달래준다 . 배기구는 좌우 하나씩 달려있다 .
 
풀페이스 헬멧과 드라이빙 장갑을 챙기자
 
 
비교적 단순하고 밋밋한 외관에 실망했다면 이제부터 반전포인트가 시작되니 바싹긴장하길 바란다 . 프레임리스 도어를 열면 레이싱 세계가 펼쳐진다 . 외부와 다르게 내부는 그야말로 전혀 다른 세상이다 . 이 세상을 만나려면 몸을 짓이기고 구겨 깊숙이 자리한 운전석에 앉아야 한다 . 시트는 코브라 버킷시트라 불리는 허리 뿐 아니라 어깨의 움직임도 고정하는 레이싱 시트가 장착돼 있다 . 쿠셔닝 , 착좌감 , 이 따위는 안중에 없다는 듯 오직 고속 주행 시 운전자의 몸을 한 치의 움직임도 없이 주행에만 집중하도록 설계됐다 . 마트에서 파는 방석이라도 하나 깔고 앉고 싶은 심정이다 . 스티어링 휠은 알칸트라 재질로 덮혀 있다 . 실제 가죽은 아니지만 가죽보다 비싸다는 그것이다 . 말할 것도 없이 그립감은 최고다 . 패들시프트가 달려있고 형태는 D , 크기는 레이스용 마냥 작고 야무지다 . 시트와 스티어링 휠에서도 느끼고 알아챌 수 있는데 굳이 계기반 엔진회전계에 RS , 조심히 밟아라고 말해주듯 RS로고가 한 번 더 들어가 있다 . 엔진 회전계는 무려 9,000rpm까지 표시돼 있고 엔진 속도계 역시 시속 320km가 찍혀 있다 .
 
 
화면표시창과 각종 공조버튼이 위치한 센터페시아는 그 구성이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 전방과 계기반에만 시야를 두고 운전에 집중하라는 배려다 . 센터콘솔에서도 역시 레이싱 감성을 느낄 수 있다 . 수동 기어시프터를 닮은 동그란 모양의 기어시프터는 손이 닿는 부분에 알칸트라 재질을 덧댔다 . 엔진스타트 버튼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조작하는 버튼과 조그다이얼이 위치한다 .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드라이브 셀렉트 버튼이 센터콘솔쪽에 있었으면 더 이용하기 편리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 선루프는 있지만 개방각도만 조절할 수 있고 열리진 않는다 . 아우디 RS5 5인승이라 뒷좌석이 있지만 사실 앉아보지도 않았고 잘 살펴보지도 않았다 . 트렁크는 의외로 꽤 넓다 . 유모차가 들어가진 않겠지만 유아용 자전거와 2개 정도의 보스턴 백정도 넣을 수 있는 크기다 .
 
밟고 돌리고 느껴라
 
 
아우디 RS5에는 4.2리터 자연흡기 V8엔진이 장착됐다 . 이 엔진은 7 S트로닉 듀얼 변속기와 만나 최고출력 450마력 (8,250rpm), 최대토크 43.9kg·m(4,000~6,000rpm)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 일반도로나 고속도로에서 RS5의 최대 성능을 뽑아낼 수 없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 RS5에는 아우디의 풀타임 4륜 구동 시스템인 콰트로 기술이 적용됐다 . 70:30에서 15:85까지 상황에 맞게 구동력 배분을 조절한다 . 자연흡기 엔진답게 터보차저를 사용하는 엔진보다 연비는 훌륭한 편이다 . 공인 복합 연비는 리터당 7.3km정도다 . 하지만 운전석에 올라 자연흡기 엔진의 폭발적인 가속력을 한번이라도 맛 봤다면 이런 연비는 절대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 시승기간 동안 평균연비는 리터당 5km대를 오고갔다 . 욕구를 참아가며 연비 운전을 하면 리터당 11km대까지 기록한 적은 있으나 페달을 밟고 있는 오른발이 옴짝달싹거려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다 .
 
 
몸을 짓이겨 접고 운전석에 앉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자연흡기 엔진의 우렁차고 박력 있는 엔진음이 들려온다 . 낮게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 진동이 스티어링 휠은 물론 시트를 타고 척추를 통해 느껴진다 . 온 몸으로 엔진 시동음을 느끼고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면 세단마냥 부드러운 거동을 보여준다 . 시내 주행 시 단단한 하체로 인해 뒷골을 울리는 승차감을 제외하면 사뿐사뿐 조용한 모습을 보인다 . 하지만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통과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 가면을 벗어 버리고 팜므파탈로 돌변한다 .
 
 
주행 모드를 다이내믹으로 바꾸면 엔진 사운드부터 달라진다 . 가속페달을 급하게 밟으면 회전계가 순식간에 레드존까지 치고 올라간다 . 보닛을 뚫어버릴 기세로 귀를 찢고 가슴을 울리는 자연흡기 엔진 사운드가 쉴 새 없이 실내로 유입된다 . 주변 풍경은 한없이 뒤로 흘러가고 중력가속도로 몸이 시트 깊숙이 파묻힌다 . 시속 100km까지는 순식간이다 . 공식제원으로 4.5초정도가 걸린다는데 체감도달 시간은 이보다 더 빠르다 . 스파이크를 신고 트랙을 달리는 볼트처럼 콰트로시스템은 지면을 끈적하게 잡아쥔 채 차체를 무서운 속도로 밀어 붙인다 . 룸미러를 통해 뒤를 보니 전동식 스포일러가 멋스럽게 솟아 오른다 . S5보다 20mm 낮은 차체와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속도를 높일수록 차체는 도로에 점점 깔려 안정적으로 주행한다 .
 
 
시내 주행 내내 불만과 불편으로 가득 찼던 시트와 서스펜션은 고속에서 세단마냥 편안한 승차감을 준다 . 고속 코너링도 역시 발군이다 . 코너 안쪽과 바깥쪽 마찰력에 맞춰 효과적으로 구동력을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이쯤에서 미끄러지겠지라는 예상을 무참히 짓밟고 인코너로 날카롭게 파고들어 돌파한다 . 고속 주행 후 감속을 하면 변속기의 다운 시프트로 인한 울림이 요란하다 . 속도와 rpm, 기어의 보호를 위해 레이싱 카처럼 급속하게 단수를 내린다 . 이는 재가속시 저단 기어부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뛰어난 가속능력과 연료효율에도 도움을 준다 . 제동력도 수준급이다 . 타이어는 피렐리의 P ZERO를 사용한다 . 타이어 제원은 275/30R20이다 . 접지면이 넓고 편평비가 작아 고속 주행과 코너링 시 유리하며 급제동 능력도 뛰어나다 .
 
 
RS5는 점잖고 조신한 외형에 비해 보닛 아래엔 야수와 같은 자연흡기 V8엔진을 품고 있다 . 시내 주행에서는 A5처럼 조용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지만 가속페달을 밟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폭발적인 사운드와 가속감을 선사하는 짐승과 같은 스포츠 쿠페다 . 동급 모델 중 유일하게 자연흡기 엔진을 사용하는 RS5는 운전자에게 레이싱 감성을 선사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델이다 .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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