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밀라노 현지 취재, 신기술로 놀라움과 기대감이 가득했던 EICMA 2024

기사승인 2024.11.19  16:59:20

공유
default_news_ad1

2024년을 되돌아보면 무언가 미묘함이 느껴지는 한해였다. 시장은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지 않았다는 반응들이 많았고, 분위기 반전에 필요한 신제품이 적시에 나오지 못하며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힘든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뒤늦은 신제품들로 약간이나마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하며 라이딩 시즌 막바지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11월, 올해의 마무리를 앞둔 이 시점이면 전 세계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의 눈이 한 곳으로 모인다. 바로 밀라노 모터사이클쇼(EICMA)다. 지난 11월 5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110회 EICMA 2024가 개최되어 현장을 직접 찾았다.

세계 최대의 모터사이클 행사답게 45개국 770개사가 총 2,163개의 브랜드를 선보였는데, 작년 대비 늘어난 숫자로 덕분에 올해 전시관도 2개 늘어나 총 10개 관에서 전시가 진행됐다. 주요 브랜드로는 4대 브랜드로 꼽히는 혼다, 야마하, 스즈키, 가와사키를 비롯해 홈그라운드인 유럽 브랜드 두카티, 피아지오 그룹이 자리를 지켰다. 여기에 BMW모토라드가 오래간만에 복귀를 알렸으며, KTM과 허스크바나, 가스가스, MV아구스타 등을 거느린 피에르 그룹, 영국의 트라이엄프, 미국의 할리데이비슨 등도 자리했다.

이젠 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국 브랜드의 숫자가 매년 늘어나는 분위기인데, 올해는 그 숫자는 물론이고 규모도 상당했다. 대표적으로 CF모토와 QJ모터사이클, 론신 등 국내에도 이름이 알려진 브랜드는 물론이고 이름이 덜 알려진 브랜드들 또한 다수 참가해 많은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글로벌 1위 헬멧 브랜드인 HJC를 비롯해 E3모빌리티 등의 업체가 부스를 차리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자사 제품 홍보에 나섰다. 이런 다양한 신제품들을 한 자리에서 보기 위해 60만 명 넘는 관람객들이 현장을 찾아 현장이 매우 북적였으며, 전 세계 74개국 8,000명 넘는 기자와 인플루언서 등 콘텐츠 제작자들도 현장을 담아 각지에 전파했다. 워낙 많은 인파가 몰리다보니 지자체들도 현장 주변에 대규모의 무료 주차장을 개방하는 동시에 별도의 이번 행사만을 위한 운임을 별도로 만들어 접근성을 높이는 등의 노력이 더해졌다.

이번 행사에선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는데, 특히 글로벌 1위 브랜드인 혼다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엔진으로 많은 관심을 얻었다. 혼다는 V형 엔진 신제품을 선보였는데, 앞뒤 뱅크에 동일한 기통수를 탑재하는 짝수 실린더 모델이 아닌, 앞 2기통, 뒤 1기통 구성의 V형 3기통 엔진에 전기 과급기를 결합한 슈퍼차저 방식의 엔진이라는 점이 독특했다. 기존과 다를뿐더러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방식의 엔진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이를 통해 어떤 형태의 제품으로 전개해나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2027년부터 모토GP의 규정이 현행 1,000cc에서 850cc로 낮아짐에 따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중국 브랜드들도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기술력의 제품을 다수 선보였다. 특히 중국 브랜드 제품들은 상당한 기술 수준을 갖춰 직렬 4기통, V형 4기통 등 자체 개발 엔진을 탑재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으며, 제품들 중에는 리터급 슈퍼스포츠, 450급 랠리용 모터사이클 등 상당히 수준 높은 실력을 뽐내 이제는 한국 브랜드보다 한 수 위 기술력을 갖추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모두가 출시를 예상했던 야마하 YZF-R9

아쉬운 점으로는 야마하와 가와사키의 행보인데, 야마하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전에 신제품을 미리 공개하고 현장에 신제품을 전시하는 정도에 그쳤으며, 가와사키도 올해 처음 야마하와 같은 방식으로 행사에 참가했다는 점이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제품을 선보일지는 각 브랜드의 판단이겠지만, 이러한 행보는 별도의 행사를 해야 할 만큼 주목할만한 신제품이 없다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실제로 두 브랜드 모두 기존 제품의 업그레이드나 파생 모델 정도의 신제품 정도만을 내세웠다는 점은 이런 관점에 신빙성을 더하는데, 단순히 내년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정도로 보기에 야마하의 경우는 벌써 이런 태도가 2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신제품 개발의 역량이 한계에 달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다. 실제 현재 야마하 내부의 제품 개발 계획에 대해 지난 1월 방한했던 야마하 관계자도 “손실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CP2나 CP3 엔진을 중심으로 개발에 집중하고 있고 리터나 오버리터급 모델에 대해선 개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눈길을 끄는 것 중 하나는 자동차 시장에서 널리 알려진 브랜드들도 이번 EICMA에 참가했다. 대표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글로벌 1위 브랜드인 CATL, 중국 대표 전기차 브랜드인 BYD 등이 전기 모터사이클 시장을 두고 배터리 공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움직임을 보였다. 현재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전기 모터사이클 컨소시엄이 구성되어 있고 여기에 중국 브랜드까지 참전하는 형태여서 앞으로 모터사이클 전동화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게다가 국내의 경우 각 브랜드들이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배터리 규격은 어느 정도 일치된 상태지만 각 회사 간 협력은 없어 배터리 스테이션을 공유하지 못하는 상태인데, 이러한 글로벌 브랜드의 제품들이 막대한 물량을 바탕으로 국내에 쏟아지기 시작하면 이제 막 형성되고 있는 시장에 상당히 큰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