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올까 싶던 가을은 어느새 절정에 달했는지 밤이 되면 제법 서늘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 얘기는 바로 라이딩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 겨울은 추위나 안전 등의 문제로 모터사이클을 타기가 쉽지 않은 만큼 남은 시즌 동안 조금이라도 더 모터사이클과 함께 달려야 할 때다. 요즘이라면 각지의 단풍 명소를 다녀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시기지만, 여기에 또다른 즐거움이 더해진다면 라이딩이 더더욱 즐거워지지 않을까? 가을을 맞아 여러 브랜드에서 자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를 개최하는 가운데, 혼다도 올해를 마무리하는 고객 행사를 개최했다. 혼다는 지난 10월 26일 경북 상주 경천섬에서 '2024 혼다데이 앳 경천섬(Honda Day at 경천섬)'을 개최했다.
매번 자동차로 취재차 방문하다보니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드디어 상황이 맞아 직접 모터사이클을 타고 행사장에 갈 수 있었다. 행사장 근처부터 배치된 안전요원들의 안내에 따라 행사장에 들어서는데 이른 아침임에도 전국 각지에서 모인 라이더들의 모터사이클로 주차장이 서서히 메워지고 있었다. 브랜드, 기종 등 다양한 모터사이클이 끊임없이 들어오며 점심이 되기 전에 이미 주차장이 가득 차버릴 정도로 참가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혼다코리아에서는 이번 행사를 위해 사전 접수를 받았는데 채 하루도 되지 않아 660명이 모두 마감됐을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고 한다.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추가 접수를 받지 않은 상황임에도 행사를 즐기기 위해 현장을 찾는 모터사이클의 소리는 행사 막바지까지 이어져 혼다에서 집계한 인원만도 1,200명이 넘었다고.
메인 무대를 중심으로 행사장 한쪽은 후원 업체들의 부스가 차려져 사은품 증정이나 할인 판매 등의 이벤트로 라이더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좌석 뒤편에는 최근에 출시된 혼다 차량들을 직접 타볼 수 있는 시승 부스도 펼쳐졌는데, 최근에 출시된 GB350C의 경우 순식간에 마감될 정도여서 높은 인기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 너머로는 인기 모델들을 전시해 직접 앉아 시동을 걸어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평소 접하기 힘든 차량이어서인지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직접 모터사이클에 타보고 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평소 보기 힘든 명차전시 행사에는 올해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는데, 이번에는 차주들의 승낙을 얻어 직접 앉아볼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무대에서는 초대가수의 공연과 진행자의 다양한 이벤트들이 이어지며 즐거움을 제공했다. 모터사이클 행사라면 빼놓을 수 없는 거북이 레이스에는 올해도 쟁쟁한 라이더들이 참가해 누가 더 뛰어난 균형감으로 오래 버티는지를 겨루기 위한 열기가 뜨거웠다. 예선을 거친 참가자들은 기록 순으로 16명을 선발, 이후 1:1로 겨뤄 승자를 결정하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최후의 승자를 가렸다.
혼다에서는 사전 접수한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혼다 로고가 박힌 저지를 증정하고, 식음료 쿠폰을 제공해 BBQ나 주변 푸드 트럭 등에서 간식, 음료 등을 구입할 수 있도록 배려했으며, 안전을 위해 다수의 안전요원을 배치해 모터사이클의 입출차와 주차 등에서 사고가 나지 않도록 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빠른 조치 및 이송이 가능하도록 현장에 구급차를 대기시켜놓았고, 지자체 및 지역 경찰서에 협조를 구하는 등 최대한 안전한 행사가 진행되도록 노력했다.
슈퍼커브의 행운을 차지한 여성 참가자 |
CT125의 행운을 차지한 남성 참가자 |
점점 행사 열기가 달아올라 절정에 이를 무렵, 드디어 모두가 기다리던 경품 추첨 시간이 진행됐다. 혼다와 여러 후원 업체들이 제공한 다양한 상품들에 참가자들의 눈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행운의 번호가 하나씩 불릴 때마다 당첨자는 환호를, 나머지 사람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더 큰 상품에 당첨되리라는 기대를 담아 박수를 보냈다. 각종 라이딩 기어, 액션 캠, 타이어 등 여러 상품들이 행운의 주인공들에게 돌아가는 가운데, 드디어 이날 가장 많은 기대를 받은 추첨이 시작됐다. 바로 1등 경품인 슈퍼커브와 CT125의 주인공을 뽑기 위한 것으로, 귀여운 스타일의 슈퍼커브는 여성 라이더에게, 터프한 스타일의 CT125는 남성 라이더에게 돌아갔다.
행사가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혼다에서는 행사 종료 전 참가자들이 안전하게 귀가하도록 휴식 중 먹을 수 있는 간식을 마련해 모든 모터사이클에 하나씩 걸어놓았고,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이 하나 둘 귀가길에 오르기 시작하자 모두 길 옆에 도열해 '다음 혼다 데이 행사에서 만나자'는 현수막을 들고 고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마지막 한 명까지 배웅하며 2024년 마지막 혼다 데이를 마무리했다.
취재를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참가자들이 웃고 즐기는 모습에서 이날 만큼은 기자 역시 한명의 참가자로 혼다 데이 행사를 오롯이 즐긴 기분이었다. 돌아가는 길까지 무사히 달려 집에 도착하는 것으로 혼다 데이를 마친 지금, 내년 혼다 데이가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혼다에선 내년 행사를 기존과 다른 형태로의 개최도 고민하고 있어 내년에는 더 많은 즐거움을 만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니 내년에는 사전 접수까지 모두 성공해 혼다 데이의 모든 즐거움을 오롯이 경험해보길 바란다.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