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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포드가 정성껏 만든 디젤 세단 ‘몬데오’

기사승인 2015.04.17  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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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인상은 딱 ‘퓨전’이었다. 맞다. 같은 차다. 포드가 미국에 파는 가솔린 모델이 ‘퓨전(Fusion)’이고, 유럽엔 디젤 엔진을 얹어 ‘몬데오(Mondeo)’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몇 군데를 빼면 완전히 같은 쌍둥이 차종이다.
 
15일, 포드코리아가 미디어를 대상으로 ‘올 뉴 몬데오’의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이 회사가 강조한 건 ‘퍼포먼스, 안전, 스타일링, 기술력’이다. 이번에 국내 소개된 몬데오는 1993년 처음 출시된 이후 3번의 마이너 체인지와 3번의 풀 모델 체인지를 거친 4세대다. 시승은 파주 헤이리에서 연천을 왕복하는 120km 구간에서 진행됐다. 고속도로와 산길이 어우러진 복합 코스로 차의 가속 성능이나 핸들링을 느끼기엔 무난했다.
 
 
잘 달리고, 잘 돌고, 잘 서는 ‘조용한 몬데오’
 
몬데오는 배기량 1,997cc TDCi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3,500rpm에서 180마력을, 2,000rpm에서 최대 40.8kg·m의 토크를 낸다. 이와 맞물리는 변속기는 6단 파워시프트로, 게트락-포드가 만든 습식 듀얼클러치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게트락-포드의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포드 외에도 볼보, 르노 등 여러 회사에 적용 중이다.
 
 
가속 페달을 최대한 부드럽게 밟으며 출발했다. 수동변속기 차를 몰 때 느껴지던 엔진 떨림이 페달에 전해진다. 구조적으로 수동변속기와 거의 같은 탓이다. 천천히 가속하거나 시속 60km쯤으로 달릴 때 패들시프터를 이용하면 5단에서 1,200rpm쯤을 유지할 수 있었다. 60km를 넘기면 6단까지 변속된다.
 
 
급가속을 하지 않고, 최대한 낮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며 달렸을 땐 공인연비(15.9km/l)를 훨씬 웃돌았다. 계기반을 보니 어느덧 리터 당 20km를 넘어섰다. 몬데오의 고속도로 연비는 리터 당 18.2km다. 고속도로에 올라 시속 90km~100km 사이를 유지했을 때에도 연비가 나빠지지 않았다. 최대토크를 내는 2,000rpm 근처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달리다가 멈추면 시동이 꺼지는 아이들 스탑 기능도 탑재돼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그렇지만 별도의 ‘에코’ 모드는 찾을 수 없었다.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 가슴에 전해지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도 안정감이 좋다. 그리고 조용하다. 옆 사람과 편안히 대화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디젤차 특유의 털털거리는 밸브소리와 진동이 느껴지긴 하지만 거슬리진 않는다. 달릴 땐 느끼기 힘들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최대한 빠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엔진 회전수가 높아진다. 차를 거세게 몰아붙였을 때 연비는 리터 당 10km쯤이었고,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12~14km쯤이 될 거 같다.
 
 
포드코리아에 따르면 몬데오는 유럽에 내다 파는 만큼 하체에 더 신경 썼다. 퓨전과 비교해 구체적으로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에 대한 언급은 없었지만 “단단해졌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유럽 사람들의 취향에 맞췄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단단한 서스펜션이 주는 날카로운 핸들링은 느끼기 어려웠다. 핸들링 성능이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날 시승한 건 ‘트렌드’ 트림으로 기본형이다. 17인치 휠에 235/50 규격의 미쉐린 타이어가 끼워져 있었다. 접지력은 나쁘지 않았다. 날카롭진 않지만 기우뚱거리면서도 부드럽게 돌아나간다. 이런 특성에 맞춰 운전하면 한결 편안하게 차를 몰 수 있다. 고급형인 ‘티타늄’ 트림엔 18인치가 적용되는 만큼, 보다 단단함을 원한다면 휠 사이즈를 키우는 게 좋겠다.
 
 
놓치면 안 되는 몬데오의 특징
 
몬데오의 시트는 운전자 체형에 맞춰 세밀하게 조절하는 기능, 마사지 기능이 특징이지만 국내 출시된 모델엔 빠졌다. 그렇다 해도 시트에 몸을 맡겼을 때의 느낌은 꽤 좋은 편이다. 두 시간쯤 앉아있었지만 불편하지 않았다. 실내공간도 중형 세단답게 넉넉한 편이다.
 
겉모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어댑티브 LED 헤드램프다. 일반적인 헤드램프는 수십 개에 불과한 부품을 조립해 만들지만 포드의 LED 헤드램프는 500개 이상의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방향지시등과 주간주행등(DRL)이 따로 설치돼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방향지시등은 전체가 한 번에 깜빡이는 게 아니라 가운데에서 바깥으로 향하는 라인을 따라 약간의 시간 차를 두고 작동한다. 멋스럽다.
 
뒷좌석 안전벨트도 생김새가 독특하다. 팽창형 안전벨트(Inflatable Rear Seat Belts) 탓이다. 사고가 나면 안전벨트가 부풀어올라 충격을 흡수, 탑승자를 보호하는 장치다.
 
 
잘 만들었지만, 사려니 고민되는 차
 
몬데오는 포드가 꽤 신경 써서 만든 차다. 기본기도 탄탄하고, 스타일도 나쁘지 않다. 게다가 동급 차종에선 보기 드문 여러 첨단 기술도 꽤 많이 집어넣은 중형 디젤 세단이다. 그렇지만 이런 매력에 이끌려 가격표를 찾아보면 고민에 빠진다. 국내 판매 가격은 트렌드 3,990만원, 티타늄 4,330만원이다. 이 가격대엔 고를 수 있는 차가 많다. 포드는 이 세그먼트에서 후발주자다. 소비자들에게 굳이 ‘몬데오’여야 하는 이유를 충분히 설득할 수 있어야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글, 사진/

박찬규 star@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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