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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승할 것은 남기고 새로운 변화로 도전을 시작하다, 미니 컨트리맨 시승기

기사승인 2024.06.25  14: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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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미니의 다양한 라인업이 국내 시장에 공개되며 새로운 세대의 미니 시대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진행된 더 뉴 미니 패밀리 행사에서는 이날 시승회가 진행된 컨트리맨 이외에도 다양한 미니 라인업들이 공개되며 행사장을 찾은 미디어들에게 존재감을 뽐냈다. 행사장은 미니의 역사부터 문화까지 미니에 대한 볼거리들로 가득했고 본사에서도 디자이너를 비롯해 총괄 부사장 등 중요 담당자들이 행사장을 방문해 이번 3세대 미니의 국내 출시가 미니라는 브랜드에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확인시켜줬다.

풀체인지되어 돌아온 이번 3세대 미니 라인업은 외형부터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일단 기존의 동글동글했던 디자인에 변화를 줬다. 이번 세대 미니의 디자인을 한마디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이번 뉴 MINI 패밀리 공개 및 뉴 MINI 컨트리맨 출시 행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올리버 하일머 MINI 디자인 및 선행 디자인 총괄이 설명한 뉴 MINI 패밀리 전반에 반영된 새로운 디자인 방향성에 대한 설명을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그는 “뉴 MINI 패밀리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카리스마 있는 간결함’이라 설명했는데 이는 브랜드 역사 속에 존재하고 있는 MINI만의 DNA이자, 전기화 브랜드로 전환하고 있는 MINI 브랜드의 핵심 가치”라며 “온 가족을 위한 차량으로 거듭난 뉴 MINI 컨트리맨은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이 비약적으로 진화했을 뿐만 아니라 외관, 특성,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달했다.

이번 컨트리맨은 역대 미니 중 가장 큰 사이즈를 자랑한다. 수치로만 놓고 봐도 이전 세대 컨트리맨과 비교했을 때 길이 150mm, 너비 25mm, 높이 105mm, 휠베이스 20mm가 더 커졌다. 이제 미니라는 브랜드명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이나 더 커져 어느덧 준중형 사이즈가 됐다.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새로운 컨트리맨은 BMW의 X1과 플랫폼을 공유하는데 이는 더 이상 미니가 작은 것에 머무르는 브랜드가 아니라는 선언이기도 하다. 사실 미니가 SUV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 미니는 더 이상 미니가 아니라는 사실로 말들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소형 SUV였고 디자인 또한 너무나 미니다웠기 때문에 미니 마니아들까지도 인정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BMW의 X1과 플랫폼을 공유하는 준중형 사이즈 컨트리맨의 등장은 더 이상 미니가 아기자기한 소형차를 만드는 브랜드에 갇혀있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보인다. 미니는 새로운 컨트리맨을 설명하면서 프리미엄 SUV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동글동글한 미니스러운 디자인을 버리고 크기와 상품성을 끌어올려 한 단계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가려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미니는 미니하면 떠오르는 아이코닉한 디자인을 계승한다기 보다는 디자인적인 포인트들을 유지하고 현대화와 간결함을 좀 더 강조해서 이번 컨트리맨을 디자인한 것으로 보인다.

미니스러운 아이덴티티를 이어나가고 강조하고 있는 것은 익스테리어보다 오히려 인테리어다. 실내를 보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가장 강조되는 부분은 바로 대시보드 중앙에 자리 잡은 원형 OLED 디스플레이다. 무려 직경 240mm의 엄청난 사이즈의 원형 OLED 디스플레이는 한눈에 봐도 이것이 보통 디스플레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게 해준다. 안 그래도 발표 행사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 담당자가 행사장에 직접 참석해 해당 디스플레이에 대해 강조하기도 했는데 미니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기 위해서 얼마나 오랜 시간 많은 노력을 했는지를 상당히 디테일하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실제로 이 디스플레이를 보면 선명한 화질과 신속한 반응성을 통해 마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고 봐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다. 차량 실내에서 본 디스플레이 중에서는 아마도 가장 파격적이고 독창적이라고 봐도 된다.

컨트리맨은 기존과 분위기와 스타일이 많이 달라진 외형 디자인 대신 실내의 이 디스플레이를 이용해 미니의 정체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실제로 이 디스플레이는 생각보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여주고 또 기능상으로도 상당히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는 전동화 모델의 경우 이 디스플레이가 더 다양한 기능을 가능케 할 수 있을테니 미니나 삼성디스플레이 모두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좋은 시도로 봐도 될 것 같다. 실내에도 재활용 직물 소재로 만들어진 대시보드나 토글바 같은 요소가 있긴 한데 이런 포인트들은 원형 디스플레이에 묻혀 존재감이 약하다. 이 디스플레이의 존재감은 실제로 보면 놀라울 정도로 엄청나 차량 내부와 외부의 모든 요소들을 모두 합치더라도 매우 독보적이다.

미니는 이 대단한 디스플레이에 계기판, 내비게이션, 실내 공조 제어,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 그 모든 것들을 다 집어넣었다. 실제로 사용을 해보면 아직 최적화가 좀 더 필요해 보이기도 한데 디스플레이 하드웨어가 워낙 독보적이다 보니 앞으로가 더욱 기대가 될 정도다. 예를 들어 전기차에서 시간을 보낼 때 이 디스플레이를 통해 OTT 서비스 등을 즐기게 된다면 충분한 가치를 보여주고도 남는다고 보여진다. 미니 측은 이 디스플레이에 최신 운영체제인 MINI 오퍼레이팅 시스템 9을 탑재해 티맵 기반의 한국형 MINI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차량 내 게임 기능, 비디오 스트리밍, 서드파티 앱 등도 이용 가능하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히 개인 선호에 따라 최대 8가지로 선택 가능한 MINI 익스피리언스 모드를 순차적으로 바꿔보면 화면 그래픽과 인터페이스, 대시보드에 조사되는 앰비언트 프로젝션, 주행 및 기능 사운드 등을 각기 다른 콘셉트로 제공한다. 이것은 실제로 경험을 해보면 더욱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데 디스플레이가 워낙 크고 강해서 모드 하나하나가 느낌이 워낙 달라 경험하는 재미가 있다. 바뀐 모드에 따라 운전자에게 다른 느낌을 선사하는데 짧은 시승시간 동안 8가지 모드를 모두 다 경험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

시승하게 된 차량은 페이버드 트림이었는데 준비된 트림은 클래식과 페이버드, JCW까지 총 세가지 종류였다. 직관적으로 이 세 가지 트림에 대해 설명하기에는 가격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뉴 미니 컨트리맨 S ALL4 클래식 트림이 4990만원, 페이버드 트림은 5700만원, 뉴 미니 JCW 컨트리맨 ALL4가 6700만원이다. 가격 접근성은 클래식이 좋겠지만 아마도 가장 볼륨 트림은 페이버드 트림으로 보이고 JCW는 미니의 성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존재로 출시됐을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은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스탭트로닉 더블클러치 변속기의 조합이다. 클래식 트림과 페이버드 트림은 동일하게 최고출력 204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30.6㎏∙m를 낸다. 가장 고급형인 JCW 모델은 최고출력 317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40.8㎏∙m에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시간은 5.4초가 걸린다. 미니의 지능형 사륜구동 시스템 ALL4는 모든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돼 험로주파라던지 다양한 노면에서 여러모로 쓸모가 있다. 주행감각은 디자인만큼이나 경쾌하며 민첩하다. 반응이 더디지 않고 빨라 경쾌한 느낌의 운전재미가 있다. 엔진의 반응도 변속기의 움직임도 응답속도가 빠르니 답답하지 않고 시원시원하다. 시승시간이 길지 않고 두 명의 기자가 번갈아가며 운전하는 코스였기에 짧은 시승시간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그래도 새로운 미니의 주행 질감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코스였다.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시간상 여덟가지 모드를 모두 다 충분히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점. 코어, 고카트, 그린, 비비드, 타임리스, 퍼스털, 트레일 이라는 8가지 충분한 선택지를 준다. 물론 이 8가지 모드를 모두 적절히 선택해서 사용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그래도 선택지가 많다는 것은 취향이 다양한 소비자들에게는 당연히 좋은 것이다. 물론 그만큼 준비를 많이 했고 신경도 더 많이 썼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역시나 가장 끌리는 모드는 고카드 모드. 미니의 드라이빙을 상징하는 모드라고도 할 수 있는데 다른 브랜드의 스포츠 모드라고 이해하는 것이 편하다. 일단 사운드부터 달라지는 고카트 모드는 가속페달을 밟을 때 전해오는 응답 자체가 많이 달라져 웃음부터 나오게 된다. 서스펜션도 좀 더 탄탄해지고 스로틀 반응도 예민해진다. 스티어링 휠의 느낌은 전보다 조금 여유로워졌지만 카트를 타고 숏커너를 공략하는 것처럼 시승 코스에서 코너가 많아지길 기대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여전하다. 그것이 바로 고카트 모드다. 단단한 세팅으로 가끔은 통통 튀는 느낌이 전해지기도 하고 빠르게 변속되는 느낌을 즐기는 것도 드라이빙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요소다. 다른 모드도 경험해 봐야 하지만 고카드 모드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없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다는 뜻이다.

미니는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유난히 즐거움을 강조해왔다. 이번 세대 미니를 타보니 즐거움은 여전하다. 탈 때의 즐거움도 여전하고 특히 원형 디스플레이를 여기저가 눌러보며 호기심 가득한 마음으로 이것저것을 찾아보고 확인하는 재미는 그 옛날 처음으로 미니를 접했던 그 때 그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기도 했다. 시승을 하면서 이런 저런 기능을 살펴보다가 실내에 있는 카메라로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 수 있게 해놓은 기능을 찾아 직접 찍어보면서 함께 시승한 기자와 재미있는 경험을 해본 것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생각해보면 그런 것이 가장 미니답고 미니스러운 느낌이 아닐까 싶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운전자 보조 기능이 장착된 것도 좋다. 트림마다 조금씩 차등이 되긴 했지만 그래도 전면 충돌 경고 기능이나 보행자 경고 및 차선 이탈 경고 기능을 포함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주차 어시스트 및 후진 보조 기능을 지원하는 파킹 어시스턴트, 헤드-업 디스플레이, 하이빔 보조 기능이 포함된 LED 헤드라이트 등이 기본으로 꼼꼼히 들어간 것은 좋아 보인다. 뛰어난 외모에 비해 이런 기능에 조금은 인색했던 이전 모델들과 비교했을 때 상품성에 신경 쓴 티가 난다.

이번 세대 미니를 보고 그 첫 경험으로 새로운 컨트리맨을 타보면서 느낀 것은 계승할 것은 계승하고 바꿔야 할 것은 최대한 바꿔보는 시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미니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이 워낙에 독창적으로 특출나다 보니 여러 가지로 고민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아마도 이런 과정을 겪으며 조금 더 성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미니에게는 지금이 좀 더 대중화되고 더 많은 큰 시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 아닐까. 컨트리맨을 타보고 나니 다른 모델들도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 순차적으로 진행될 미니의 국내시장 공략이 사뭇 기다려진다.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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