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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공간과 경제성으로 세계 무대에서도 활약중,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기사승인 2024.04.24  11:2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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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동차 산업이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근근이 이어나가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국산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들이 수출되어 해외에서 판매되는데, 그 중 기아에서 2023년 가장 많이 판매한 차량은 스포티지다. 국내에서도 SUV 라인업에서 순위를 다툴만큼 인기가 높은데,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판매됐다는 점에서 공통적으로 느끼는 매력 포인트가 있을 것이다. 과연 어떤 점이 매력적인지 시승차를 받아 자세히 살펴보았다. 안타깝게도 시승 당일 황사 예보에 비까지 뿌려 차 외관이 지저분한 점은 양해 바란다.

이 신형 스포티지가 선보일 무렵 기아는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 United)’를 발표했다. 이는 ‘상반된 개념을 창의적으로 융합한다’는 의미인데, 이러한 기조 아래 선보인 첫 번째 SUV가 바로 스포티지였다. 확실히 직전 세대의 분리형 헤드라이트 대신 그릴과 주간주행등을 하나의 디자인 요소로 통합해 사람의 표정을 연상하게 하던 이전 세대의 디자인에서 한 단계 진화한 느낌이다. 다만 타이거 페이스 요소는 그릴에 남겨놓아 기아 특유의 스타일도 느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놓았다.

1세대부터 패밀리카로의 성격을 강하게 드러낸 모델이었던 만큼 차체 디자인은 직선이나 각보다는 곡선 중심으로 다듬어 놓았다. 전체적으로 2박스 형태인 점은 이전과 동일하지만 루프라인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스타일을 채용한 점도 눈에 띈다. 루프라인 끝단에는 스포일러를 더하고 테일램프를 날카롭게 디자인하는 등 스포티한 면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여럿 보인다.

실내는 현대차그룹의 과도기적 모습을 여럿 볼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인데, 버튼식에 비해 조작감은 우수하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는 점 때문에 최근 현대차그룹에서는 다이얼식 대신 칼럼 레버식의 채용을 늘리고 있다. 전동화가 더 진행된다면 이런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을까. 계기판은 12.3인치의 스크린 2개를 나란히 묶어놓은 와이드 스크린으로, 출시 시기가 시기인 만큼 각 스크린이 통합하여 하나로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개별적인 스크린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그래도 꽤 오랫동안 유지해온 방식인 만큼 어색하거나 불편함 없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점이 좋다. 아래 공조장치 컨트롤러는 중앙 버튼을 눌러 인포테인먼트 스크린 단축버튼으로 변경해서 쓸 수도 있는데, 깔끔한 디자인을 완성하는데는 좋지만 원하는 기능을 찾기 위해 시선을 조금 오래 둬야 한다는 점은 아쉽다. 대신 음성 명령 기능으로 시선을 뺏기지 않고도 원하는 기능을 작동시킬 수 있으니 이쪽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실내 공간에서는 말이 필요 없을 만큼 넉넉하다. 해외에서의 평가를 봐도 넉넉한 공간에 높은 점수를 매긴 곳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특히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기능으로 등받이를 눕힐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뒷좌석에 탄 사람도 편하게 장거리 이동이 가능할 정도다. 준중형 차급임에도 이 정도로 여유있는 공간을 만들어낸 개발진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트렁크에서는 등받이를 쉽게 접어내릴 수 있는데, 이 경우 꽤 널찍한 공간이 만들어지지만 차박을 고려한다면 조금 아쉬움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하다.

시승차는 1.6 터보 하이브리드로 최근 현대차그룹에서 선보이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주력 파워트레인이다. 이런 준중형급은 물론이고 중형~준대형급의 싼타페나 카니발, 스타리아 등 크기를 가리지 않고 탑재되고 있는데, 그만큼 다양한 차급을 아우를 수 있는 넉넉한 성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 1.6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최고출력 230마력, 최대토크 35.7kg‧m의 성능을 내는데, 근래에 시승해본 같은 파워트레인의 다른 하이브리드 차량들보다 작고 가벼워서 움직임이 훨씬 경쾌하다. 특히 급가속 상황에서도 상체가 등받이에 푹 파묻힐 만큼 강력하기 때문에 스포티하게 운전하는 사람들까지도 만족시키기에 충분할 것이다.

하지만 이 차의 강점은 강력함보다는 역시 연비가 아닐까. 공인 연비가 16.7km/L인데, 최근 휘발유 가격이 리터 당 1,600~1,700원을 오가는 상황이니 1km에 100원 정도의 비용이 드는 셈으로, 스포티지 2.0 디젤의 복합 연비가 14.5km/L이니 이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여기에 디젤차들의 고민거리인 요소수나 DPF 등의 문제가 발생할 걱정도 없고, 전기차처럼 충전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 현재 상황에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다. 여기에 디젤보다도 조용한데다 수시로 전기모터가 개입하기 때문에 훨씬 조용하게 운전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연비를 위해 차분하게 운전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건 역시 주행보조 기능이다. 기본 사양부터 전방 충돌 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보조 등이 적용되고, 여기에 사양이 높아질수록 후측방/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이 더해진다. 특히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의 경우 고속도로와 자동차 전용도로 등에서는 단속 구간에 접근할 때 알아서 속도를 조절해주기 때문에 운전 중 신경써야 할 것이 하나 줄어들어 장거리 운전에서도 부담이 없다.

여기에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만의 기능으로 E-라이드와 E-핸들링이 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포함되는 전기모터를 이용한 기능으로, E-라이드는 방지턱을 넘을 때 앞뒤로 쏠리는 현상을 억제하고, E-핸들링은 코너링 등에서 차량의 민첩함과 안정성을 향상시킨다. 이는 특별한 조작이 필요하지 않고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작동이 이뤄지기 때문에 운전에만 집중하면 된다. 이러한 기능들까지 더해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의 주행감은 초기의 개발 방향과 동일한 ‘패밀리 SUV’에 걸맞은 편안함과 부드러움을 보여준다.

제품마다 추구하는 방향성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모든 요소를 만족하는 차가 있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건 단지 이상일 뿐이고, 현실적인 관점에서는 소비자나 개발자 모두 여러 요인들을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는 평소엔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멀리 여행을 떠나기에 적합한 모델이다. 넉넉한 실내 공간과 주행 편의성, 그리고 하이브리드의 강력한 경제성 등 다양한 요소들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지금의 방향성을 잊지 않는다면 아마 다음 세대의 스포티지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쟁쟁한 라이벌들과 왕좌를 놓고 치열한 접전을 펼칠 정도의 실력을 보여줄 것이다.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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