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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유연성으로 고객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한다, KG모빌리티 평택 공장

기사승인 2024.04.28  10: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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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KG모빌리티로 바뀌고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는 모양새다.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상황을 벗어나 조금씩이지만 흑자를 내는데 성공했고, 중장기 계획에 맞춰 신제품들도 하나둘 출시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KG모빌리티가 핵심 생산시설인 평택 공장을 새로운 모습으로 바꿨는데,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견학 기회를 제공해 지난 23일 현장을 방문했다.

버스를 타고 한 시간 반쯤 달리자 익숙한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1954년 역사가 시작된 이래 올해로 70주년을 맞이한 이 곳 평택 공장은 86만 m2(약 26만 평)에 달하는 넓은 부지에 생산 공장은 물론이고 기술연구소와 본사까지 위치한, KG모빌리티의 본부이자 핵심 기지인 것이다. 버스에서 내려 실내 교육장으로 자리를 옮기니 이 곳을 총괄하는 박창호 본부장이 기자들을 맞았다. 그는 “생산에 있는 식구들은 ‘고객을 차로 만난다’고 표현을 한다. 여기는 직접 고객을 대면하지는 않지만, 제품을 통해서 저희가 고객을 만난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서 만들고 있고, 그런 제품이 현재 시장에 나가서 고객들에게 인도가 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번 공장 견학이 개최된 가장 큰 이유는 조립 3라인의 통합공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KG모빌리티는 제품 라인업이 점차 늘어남에 따라 생산라인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0월부터 과거 체어맨이나 코란도 투리스모 등을 생산하던 조립2라인과 렉스턴 및 렉스턴 스포츠&칸을 생산하는 3라인의 통합공사를 진행했다.

단순히 한 라인에서 여러 제품을 생산하는 정도로 볼 수 있지만 이번 통합공사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2라인의 제품들은 모노코크 방식, 즉 차체와 프레임이 결합된 단일 구조이고 3라인의 제품들은 프레임 위에 차체를 조립하는 프레임 바디 방식이다. 즉 제품을 조립하는 과정에서 차체가 움직이는 방법이 완전히 다른 만큼 기존에는 분류해서 생산했던 것인데, 이를 한 라인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공장 라인의 구성과 설비를 변경하는 공사가 진행된 것이다. 이를 통해 2라인과 3라인을 통합 운영해 렉스턴과 렉스턴 스포츠&칸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수요 상황에 맞춰 1라인에서 생산하는 토레스 EVX를 3라인에서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이 부분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3라인의 조립 라인을 둘러보기 위해 공장으로 들어섰다. 생산에 매진하는 사람으로 가득할 것이라 예상했던 내부는 의외로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이 곳 평택 공장도 상당한 자동화가 이루어졌기 때문. 제품의 이송이나 용접 등의 경우 100%, 볼팅은 70%의 자동화가 이루어져 일부 사람 손이 반드시 필요한 공정이나 설비를 제어하는 담당자들 일부만이 눈에 띌 뿐이었다.

새로 갖춰진 3라인은 혼류 생산을 위해 베어 샤시를 자동으로 공급하는 시스템을 적용했다. 같은 방식의 제품이라면 차례대로 공급하면 그만이지만, 그럴수가 없는 만큼 이를 제품 생산 상황에 맞춰 공급할 수 있도록 순서를 조절해 공급하도록 설계됐다고. 하나의 라인이지만 익숙한 렉스턴 시리즈와 함께 토레스 EVX나 수출용인 무쏘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나름의 순서에 맞춰 라인을 따라 차례대로 옮겨지기 시작하고, 공정별로 대기하던 로봇이나 직원들이 부품을 차례로 조립하고 있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배터리의 경우는 사람이 나를 수 있는 무게도 아닐뿐더러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자칫 화재나 폭발 등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배터리 장착을 위한 자동화 설비를 구축해 정밀한 장착 공법을 적용해 안전성을 확보하고, 장착 과정에서도 내구성을 높인 고정밀 체결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실제 제품 조립 과정을 볼 수는 없어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른 제품들의 조립 과정을 보니 제품 생산 과정을 충분히 신뢰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둘러본 곳은 차체 1공장과 조립 1공장이다. 프레스 공장에서 만들어진 차체 부품들을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가는 과정은 모두 이 곳에서 이뤄진다. 거대한 로봇팔이 스팟 용접으로 한 곳 한 곳 이어갈 때마다 거칠게 튀어오르는 용접 불꽃이 분위기를 압도하는 느낌이다. 앞선 3라인에서도 많은 사람을 보지 못했지만 차체 공장에서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더욱 힘들 정도로 높은 자동화율을 보였다.

이렇게 완성된 차체는 도장을 거친 후 와이어링과 내장재 등을 조립하는 의장 공정으로 넘어간다. 재밌는 점은 여기까지는 차 문이 장착된 상태지만 도장 공정을 거쳐 의장 공정에 들어가기 전 차 문이 분리되어 다른 라인을 통해 따로 이송되는데, 이는 조립 과정에서의 불편함과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의장 공정을 통해 실내외의 모든 요소들이 조립을 마친 후 테스트로 넘어가기 직전에야 문이 조립되어 우리가 아는 자동차의 모습으로 완성된다.

의장 공정은 사람 손이 필요한 영역들이 많은데, 직원들의 건강까지 고려해 차체는 부품 별 위치에 따라 높낮이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예를 들어 하체쪽 부품이라면 차체를 높이는 것이고, 반대로 내장재 조립이 필요하다면 차체를 낮춤으로써 작업자들이 무리한 자세로 일하다 부상당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었다. 또한 부품을 운반하는 과정들도 전기차 배터리 같은 고하중 부품은 물론이고 사람이 들 수 있을 정도인 12V 배터리와 같은 것들도 장시간 반복적인 작업에 의해 부상을 입지 않도록 운반 기계로 옮길 수 있도록 설비가 갖춰져 있었다.

공장을 둘러본 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향후 KR10을 비롯한 전용 플랫폼 기반의 전기차 생산에 대해 “기술적으로 까다로운 부분이 있지만 이번에 한 라인에서 여러 개의 플랫폼 생산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만큼 KR10을 비롯한 후속 생산 역시 조립 3라인에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생산이 늘어날 경우 라인을 분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한 차종이 최소 10만 대 정도 된다면 전용라인을 당연히 고려해야 할 사항인데, 그보다 적은 수량에서는 투자는 물론이고 인원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어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현재 엔진 생산 거점인 창원 공장의 중장기 계획에 대해서는 “내연기관이 전동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어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대한 부품이나 파워트레인을 창원에서 생산,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팩이나 하이브리드의 경우 BYD와 협력하는 부분이 있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방문을 통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G모빌리티 평택 공장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현재의 모습이 완성형의 단계는 아니지만, 이번 조립 3라인의 변화를 보며 완성된 모습을 갖추는 과정도 그리 오래 걸리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도달하기까지의 수많은 어려움과 난관들을 헤쳐나가야겠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회사의 모든 구성원들이 노력한다면 경쟁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KG모빌리티의 모습을 곧 보게 되리라 기대한다.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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