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공기를 쥐락펴락’ BMW i8 디자인에 숨은 비밀

기사승인 2015.04.08  18:32:48

공유
default_news_ad1
 
BMW i8은 여러모로 신기한 차다. 일반적인 자동차를 바라보던 시각으로 i8을 이해하려면 힘든 것들이 많다. 생김새부터 그렇다. 그동안 봐오던 단순한 면 처리 대신 여러 겹으로 구성된, 복잡한 겉모양이 특징이다. 그리고 정체성도 모호하다. 전기 모터로 움직이는 전기 자동차면서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내연기관 자동차기도 하다. 충전식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구체적으로 정의하자니 i8의 제원표는 분명 ‘스포츠카’다.
 
 
길이x너비x높이는 각각 4,689x1,942x1,291(mm)다. 무게(공차중량)는 1,485kg이다. 현대 제네시스 쿠페와 비교하면 길이는 비슷하지만 넓고 낮은데다 가볍기까지 하다. 분명 i8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PHEV)’다. 전기 모터와 무거운 배터리 등 하이브리드 모듈에다 가솔린 엔진까지 탑재했음에도 길고, 넓고, 낮고, 가볍다. 비결이 뭘까.
 
 
신소재로 ‘가볍게’
 
BMW i8은 이미 출시된 다른 차를 개조해 만든 차가 아니다. 태생부터 다르다. BMW는 철저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날렵하게 잘 빠진 옆모양은 ‘라이프 드라이브(LifeDrive) 구조’ 덕이다. 탑승공간인 ‘라이프 모듈과 구동 시스템, 섀시,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 ‘드라이브 모듈’로 분리된 형태가 핵심이다. 사람이 타는 공간을 중심으로 앞은 전기 모터가, 1.5리터 3기통 엔진은 뒤에 있다. 무게가 많이 나가는 배터리는 차 바닥 가운데 세로로 설치했다. 
 
 
라이프 모듈은 신소재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으로 만들었고, 드라이브 모듈은 알루미늄을 썼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은 차체에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가벼운 소재로 알려져 있으며, 비틀림 강성이 매우 높으면서도 강철보다 50%, 알루미늄보다 30%나 가볍다. 신소재와 새로운 구조로 차 무게를 크게 줄인 셈이다.
 
 
디자인으로 ‘무겁게’
 
환경 규제가 심해지면서 자동차 회사들에 있어 제품의 ‘경량화’는 필수 과제다. 그렇지만 무작정 가볍게 만들 수도 없다. 자동차가 앞으로 달려 나갈 땐 비행기 날개처럼 뜨는 힘 즉, '양력'이 생긴다. 차 바닥을 지나는 공기보다 지붕을 지나는 공기의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거리를 이동해야 해서 압력이 낮아지고 위로 뜨려는 힘이 생긴다. 자연스레 타이어 접지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고, 자동차의 주행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그래서 요즘 자동차 회사들은 ‘공기의 흐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포뮬러원(F1) 경주차들의 독특한 생김새는 철저한 공기역학적 설계 탓이다. 비행기 날개를 거꾸로 달아 놓았다고 생각하면 쉽다. 공기의 흐름을 이용해 차를 눌러주는 효과를 내는 거다. 이를 ‘다운포스(Downforce)’라고 부른다.
 
BMW i8은 레이스카에 달린 거대한 날개 대신 곳곳에 숨겨둔 작은 날개가 다운포스를 극대화한다. 외관을 여러 겹으로 구성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곳곳에 숨어있는 공기의 ‘길’
 
BMW i8의 앞모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꽤나 복잡한 편이다. 복서(Boxer)가 헤드기어를 쓴 듯한 생김새다. 커다란 그릴은 거의 막혀 있지만 아랫부분에 약간 구멍을 만들어 놨다. 또 앞 범퍼 아래엔 속도에 따라 작동하는 에어로 플랩이 보인다. 이곳을 지난 공기들은 보닛 가운데 뚫린 에어덕트로 빠져 나오면서 다운포스를 발생시킴과 동시에 앞에 설치된 하이브리드 모듈을 식혀준다.
 
 
양쪽 헤드라이트 아래 부분에 뚫린 구멍은 프런트 휠하우스로 이어진다. 앞 타이어와 브레이크를 식혀주면서 차 뒤로 흐른다. 휠은 공기저항을 최소화 하기 위한 디자인이다.
 
 
뒤로 흐른 공기도 그냥 보내지 않는다. 뒷바퀴 앞부분에도 공기 통로가 있고, 이곳을 지난 공기는 리어 디퓨저로 이어지며 압력을 낮추게 된다.
 
 
완만하게 뒤로 흐르는 양쪽 C필러도 공기 흐름을 다스리기 위한 날개 형상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다운포스가 생기고, 지붕을 넘어온 공기와 만나 차 뒷부분의 안정감을 높인다. 굳이 차 뒤에 거추장스런 대형 날개를 달아놓지 않은 이유다.
 
 

박찬규 star@ridemag.co.kr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