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바람을 느껴라, 메르세데스-벤츠 SLK 200

기사승인 2015.04.10  17:09:12

공유
default_news_ad1
 
 
인간이 다루는 기계 중 자동차만큼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 들어 있는 것도 드물다 . 자동차는 예술작품 창작을 위한 도구가 아님에도 인간의 감성을 자극하는 몇 안되는 기계 중 하나다 . 그 만큼 자동차는 인간에게 있어서 단순한 이동수단 뿐 아니라 감성을 자극하는 소재로도 활용되고 있다 . 그 중에서도 클래식카와 컨버터블 자동차는 인간의 감성을 가장 극적으로 자극하는 자동차라 할 수 있다 . 특히 지붕을 열고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컨버터블은 요즘과 같이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봄꽃이 만발하는 계절에 제격이다 .
 
 
1996 1세대가 등장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SLK 클래스는 브랜드 최초의 전동식 하드톱 컨버터블이며 소형 로드스터의 대명사격인 모델이다 . SLK는 독일어 ‘Sportlich Leicht Kurz’(스포티하고 가볍고 작은 )의 약자로 메르세데스 -벤츠 클래스 중 가장 역사가 깊은 SL클래스의 엔트리 모델로 등장했다 . SL클래스의 혈통대로 FR방식의 로드스터 모델만 존재한다 . 현재 국내엔 200, 350트림과 고성능 모델인 SLK55 AMG가 출시됐다 .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1.8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을 사용한 200 트림이다 .
 
바람을 담은 유려한 디자인
 
 
현재 판매중인 모델은 2011년 등장한 3세대 모델이다 . 메르세데스 -벤츠 SLR 맥라렌을 닮아 저돌적인 모습의 2세대에 비해 디자인이 많이 순화됐다 . 프론트 그릴에 커다란 삼각별과 이를 가르는 한 줄의 크롬라인이 그어져 있다 . 보통 메르세데스 -벤츠 모델에 한 줄의 크롬 라인은 고성능을 의미하지만 최근 들어 모든 차종에 한 줄 크롬 라인을 넣고 있다 . 하지만 SLK 3세대부터 트림에 상관없이 한 줄을 사용했다 . 고성능 로드스터의 정체성을 살린 디자인이다 . 앞모습은 로드스터란 장르에 맞지 않게 순해 보인다 . 동글동글한 헤드램프와 단순해진 프론트 그릴의 형태로 커다란 삼각별만 아니면 강렬한 임펙트가 없다 . 도로 위를 질주하며 시선을 잡아끄는 로드스터에게 소비자가 바라는 디자인이 아니라 조금 아쉽다 .
 
 
보닛의 형태는 스포츠카의 체취를 느낄 수 있다 . 엔진열을 방출하는 에어밴트가 뚫려 있고 앞 범퍼와 이어지는 4줄의 라인을 사용해 볼륨감을 표현했다 . 옆모습은 SLK 200의 하이라이트다 . 메르세데스 -벤츠 SLK 200의 전장 /전폭 /전고 (mm) 4,140/1,835/1,325며 축거는 2,430mm . 전장으로 비교하자면 소형 해치백 자동차 정도로 짧은 편이다 . 로드스터 특유의 롱노즈 숏데크의 형태로 제원상 수치보다 길어 보인다 . 도로 위를 질주하는 SLK 200은 작지만 야무진 자세를 뽐낸다 . 2도어 쿠페지만 도어 길이가 길지 않아 여성도 쉽게 여닫을 수 있다 . 뒷모습은 앞모습처럼 동그란 유선을 많이 사용했다 . 배기구는 좌우에 하나씩 달린 듀얼 머플러 방식을 채택했다 .
 
 
클래식함을 살린 실내 디자인 , 필요한 것 다 갖춰
 
 
2인승 로드스터답게 실내는 확실히 비좁다 . 하지만 필요한 버튼과 편의 장치는 다 갖춰져 있는 편이다 . 스티어링 휠은 3스포크 D컷이다 . 젊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대표하는 A, GLA, B 클래스와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크기는 조금 작다 . 계기반은 전통적인 기계식 바늘을 사용하는 두 개의 윙컵 스타일이다 . 메르세데스 -벤츠 AMG 모델과 같이 기어 레버는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 사이에 있다 . 기어 레버의 형태가는 클래식하며 기어 모드별로 굴곡을 줘 수동변속기의 감성을 준다 . 알루미늄과 크롬 도금 마감재를 사용해 포인트를 준 실내는 심플하고 깔끔하다 .
 
 
지붕은 센터콘솔에 있는 버튼으로 여닫을 수 있다 . 완전히 열리거나 닫힐 때까지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오픈 에어링을 만끽하기 위해 이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 지붕의 개폐 시간은 약 20초가 걸린다 . 좌석은 흔히 말하는 코브라 버킷 시트 모양을 본 떴다 . 허리뿐 아니라 어깨까지 감싸 고속 코너링 시 몸의 흔들림을 잡아 준다 . 쌀쌀한 날씨에도 오픈 에어링을 즐기기 위해 목 부분에 에어 벤트가 달려 있다 . 메르세데스 -벤츠는 이를 에어 스카프 기능이라 부른다 . 전복 시 탑승자의 안전을 위해 롤 바가 장착돼 있고 이 곳에 바람이 유입되는 것을 막는 윈드 디플렉터가 달려 있다 . 트렁크 용량은 335리터며 지붕을 접었을 시 225리터로 줄어든다 .
 
드라이빙의 참맛을 느끼게 해준 로드스터
 
 
SLK 200에는 1.8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 이 엔진은 7단 자동변속기 (7G-TRONIC PLUS)와 만나 최고출력 184마력 (5,250rpm), 최대토크 27.5kg·m(1,800~4,600rpm)를 낸다 .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시간은 7초가 걸리며 최고속도는 시속 237km .
 
 
운전석에 앉으면 시트 포지션이 굉장히 낮다 .레이싱용 버킷 시트는 아니지만 몸을 감싸는 시트 형태는 만족스럽다 . 시동은 버튼식이 아닌 키를 꽂고 돌리는 방식이다 . 계기반 , 기어 시프터의 클래식한 형태와 잘 어울린다 . 전고는 낮지만 헤드룸은 여유로운 편이다 . 루프를 닫았을 때 작은 실내와 두꺼운 A필러로 인해 전망시야가 좁은 편이다 .
 
 
SLK 200은 경제모드 (E)와 스포츠모드 (S), 수동모드 (M)를 선택할 수 있다 . 특히 E S 모드 선택에 따른 차가 확연해 두 대의 자동차를 모는 느낌을 준다 . E모드는 rpm 2,000대에서 좀처럼 올리지 않고 7단까지의 변속을 해나간다 . 복잡한 도심구간이나 고속구간에서 급하게 페달을 밟지 않으면 조용히 차체를 밀고 나간다 . 이러한 세팅은 연비 향상에도 큰 역할을 한다 . SLK 200의 복합 연비는 리터당 10km대다 . E모드로 도심과 고속국도를 주행한 결과 리터당 10km 후반대를 기록했다 . 로드스터를 표방하는 모델답지 않은 합리적인 연비로 출퇴근용 데일리카로도 손색이 없을 듯 하다 .
 
 
S모드는 SLK 200을 순식간에 변모시킨다 . 지붕을 오픈하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으면 배기량에 맞지 않은 까랑한 배기음이 온 몸으로 전해온다 . 이전 세대에 비해 확실히 배기음 소리는 좋아졌다 . E모드 시 답답했던 가속페달 반응이 확실히 민감해지며 회전계도 쉴 새 없이 치고 올라가며변속을 한다 . 특히 rpm이 상승할수록 귓가에 울리는 저음의 배기음이 매력적이다 .
 
 
7단 자동변속기의 반응은 상당히 재빠르고 능동적이다 . 패들시프트가 있지만 조작반응이 느리고 조작감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 자동변속기의 능동적인 단수 조정은 인상적이다 . 특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백프레셔 배기음이 매력적이고 수동변속기처럼 빠르게 단수를 내려 고회전을 유지해 다음 가속을 준비하거나 연비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 컨버터블 모델치곤 풍절음은 평범한 편이다 . 하지만 요철을 만나거나 방지턱을 조금 빠르게 넘어가면 A필러와 루프의 유격으로 인한 소음이 좀 발생한다 .
 
 
후륜구동이지만 차체도 작고 마력도 그리 높지 않아 부담 없이 핸들링 할 수 있다 . 특히 차체가 넓고 짧아 고속 코너링 시 선회각이 작아 빠르고 재빠르게 코너를 돌파할 수 있고 추종성도 좋은 편이다 . 차체 뿐 아니라 피렐리 P-Zero 타이어와 18인치의 휠도 SLK 200의 우수한 코너링에 한 몫 거든다 . 하드톱 컨버터블이라 차급에 비해 무게 (1.5 )가 제법 나가지만 27.5kg·m의 최대토크가 1,800rpm부터 4,800rpm까지 퍼져 있어 산악 라운딩 구간에서도 답답함 없는 시원한 가속감을 즐길 수 있다 .
 
 
공격적인 2세대에 비해 3세대는 외형이 한결 차분해졌고 배기음도 귀에 거슬리지 않게 중저음으로 세팅돼 도심 속 데일리카로도 손색 없을 정도로 탈바꿈됐다 . 특히 200트림의 경우 부담 없는 성능으로 후륜구동에 익숙지 않은 운전자도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모델이다 . 더욱이 이전 모델에 비해 순해진 모습과 미려한 디자인은 여성운전자들이 선호하는 패션카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