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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칼처럼 벼려진 혼다의 플래그십, 레전드

기사승인 2015.04.07  15: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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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참관하러 가는 길에 오하이오 메리스빌의 혼다 헤리티지 센터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 오하이오 메리스빌은 북미 혼다의 생산과 개발거점으로 1959년 모터사이클로 미국에 진출한 혼다의 역사를 증언하는 무대다 . 혼다 헤리티지 센터에는 모터사이클 , 요트용 모터 , 잔디 깎는 기계부터 자동차 , 모터스포츠용 자동차 , 항공기 , 직립보행 로봇까지 전시돼 혼다 기술력을 상징하는 곳이다 . 혼다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문구 기술의 혼다를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는 곳이다 .
 
 
오하이오의 혼다 헤리티지 센터가 기술의 혼다를 전시하는 곳이라면 혼다 레전드는 혼다의 기술력이 집약된 플래그십 세단이라 말할 수 있다 . 혼다 레전드는 1985년 큰 사이즈의 세단을 선호하는 북미시장 전략모델로 탄생했다 . 레전드는 우리에게 꽤 낯익은 모델이다 . 대우자동차 (현 한국 GM의 전신 ) 1994년부터 1999년까지 2세대 모델을 들여와 아카디아란 모델명으로 판매했었기 때문이다 .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지난해 출시한 5세대 모델이다 . 북미에서는 아큐라 RLX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번 국내 출시는 아시아 지역 최초다 .
 
10 개의 보석으로 중후한 매력을 발산
 
 
레전드의 전장 /전폭 /전고 (mm) 5,000/1,890/1,480이며 축거는 2,850mm에 이른다 . 일본차답지 않게 긴 5미터에 달하는 전장은 브랜드의 기함다운 우아함을 보여준다 . 전면부는 V자에서 모티브를 따 디자인 한 듯하다 . 레전드를 정면에서 바라보면 보닛과 프론트 그릴 , 그리고 범퍼에 까지 V자형태의 캐릭터 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 V자형태의 모습은 딱 벌어진 남자의 어깨를 상징하고 있어 전장에 비해 다소 좁은 전폭을 더 크게 보이는 효과를 일으킨다 .
 
 
혼다 로고를 감싸 안은 한 줄의 크롬장식과 그 밑에 위치한 2줄의 얇은 크롬 그릴은 이 효과를 더욱 배가시킨다 . 상단에 위치한 두꺼운 프론트 그릴 안에는 앞 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는 센서가 내장돼 있어 외관상 통일성을 저해시키지 않아 깔끔하다 . 앞 모습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각각 10개의 수정 구슬을 연상시키는 헤드라이트다 . 상하 5개씩 두 줄로 이뤄진 헤드라이트는 크기와 조사각이 달라 효과적으로 전방의 시야를 확보하는데 용이하다 . 주간 주행등 범퍼 아래 안개등 쪽에 위치하는데 헤드라이트에 비해 다소 밋밋한 모습이다 .
 
 
한껏 힘을 준 앞모습에 비해 옆모습은 편안하다 . 프론트 휀더 쪽에 볼륨감을 돋보이게 하는 캐릭터 라인을 그어 포인트를 줬다 . 루프라인은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어 체급에 맞는 중후한 멋을 풍긴다 . 트렁크 리드는 BMW 7시리즈를 보는 듯 테일램프 위로 한껏 솟아 오른 모습이다 . 트렁크 도어를 가로 가로지르는 두꺼운 크롬 장식은 프런트 그릴과 같은 역할을 한다 . 테일램프는 꽤 큰 편이며 범퍼 하단부 좌우 차폭등에 크롬 장식을 둘러 한껏 멋을 부렸다 .
 
넓고 실용적인 인테리어 , 크렐 사운드 시스템과 어우러지다
 
 
인테리어는 각각의 부분을 깔끔하고 간결하게 마무리해 단단한 인상을 전해준다 . 레전드가 혼다의 플래그십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꾸밀 법도 하지만 튀지 않게 마무리했다 . 운전석에 앉아 스티어링 휠과 센터페시아를 보면 앞범퍼에 느낀 ‘V’를 느낄 수 있다 . 계기반은 클래식한 다이얼식으로 시인성이 좋고 스티어링 휠 역시 전통적인 원형이며 각종 버튼이 조작하기 쉽게 배치돼 있다 .
 
 
센터페시아는 2개의 모니터가 장착돼 있다 . 상단 모니터는 안쪽 깊숙이 위치에 빛 반사가 적지만 터치하려면 팔을 쭉 빼야해 불편하다 . 하단의 작은 모니터는 오디오 시스템과 공조 시스템을 보여주며 터치 할 때마다 햅틱으로 신호를 준다 . 도어 패널에 장착된 도어캐치 , 윈도우 버튼 등은 운전석에 앉았을 때 손의 위치에 맞도록 유독 낮게 배치 돼 있다 . 휠베이스는 2,850mm 5미터에 이르는 전장에 비해 좀 짧은 편이다 . 이는 경쟁모델인 독일 3사의 중형 세단에 비해서도 짧다 . 하지만 앞 1,074mm, 986mm의 레그룸을 잘 뽑아내 실내 공간은 꽤 넉넉하다 . 뒷좌석 편의사양은 양쪽 창문 수동 , 뒤쪽 창문 자동 햇빛가리개와 투박하게 생긴 암레스트가 있다 . 적재함 용량은 422리터다 .
 
 
레전드에는 미국 크렐의 오디오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 혼다와 크렐이 공동 개발해 레전드에 특화된 14개의 스피커를 내부 곳곳에 배치했다 . 마치 콘서트홀에 와 있는 듯 스피커의 해상력이 뛰어나다 . 특히 저음의 울림이 풍부하고 뚜렷할 뿐 아니라 중고음의 해상력이 뚜렷하고 카랑카랑해서 빠른 템포의 노래와 매칭이 좋았다 . 레전드의 액티브 사운드는 실내에 설치된 마이크로 실외에서 유입되는 소음에 반대되는 음파를 송출한다 . 한마디로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소음을 줄이는 시스템이다 .
 
강력한 가속력과 부드러운 승차감의 맛깔나는 조합
 
 
혼다 레전드에는 3.5리터 V6 직분사 가솔린 엔진이 장착돼 있다 . 이 엔진은 6단 자동변속기와 맞물려 최고출력 314마력 , 최대토크 37.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 가솔린 엔진답게 6,500rpm의 회전에서 최고 출력을 안정적으로 뽑아낸다 . 복합연비는 리터당 9.7km정도를 주행할 수 있다 . 시승기간 동안 레전드는 리터당 8.5km 정도의 수치를 보였다 . 이번 시승은 도심과 교외를 오가며 이루어졌다 . 도심연비는 공인연비에 미치지 못했지만 교외에서는 공인연비에 가깝게 기록하기도 했다 .
 
 
엑셀 반응은 상당히 억제된 듯 느긋하고 부드럽다 . 레전드의 주요 타겟층인 중장년 이상을 고려한 세팅이다 . 이 세팅은 서스펜션에서도 유효하다 . 독일브랜드를 선호하는 국내 시장에서 단단한 서스펜션 셋팅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 하지만 사실 이런 단단한 서스펜션 셋팅은 고속 주행 안정성 측면에서는 훌륭하지만 포장 상태가 그리 좋지 못한 국내 도로 사정상 노면에 따른 승차감 차이가 극심하다 . 레전드의 서스펜션 시스템은 더블 위시본 ( )과 멀티링크 ( ) 방식을 사용한다 .
 
 
혼다 레전드에는 긴 자체를 효과적으로 조향하기 위한 P-AWS(Precision All-Wheel Steer) 시스템이 장착돼 있다 . 이 시스템은 뒷바퀴의 조향각을 주행 상황에 맞게 능률적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 즉 앞바퀴의 조향각에 따라 , 자동차의 주행 환경에 맞게 뒷바퀴의 각도가 조절되는 시스템이다 . 특히 코너링과 제동 시 이 기능은 빛을 발휘한다 . 긴 전장과 다소 무거운 대형 세단이지만 이 P-AWS 기능으로 인해 뒷바퀴가 코너에 맞게 각도를 조절해 고속의 코너링시 날렵한 C세그먼트 해치백으로 연상시키듯 날렵하게 빠져나온다 . 급제동 시에는 각각의 뒷바퀴가 안쪽으로 각을 기울여 효과적인 제동력을 발휘한다 . P-AWS 시스템과 더불어 자동감응식 정속 주행장치 (ACC), 차선유지 보조시스템 (LKAS)은 자동차가 운전자를 능동적으로 어시스트 해줘 보다 편안하고 안전한 주행을 돕는 것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S클래스 급에 탑재된 첨단 시스템이다 .
 
 
레전드는 혼다의 최신 기술을 집약해 놓은 플래그십 모델이다 . 디젤세단을 선호하는 국내 시장 상황에 맞지 않게 디젤엔진을 갖추지 않은 것은 비록 아쉬운 점이긴 하나 비슷한 가격대에 포진해 있는 독일 3사 세단에 비해 큰 전장으로 인한 박력있는 외형 , 상위 클래스에서만 선택할 수 있는 첨단 주행 안전 사양과 P-AWS, 크렐 사운드 시스템은 이를 상쇄시키기 충분해 보인다 . 4년 만에 레전드로 다시 중대형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혼다가 기술의 혼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어떻게 어필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종우 iamwooh@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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