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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혼다의 아성(牙城), CR-V

기사승인 2015.01.08  11: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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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다코리아가 지난달 출시한 신형 CR-V를 근 한 달 만에 시승하게 됐다 .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외관만이 아니라 파워트레인 성능도 상당부분 개선해 상당한 변화를 이뤄낸 혼다 CR-V는 도심과 교외에서 편하게 탈 수 있는 SUV로 개선을 거듭해온 베스트 셀링 모델이다 . 국내에서도 2세대부터 도입되면서 이름을 알렸다 . 판매량으로 보면 혼다브랜드 전체에서 어코드와 시빅 그리고 CR-V가 판매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모델이다 . 국내에는 2004년에 2세대 CR-V가 첫 데뷔를 하면서 대중들에게 소개됐다 . 1995년에 일본에서 출시한 1세대 CR-V는 무난하면서도 고장이 적고 탄탄한 주행성능으로 인기를 끌었다 . 이후 세대를 거듭하고 성능을 개선하면서 CR-V는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
 
 
과감한 디자인 , CR-V 역사상 가장 화려해
 
 
2세대를 처음 시승했던 당시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지금의 4세대 모델을 보면 대단한 발전을 했다는 점을 실감하게 된다 . 2세대의 인테리어는 정말이지 서글픈 기분마저 들 정도였는데 , 4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은 유광 우드그레인과 크롬장식을 화려하게 둘러서 뿌듯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 외관에서도 CR-V는 좀 더 멋을 냈다 . 수수하면서 겸손하기만 했던 전면부가 이제 데이라이트 램프를 비롯해 크롬커버 등 화려하게 변신했다 . 혼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그릴과 헤드램프가 이어지면서 치켜세운 눈꼬리는 여전하고 주간주행등도 멋스럽게 자리잡았다 .
 
 
접근각이 상당히 높아서 도심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오프로드에서도 기대이상의 성능발휘를 한다 . 옆모습은 기존 3세대와 거의 차이가 없다 . 휠 디자인이 좀 더 이색적으로 바뀌었고 , 어색하게 툭 튀어나와있는 D필러도 여전했다 . 보통 일본의 자동차들을 전기형과 후기형으로 나눠볼 때 후기형에서는 좀 더 과감한 디자인으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다 . 혼다 CR-V도 과감한 디자인 터치를 아끼지 않았다 . 전체적으로 매끈하고 고급스럽게 다듬어 엔트리급이라는 느낌을 확실히 지워버렸다 .
 
 
실내 디자인은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다듬은 수준이다 . 컵홀더 모양이 다소 바뀌었고 , 크롬 테두리를 준 것 외에는 변화의 폭이 외관보다 적다 . 뒷좌석도 트렁크 공간도 마찬가지였다 . 특징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적고 차분하게 만들기로 작정했는지 심심하기만 해 보인다 . 하지만 여전히 편안함에 중점을 둔 인테리어는 거주성을 높이기에는 그만이었다 .
 
 
각종 버튼을 포함해 스티어링 휠의 그립감 등 혼다 CR-V 인테리어 설계는 높은 여러모로 감탄스럽다 . 혼다 CR-V가 지향해 온 바가 워낙에 뚜렷하기 때문에 단점을 개선하는 과정을 오래 동안 거친 역사가 느껴질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 . 특히 트렁크에서 2열 시트를 접기위해 러기지룸 양 측면의 레버를 당길 때는 시승촬영팀 모두가 ~’를 외쳤다 . 혼다코리아에서는 뒷좌석 접는 레버를 두고 ‘6:4 -모션 폴딩 리어시트라는 난해한 이름을 붙였다 .
 
 
오디오 입력단자는 정말 화려하다 . 심지어 HDMI 단자까지 마련되어 있다 . USB 단자도 여러개 있고 , 쓰기에 애매한 파워 아웃렛도 자리하고 있다 . 다만 불만스러운 점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시대를 아직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 중앙에 앞과 뒤로 두 개나 있지만 둘 다 감흥을 주지 못한다 . 그래픽 수준도 처참한 광경이라 안쓰럽기까지 하다 .
 
 
안정감의 근원은 치밀한 엔지니어링
 
 
혼다의 엔지니어링은 늘 제원에 기재된 숫자보다 더 큰 감동을 운전자에게 전해줬다 . 이번 신형 CR-V는 부분변경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파워트레인을 조정해 출력의 변화가 있었다 . 든든한 185마력은 그대로지만 최고출력을 찍는 시점이 이전모델보다 더 낮아졌다 . 더불어 토크는 2.5kg·m향상된 25kg·m(3,900rpm)이다 . 변속은 CVT가 담당하는데 , 다소 무시무시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빈틈이 없다 . CVT는 양날의 검처럼 단점과 장점이 명확하다 . CVT벨트가 조금만 미숙하게 설계되어도 고장률이 높아지고 주행성은 한심스러워진다 . 하지만 혼다 CR-V에서는 가속페달을 밟으면 찰지고 꽉찬 감각으로 속력을 올려준다 .
 
 
특히 시속 60km부터 150km까지의 추월가속력을 발휘할 때 엔진음은 독특한 음색으로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해준다 . 연비도 기존보다 12% 향상돼 복합연비는 리터당 11.6km였다 . 시내도로를 주행하는 시승간에는 연비가 리터당 7.6km가 나왔고 , 고속도로 연비만 측정해 봤을 때는 11km가 트립컴퓨터 상에 찍혔다 . 시승주행 목적상 급가속과 급정거를 반복해 실제 제원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가 나왔다 .
 
 
국내에 출시된 혼다 CR-V는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 아쉽게도 지금 한국의 수입차 열풍의 조건에 혼다 CR-V는 빗겨있다 .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의 65.7%가 디젤연료를 사용한다 . 가솔린은 28.6% . 그만큼 디젤엔진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은 절대적이다 . 북미지역에서는 지난해 혼다가 CR-V로만 33 5,019대를 팔며 북미지역 SUV 베스트셀링 모델로 등극했다 . 시장환경에 따라 결과가 이토록 달라지는 것이다 .
 
 
지역에 따른 결과가 이처럼 차이가 난다고 해도 혼다 CR-V의 주행감각은 그 자체만 보면 탁월하다고 할 정도로 안정감있다 . 풍절음의 유입도 매우 적은 편이고 가볍게 돌아가는 스티어링휠에 대한 차체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 어스드림 기술이 적용된 2,356cc 직렬 4기통 엔진은 4개의 실린더에 직분사 방식을 활용해 파워와 연비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
 
 
시승간 무엇보다 감탄스러웠던 점은 서스펜션이었다 . 전륜 맥퍼슨 스트럿 , 후륜 멀티링크식 더블위시본의 일반적인 방식인데도 CR-V의 차체를 움직이는 데 부족함이 전혀 없을 뿐 아니라 어떤 길에서든지 안정감이 떨어지는 경우가 없었다 . 도심형 SUV라 밑천이 금방 드러날 것만 같았지만 세팅의 완성도는 어쭙잖은 세단보다도 우월했다 . 부드러울 것만 같았던 하체는 나름 탄탄하게 차체를 지지하면서도 타이어가 도로를 놓치는 일도 없었다 .
 
 
CR-V는 혼다의 대표적인 SUV로 시대를 관통해 인기를 얻은 모델로서 어느 한 부분에서도 만듦새가 신중하지 못한 곳은 없었다 . 도심형 SUV라는 크로스오버의 명확한 지향점을 바탕으로 목적에 정확히 일치하는 엔지니어링이 돋보이는 자동차다 . 디젤엔진은 아니지만 그에 상응하는 정숙성과 안정성은 이미 증명된 바 있다 . SUV 선택이 혼란스럽다면 CR-V를 기준으로 삼는다 해도 후회스럽지 않을 만큼 완성도도 높다 .
 

김경수 kks@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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