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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틈새를 노린 플래그십, 현대자동차 아슬란

기사승인 2015.01.05  1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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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 부산모터쇼에서 최초로 외관을 선보인 현대자동차의 아슬란은 2014년 출시된 차종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모델 가운데 하나다 . 지금까지 현대자동차의 고급모델이었던 그랜저보다 상위 클래스 자동차가 탄생한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된 것이다 . 더구나 국내시장을 위한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내수시장 방어용으로 탄생한 만큼 판매결과에 귀추가 주목됐다 .
 
 
아슬란 출시와 더불어 현대자동차측이 제시한 판매목표는 2014년 연말까지 6,000대였다 . 하지만 결과는 이에 미치지 못했다 . 판매에 돌입한 10월 아슬란의 판매량은 239대였고 , 11월에는 1,320대로 상승했지만 12월에는 992대로 주저앉았다 . 연말까지 집계된 판매량은 2.551대다 . 당초 목표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터라 현대자동차의 고심은 더욱 더 깊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
 
 
아슬란의 초기 판매 부진에 대해서 여러 가지 분석이 있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현대자동차가 목표로 삼았던 법인판매 수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가장 힘을 얻고 있다 . 물론 이 추세를 1월까지 기다려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지만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추가적인 판촉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
 
 
XG로부터 HG 그리고 AG에 이르는 현대자동차의 전륜구동 플래그십 모델은 아슬란으로 귀결된다 . 그랜저로 쌓아올린 역사를 아슬란이 대신해 나가는 만큼 소비자들의 혼선을 어느 정도 끌어안고 가야하는 부담감도 있다 . 수입차들의 디젤엔진 열풍과 후륜구동 방식의 높아진 선호도 그리고 그랜저와 제네시스의 틈새를 매운다는 전략 등 갖가지 개념들이 난무한 아슬란이지만 현대자동차는 전륜구동 플래그십이라는 명쾌한 정리로 아슬란을 정의했다 .
 
 
아슬란은 한마디로 현재의 현대자동차가 양산할 수 있는 전륜구동 방식의 최고 모델이다 . 하지만 윗급의 제네시스 그리고 에쿠스 등 후륜구동 고급 모델과의 간섭을 피하려다 보니 최선을 다했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다 . 그랜저보다는 큰 사이즈지만 전장만 50mm 커졌을 뿐 나머지 제원은 동일하다 . 더 크다는 느낌은 받을 수 있어도 느낌일 뿐이다 . 인테리어도 소나타의 배치와 유사하고 뒷좌석도 기존 그랜저 디자인에서 우드그레인이 추가된 모습이다 .
 
 
다만 퀼팅 처리된 시트는 확실히 차별화된 감각을 전해준다 . 전체적으로 보면 그랜저의 화려함을 침착하게 만들었다 . 그와 함께 소재의 고급감도 높여 대체로 만족감을 전해준다 . 하지만 아슬란만의 고유한 감각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 새로운 자동차의 디자인을 보면서 자꾸 다른 모델들을 떠올린다는 점은 그다지 올바르다고 볼 수 없다 . 차별화 요소를 그만큼 갖추지 못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
 
 
인포테인먼트는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 블루투스를 비롯해 거의 모든 오디오가 다 재생되고 버튼누르는 느낌이나 배열도 탁월했다 . 또 내비게이션은 속도나 정확성 그리고 시안성 , 편의성 등이 다른 경쟁모델 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 이와 같은 점에서는 당장에 차에 오르면 내가 지금 고급차를 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 전륜구동 플래그십을 표방한 아슬란 답게 좀 더 큰 LCD를 썼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운 마음도 들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평가를 줄 수 있었다 .
 
 
현대자동차 아슬란의 엔진은 고급모델에 자주 활용되었던 3,342cc V6 엔진이다 . 직분사 방식으로 6,400rpm에서 294마력을 발휘하고 5,200rpm에서는 최대토크 35.3kg·m을 발휘한다 . 6단 자동미션이 변속을 담당하고 가격은 3,990만원부터 시작한다 . 수일에 걸쳐 시승해본 결과 일단 현대자동차의 전략대로 정숙성 측면에서는 인정받을 만큼 수준급이었다 . 수입차의 그것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거나 오히려 뛰어난 수준이었다 . 브랜드를 인지하지 않고 자동차 자체로만 본다면 다소 굼뜬 스티어링을 제외하고 만족감을 줄 모델이었다 . 저속에서 가속성능과 시속 120km 이상의 고속영역에서도 안정감은 계속 이어졌다 .
 
 
특히 의외의 앙칼진 배기음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서스펜션의 노면 충격 처리도 수준급이었다 . 이것도 매우 인상적이었는데 , 기본적으로 많은 시승차를 타면서 비슷한 주행도로를 시승하면 노면에서 전달되어왔던 충격량과 소음량이 있다 . 아슬란을 시승하면서 예상했던 충격량과 소음의 정도는 기대치 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 그리고 코너링과 좀 더 굴곡진 노면에서도 지면과의 연결점을 그대로 유지해 주었다 .
 
 
180km의 고속까지도 시원하게 가속력을 이끌어내지만 속력을 급격하게 낮추는 일에 대해서는 아직 탁월함을 말하긴 어려웠다 . 특히 급격하게 시프트 다운을 하면서 속력을 줄이면 변속기와 엔진의 부조화가 불편하리만큼 어색했다 . 주행모드는 에코 , 노멀 , 스포트로 나뉜다 . 스포트 쪽에 무게를 실어줄 수 있겠지만 대단히 화끈한 면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
 
 
뒷좌석의 거주성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 창밖에 시선을 두기도 좋았고 , 옵션사양이기는 하지만 전동식 커튼도 편안함을 키우는데 한몫한다 . 물론 웬만큼 예민하지 않으면 그랜저와 차이를 느끼기에는 쉽지 않다 . 하지만 여전히 안락함에 관해서는 현대자동차의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아슬란은 최근 국내자동차시장의 흐름과는 다소 어긋난 면이 있다 . 디젤엔진을 탑재하지도 않았고 , 수입자동차도 아니며 아주 럭셔리하거나 SUV도 아니다 . 오히려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서 플래그십 카드를 꺼내들었다 . 시승결과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만들기 솜씨가 탁월해졌다는 점은 느껴졌지만 아슬란 고유의 차별화된 점은 쉽게 와닿지 안않았다 . 아슬란을 보며 느낀 자동차의 매력보다 이 가격대로 설정하기 위해 고심한 마케터들의 노력이 새삼 눈물겹다 .
 
 
아슬란을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이 수입차의 엔트리급 모델이나 출시된 지 한참 지난 모델을 고려하지는 않을 것이다 . 구매층의 소비취향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 따라서 판매간섭이 일어난다면 현대자동차 라인업 내의 문제이거나 혹은 아슬란의 상품성 자체일 수도 있다 . 다른 차급 및 차종에서 충족될 수 없는 아슬란만의 매력이 충분히 표면화되어야만 아슬란을 더 자주 도로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김경수 kks@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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