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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렉서스 NX 300h, 호락호락하지 않은 크로스오버

기사승인 2014.10.27  01: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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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자동차가 생산되기 까지는 많은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렉서스 NX는 렉서스 최초의 소형SUV라고 소개하기 이전에 콘셉트카 이름은 LF-NX였다. 렉서스의 슈퍼카 LFA 개발자들에 의해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콘셉트카가 모습을 드러냈고, 올해 북경모터쇼에서 양산차가 다소 순화된 모습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렇지만 자동차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이런 숨은 이야기들에 관심을 기울일만한 사람은 많지 않다. 오히려 사람들이 자동차에 관해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바로 ‘디자인’이다. 이미 많은 통계를 통해서 증명된 바이며, 자동차 메이커들이 연식이 지난 모델에 대해 페이스 리프트라는 이름으로 성형수술을 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근 이렇게 디자인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자동차는 단연 렉서스 NX다. 너무나 파격적이기 때문이다.





쉽게 보이지 않는다. 렉서스 NX

렉서스 NX의 디자인은 어느 곳 하나 만만하게 볼 구석이 없다. 지금까지의 렉서스를 까맣게 잊혀지게 만들 정도로 강렬한 디자인에 세부적으로 뜯어봐도 도통 ‘쎄다’는 느낌이다. IS부터 자리잡은 L자모양의 주간주행등은 당장이라도 쏴야할 화살같다. 3개로 분할된 헤드램프의 디자인도 스핀들 그릴과 어울려 뾰족하기 그지 없다. 렉서스 배지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임을 지칭하는 푸른색 펄스는 여전히 펄떡이고 있고, 헤드램프 위로 뻗어나가는 본넷의 주름은 속도감이 느껴진다. 사이드 미러는 손이 베일 것처럼 날카롭다.



휠 하우스는 지프를 연상시킬 만큼 박시(Boxy)하게 각이 져 있다. 일본가옥의 전통 손잡이에서 고안했다는 도어캐치와 면과 선이 교차해 힘을 느끼게 하는 펜더도 렉서스 NX의 디자인 언어에 통일감을 주고 있다. 그리고 리어램프에서는 툭 튀어나온 다각형의 램프 디자인으로 화룡점정을 찍는다. 18인치 휠과 미쉐린 타이어도 만만치 않은 아우라를 더하고 있다. 한마디로 어느 곳 하나 쉽게 보이지 않는다.



인테리어에서는 센터페이시아의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앙부에 클래식한 바늘시계는 최첨단의 이미지와 묘한 대립을 이루고 있다. 콤팩트 SUV라는 말이 무색하게 너무도 고급스럽게 마무리되어 있다. 특히 금속은 대량생산 공장의 느낌보다 도제식 교육을 받은 장인의 손길이 느껴진다. 가죽과 금속의 조합도 그러한데 시마모쿠 우드 트림은 여기에 방점을 찍는다. 이 부분만 야마하 장인의 손길이 투입된다.



오디오 시스템은 마크 레빈슨이 맡았다. 14개의 스피커가 온 몸을 감싸는 음향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리고 리스닝 포인트까지 조율할 수 있고, 손실 음원까지 최상의 음질로 끌어올려 준다. 곱게 몸을 감싸는 브라운톤의 가죽시트는 통풍과 열선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센터콘솔은 컵홀더를 우아하게 펼쳐준다. 콘솔박스에는 무선 스마트폰 충전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의 휴대전화는 웬만하면 무선충전이 되고 아이폰 계열은 추가 장치가 필요하다.





하이브리드의 가치를 최상급으로 표현

렉서스 NX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NX 300h와 200t모델이 있다. 국내에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먼저 출시됐고 터보차저가 탑재된 200t모델은 내년 상반기에 출시된다. 렉서스 모델의 상당수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판매된다는 사실은 출시의 우선순위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 분명하다.



우선 시동을 걸면 ‘삥~’하는 작은 신호음으로 출발준비를 알린다. EV모드로 저속에서 주행을 하면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부드럽고 조용한 주행감각을 보여준다. 시속 50km 언저리까지 이 모드가 이어진다. 계기판은 주행모드에 따라 바뀌는데, 에코 모드에서는 좌측이 충전과 엔진작동을 알려주고 우측은 속도계를 담당한다. 그리고 가운데 4인치 LCD에는 주행정보를 비롯해 각종 정보가 띄워진다. 충전량도 여기서 볼 수 있다.



렉서스 NX 300h의 시스템 출력은 199마력 그리고 최대토크는 27.5kg·m이다. 출력을 뿜어내는 동력계는 ES 300h와 동일이다. 렉서스의 엣킨슨 사이클 엔진이 탑재된 것 역시 마찬가지다. 렉서스의 SUV로 잘 알려진 렉서스 RX 시리즈와의 연관성도 잊을 수 없는데, 무엇보다 4륜구동을 발휘하기 위해 전기모터를 뒷바퀴 축에 탑재한 것을 기억해야만 한다. 급격한 가속시나 혹은 회전 구간등에서 발휘되는 주행안정성 확보용 4륜구동 방식이다. 일반적인 오프로더가 지니고 있는 센터 디퍼렌셜이나 클러치를 작동시키는 방식과 다르다.



렉서스 NX에 사용되는 변속기는 E-CVT인데, 주행로가 확보된 도로에서 가속을 해 보면 변속시점이 없는 CVT의 효율성이 그대로 느껴진다. 아마도 디젤엔진이나 가솔린 엔진만을 탑재한 모델이라면 CVT의 변속시점이 없는 것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은 남을 듯 하다. 변속시점에서 느껴지는 역동성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CVT와의 조합이 아주 우수할 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의 주행감각을 표현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조화를 잘 이룬다.



초반 가속력은 사실 그다지 눈에 띄는 점은 없다. 약간의 가속시에는 전기모터로만 구동하지만 급가속을 하면 전기모터와 엔진이 동시에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한다. 그래도 2톤에 육박하는 렉서스 NX의 덩치를 화끈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한다. 그러나 시속 50km이상 부터는 일단 속도가 붙은 상태이기 때문에 가속력이 더 크게 느껴진다. 다만 아쉬운 점은 실내외에서 느껴지는 디자인의 파격만큼 주행감각이 파격적으로 강렬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더 강력한 엔진이 탑재되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놀라운 점은 주행의 질감이 너무나도 부드러웠다는 점이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달릴 경우에도 급격한 코너링을 돌아나갈 때에도 그리고 코너탈출 이후 급격한 가속에도 렉서스만의 우아한 드라이빙 감각은 지속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본래 전기모터가 작동되는 순간에서 엔진이 작동되는 순간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약간의 이질감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민감하지 않다면 눈치채지 못하지만 이로 인해 하이브리드 모델의 선택에 주저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렉서스 NX에서는 그런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겠다.



연비는 하이브리드 모델답게 공인연비 12.6km로 기재되어 있지만 편차는 상당히 크다. 경우에 따라서는 리터당 20km를 훨씬 넘게 좋은연비도 나왔다. 시승구간은 대략 경부고속도로와 자유로 그리고 서울시내를 지속해서 주행했고, 모두 300km를 주행한 결과값이었다. 아무리 과격한 운전이라고 할 지라도 연비는 13km를 유지할 정도로 우수한 연비를 보여줬다.
전체적으로 주행감은 묵직한 편이다. 하지만 여기에 부드러움이 녹아 있어서 부담스럽거나 짜증스러운 편은 절대 아니다. 그러나 저속에서 제동을 서서히 하면 발전용 모터(MG1)이 작동하면서 하이브리드 특유의 소음이 발생한다.



현재 SUV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뜨거운 시장이다. 전통적으로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던 세단의 판매량을 추월했고, 이 추세를 더 오래갈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리고 이 SUV 시장도 대형부터 중형 그리고 소형까지 세분화되고 있는데 이중에서 소형 SUV 시장은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분야다. 렉서스 NX가 SUV 세그먼트를 확장하면서 도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렉서스 NX는 분명 지금 가장 주목받는 소형 SUV다. 경쟁모델이 쟁쟁한 가운데, 특유의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수하는 그들의 방식이 얼마나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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