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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볼보 S60 R-디자인, 주제넘고 순진한 계획의 실천

기사승인 2014.10.21  23:3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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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S60 R-디자인은 지난 주 10월 13일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얼핏 인상을 잔뜩 쓴 스머프처럼 보이지만,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새롭게 디자인을 일신한 볼보 S60 R-디자인은 사실 자동차에 관해 아주 단순하고 순진하며 보기에 따라서는 다소 주제가 넘는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철학이 스며들어 있다. 그것은 사고를 ‘제로화’하며, 저연비로 힘차게 달리면서도 매력적인 자동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효율성과 디자인의 공존, S60 R-디자인

먼저 지난 5월에 발표된 볼보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볼보는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았던 5기통 엔진을 모두 가솔린 디젤 가릴 것 없이 4기통 2리터의 엔진으로 통일시키면서 새롭게 파워트레인 라인업을 정리했다. D4, T5, T6이 그것이다. 엔진블록 등의 엔진을 이루는 기본적인 부품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 라인업과 디젤 엔진 라인업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같은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단순하게 공정의 효율화만을 이룬 것이 아니다. 기존 5기통 엔진대비 실린더 개수를 줄임으로서 최대 60kg까지 무게를 줄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낮췄다. 무엇보다 엔진실린더 내부 폭발압력을 모니터해 높은 rpm에서도 폭발력을 고르게 가져감으로서 최적의 엔진파워를 끌어내게 된다. 실제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적용된 볼보의 자동차들은 시속 120km 이상의 고속영역에서도 엔진의 회전질감이 부드럽고 느긋한 편이다.



볼보 S60 R-디자인은 여기에 볼보의 특별한 디자인을 더한 모델이다. 전면그릴을 손보고 R-디자인 뱃지를 무광 아이언 마크로 조화를 이루어냈다. 특히 프론트 범퍼의 안개들과 헤드램프의 일체감 있는 디자인은 일품이다. 여기에 존재감 넘치는 19인치 휠과 브릿지스톤 타이어, S60 R-디자인만의 사이드 미러, 립 스포일러 그리고 디퓨저와 어울린 배기머플러팁은 역동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해준다.



실내에서는 세미버킷 시트가 시선을 멈추게 한다. 스티어링 휠과 도어 스텝의 R-디자인 이니셜도 눈에 띈다. 센터페이시아도 점잖게 크롬 스트라이프를 그어내 스포티한 맛을 살렸다. 하지만 어두운 회색과 검정색 일색인 인테리어는 쉽게 질리진 않아도 눈을 그리지 않은 용그림 마냥 심심한 느낌이 든다. 외관은 격한 캐릭터 라인과 푸른색 페인팅으로 화려하게 치장했으면서 실내는 실용적인 마무리다.





발군의 드라이빙 실력과 안전성 겸비



여러 차례 볼보의 자동차들을 시승해봤지만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이 탑재된 볼보를 경험했을 때 자동차를 만드는 그들의 실력에 감탄한 바 있다. 이번 R-디자인을 입은 S60도 마찬가지였다. 엔진의 소음과 차체진동 그리고 바람을 맞는 저항력이 실제 자동차가 주행하는 속도와 달리 너무나 정숙했기 때문이다. 고속에서도 그런 안정감은 이어졌다. 전륜구동방식의 자동차들이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안정성과 효율성을 바탕으로 새롭게 적용된 T5 엔진은 그야말로 동급에는 찾아보기 힘든 효율과 안정성을 보여준다.



여기에 8단 기어박스와 더불어 2리터 가솔린 엔진은 245마력이라는 당당한 파워를 내뿜는다. 스티어링 휠로 지휘하는 S60의 핸들링은 기분 좋은 드라이빙 감각을 선사한다. 고회전각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그대로 돌아나가 준다. 특히 가솔린 엔진답게 고rpm에서 퍼져 울리는 엔진사운드는 귀를 즐겁게 만들어준다. 저속에서의 가속감보다 시속 80km 중고속 영역에서 엑셀반응은 탁월하리만큼 빠르다. 여기에 기어를 좌측으로 옮겨 S모드로 패들시프트를 사용하면 더욱 민첩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효율도 상당했다. 조용하게 드라이브를 즐기면서 엑셀과 브레이크를 최대한 적게 밟으면 도심에서 리터당 14km를 기록했고, 교외에서 과격한 엑셀링과 브레이킹으로 짜릿한 주행을 즐겼음에도 리터당 10km 가까운 연비를 기록했다. S60 R-디자인의 복합연비는 리터당 11.7km다.

옵션사양도 화려하다. 볼보만의 안전기술이 적용된 시티 세이프티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실내에서는 BLIS 센서가 주황색 경고등을 반짝이며 운전자를 돕는다. 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하는 순간까지 볼보의 안전기술이 움직인다.



계기판 디자인의 테마도 각기 다른 그래픽의 에코와 엘레강스 그리고 스포츠 모드로 구분된다. 센터페이시아의 'MY CAR'버튼을 누르면 더 다양한 기능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차안에서 버튼을 누르는 재미에 시간이 가는 줄 모른다.
S60 R-디자인은 볼보의 대표적인 세단으로 2열의 공간도 상당히 넓고 고급스러운 스웨디시 디자인을 자랑한다. 하지만 독일에서 온 경쟁모델에 비해서는 공간의 열세가 느껴진다. 그래도 운전자와 동승자를 배려한 세심한 디자이너의 손길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볼보가 지향해온 자동차 만들기의 길은 언뜻 보면 당연하지만 쉽게 이룰 수 없는 기술적 제약들이 산재해 있는 길이었다. 엔진은 작게 만들고 싶지만 파워는 높이고 싶다는 생각, 혹은 운전자가 위험상황에서 차를 세우지 않아도 자동차가 스스로 정지시키는 인텔리 세이프 기술 등은 그들의 지향점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다만 5,250만원이라는 거금을 지불하기 전에 볼보 S60 R-디자인의 인테리어를 받아들일 수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한다. 볼보 S60 R-디자인의 가치는 차의 외관과 본넷 아래에 있을 뿐 인테리어로는 R-디자인의 향취를 느끼기 어렵다.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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