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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가 만든 소형 SUV, GLA 200 CDI

기사승인 2014.12.15  20:4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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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가 지난 8월에 출시한 소형 SUV GLA를 시승했다. GLA는 기존 모델의 부분변경 혹은 세대변경 모델이 아닌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을 정리하면서 새로 마련된 카테고리다. ML 클래스와 GLK 클래스를 대신하는 GLE과 GLC 클래스 보다 더 작은 소형 크로스오버장르다. 기존 라인업보다 더 젊은 소비자들을 타겟으로 했기 때문에 최근까지 강남구 신사동 세로수길에 팝업 스토어도 운영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 클래스는 메르세데스 벤츠 SUV의 5번째 모델이면서 콤팩트 모델로서는 4번째 출시하는 모델이다. 하지만 컴팩트 SUV라는 장르에서는 처음 나오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델이다. 따라서 과거 A클래스나 B클래스와는 다른 컴팩트 SUV 장르에 대한 메르세데스 벤츠의 해석을 엿볼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처음 시선을 잡아끄는 요소는 GLA가 보여주는 남성미와 역동성이 눈에 띈다.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콤팩트 사이즈의 한계를 벗기 위해 상대적으로 큼지막한 리어램프와 과격한 휠아치, 숄더라인 등을 적용한 점도 특이할 만한 사항이다. 다만 2013년 상하이 오토쇼에서 처음 데뷔했을 당시 컨셉트카에서 도드라지게 표현됐던 프론트 범퍼 안개등은 양산형에서 없어졌다.

세계적으로 높은 SUV 판매량 증가분과 더불어 중국의 SUV 판매량 증가추세는 여느 브랜드를 막론하고 SUV 출시에 뛰어들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도 무관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젊은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쉽게 가격대도 4,900만원대부터 시작한다. A클래스가 3,490만원, CLA가 4,630만원 인점을 감안하면 어느 위치에 있는지 짐작할 수 있다. 크기는 전장을 기준으로 GLA가 4,440mm인데 반해 CLA가 4,690mm로 좀 더 길다.





남성적이면서도 벤츠다움을 유지

메르세데스 벤츠가 GLA를 출시하면서 디자인에 대해 한마디로 요약한 것은 ‘감각적 명료함’이었다. 이 말을 곱씹어 보면 그들이 GLA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한마디로 표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브랜드가 가진 디자인 코드를 정확하게 표현하고 이것을 센서티브하게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디자인은 독일식 자동차 디자인의 추세로서 스포츠 드라이빙 감성을 강조하는 것과 더불어 독일 자동차들 특징이다.



사실 메르세데스 벤츠의 구매층에게 소형 SUV가 존재하는 것은 달갑지 않을 수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가치를 유지하기에 소형 SUV가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동차 회사로서는 이런 판단보다는 예상판매량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사실이다. BMW X6의 시장대응형 모델로 선보인 메르세데스 벤츠 GLE를 보면 알 수 있다.



이런 달갑지 않은 시선을 뒤로 하고 메르세데스 벤츠 GLA를 살펴보면 그들의 철저한 자동차 만듦새에 감탄하게 된다. 스포츠성을 강조하는 프런트 그릴과 삼각별, 큼지막한 휠아치와 측면 캐릭터 라인은 확실히 메르세데스 벤츠의 것이고 말하는 듯 하다. 뒷부분은 다소 작게 느껴지는 창 아래 커다란 리어램프가 LED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크롬으로 장식한 리어 디퓨저와 원형 배기구는 강렬한 뒷태를 자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인테리어는 다소 보수적이다. 기존 메르세데스 벤츠의 패밀리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벤트나 대시보드의 문양이 조금 바뀌었을 뿐 기본적인 질감이나 조작버튼의 위치등은 비슷하다. 단단하게 몸을 감싸는 가죽시트와 쿠션감이 느껴지는 스티어링은 깔끔하게 디자인돼 세대를 불문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을 정도다.



1열 좌석은 SUV 답게 시트 포지션이 다소 높은 편이다. 인상적인 것은 앞뒤 좌우 어디든 시야각이 넓어 차체를 가늠하기 편했다. 사이드 램프는 다소 작지만 불편할 정도는 아니었다. 2열의 넓이는 트렁크 공간과 더불어 SUV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머리공간과 무릎공간이 편할 정도일 뿐 넓다고 표현할 정도까지는 못된다. 또 메르세데스 벤츠측에서는 5인승 시트라고 표현했지만 착석이 가능할 뿐 탑승자를 위한 공간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동급최대라고는 할 수 없지만 트렁크 공간은 예상보다는 넓었다. 421리터로 CLA클래스의 470리터보다는 작다. 하지만 실용성이 나빠다고 할 정도로 쓸모없지는 않다. 뒷좌석을 접으면 836리터까지 늘어난다. 이정도면 보통 왜건형 자동차들의 기본적인 적재 공간 정도 된다. 2열 시트를 접고 펴기도 아주 간단하다. 테일게이트는 전자동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의 품격이 묻어난다. 또 실내에서는 선루프도 시원한 개방감을 전하는데 한 몫을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 클래스는 리어의 오버행을 짧게 만들었는데, 이는 트렁크 공간을 다소 희생하는 대신 회전시나 차선변경시에 리어의 추종성을 향상시켜준다. 달리는 즐거움을 희생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고효율과 성능의 접점을 찾다

메르세데스 벤츠 GLA 200 CDI의 배기량은 2,143cc 직렬 4기통 엔진이 장착된다. 3,200rpm부터 4,000rpm까지 최고출력 136마력을 발휘하고 1,400rpm부터는 30.6kg·m의 최대토크를 3,000rpm까지 발휘한다. 이로서 발휘할 수 있는 복합연비는 리터당 16.2km이다. 고속도로에서는 리터당 19km가 넘는다. 해외에서는 르노와 공동개발한 1.6리터급 엔진도 선택할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A클래스에만 담길 뿐 GLA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변속기는 7단 듀얼클러치가 적용됐다. GLA에 포함된 습식 7단 듀얼클러치는 유닛 최대 허용 토크가 30.6kg·m으로 낮은 편이지만 중량 86kg으로 동급에서는 가장 가벼운 변속기다.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소형차용으로 개발한 변속기로 CVT보다 9% 이상 연비효율이 높다고 밝혔다. 물론 변속기의 다단화 경쟁은 사실 최근 가장 치열한 분야중 하나다. 최근 폭스바겐이 밝힌 8세대 골프에 적용하기로 한 10단 DSG가 대표적인 사례다.



주행성능은 자극적인 편이라고 볼 수 없다. 과격하게 달릴 수 없다고 해서 배기량의 한계로 표현하기 보다는 주행감각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맞춘 편이다. 특히 초반 가속단계에서 고속에 이르기 까지 상당히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다. 물론 S(Sport)모드로 디젤엔진의 토크감을 강하게 끌어낼 수 있지만 자극적이지는 않다. S모드에서는 고rpm을 유지하면서 재가속을 원활하게 하는데 중점을 뒀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는 못했다. 오히려 E(Economy)모드에서 보여주는 연료효율적인 주행성능이 더욱 더 인상적이다. 1등급 연비는 괜히 나온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듯 하다.



스티어링 감각도 중립적인 수준이다. 리어의 추종성이 콤팩트 SUV로서는 발군인데, 서스펜션의 조화도 한몫 한다. 다만 CLA에서 보여준 정도까지는 아니다. 하지만 CLA보다 상대적으로 시트포지션이 높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같은 점수를 줄 수 도 있다. 전체적으로 승차감은 부드러운 쪽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무엇보다 앞바퀴 굴림방식으로 다루기 쉬운 콤팩트 SUV의 장점을 최대한 살렸다는 점과 시트포지션을 세단보다는 좀 더 높게 설정해 시야를 확보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안전장비도 살뜰하게 챙겼다. 충돌시 보닛을 올려 보행자의 2차 피해를 예방하기도 하고 앞차와의 전방추돌방지 장치도 있으며 에어백도 동급에 밀리지 않는다. 프리미엄 컴팩트 SUV를 표방하는 만큼 운전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기술과 충돌 시 안전에 관해서는 그동안 쌓아온 메르세데스 벤츠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다.



SUV의 세계적인 추세가 지속될수록 변종 크로스오버들의 연이은 출시는 계속될 것이다. 이런 시기야 말로 브랜드의 파워가 가장 극명하게 발휘되는 때다. GLA는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실력이 아니면 세상에 빛을 보기 힘들었을 것 같지만 막상 시승하고 나니 과거에도 존재했던 것처럼 익숙해 졌다. 이것을 토대로 보면 GLA는 새로운 카테고리의 상품을 만든다고 해도 브랜드의 가치를 표현해냈다고 볼 수 있다. 단순히 자동차 디자인을 멋스럽게 만든다는 것 혹은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한다는 것 이전에 브랜드 힘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사례다.


 

라이드매거진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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