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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한 배거 모터사이클의 진수, 인디언 스프링필드

기사승인 2024.07.24  13: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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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 모터사이클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고 꼭 언급되는 것들이 있다. 바로 역사와 전통 그리고 클래식이다. 브랜드가 이런 것들을 가지기란 쉽지 않는데, 역사를 얘기 할 때 흑백사진부터 보여줄 수 있는 브랜드가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그냥 오래됐다는 설명 말고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모터사이클 메이커란 타이틀을 사용한다. 오리지널 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더 눈여겨보게 되는 것 같이 인디언 모터사이클은 이런 타이틀을 무척이나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인디언의 클래식한 디자인은 정통성이 있다.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라인업을 둘러보면 요즘은 클래식한 디자인과 현대식 디자인이 공존하고 있긴 하지만 클래식한 모델들은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가지고 있는 매력의 진수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아마도 이번에 시승한 스프링필드가 정통 클래식 크루저의 매력을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모델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에서 크루저 모터사이클이라고 쳐서 검색을 해보면 나오는 이미지들이 있다. 낮고 길고 양감이 빵빵한 큰 차체, 그런 모터사이클의 모습에 클래식한 이미지를 더해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다면 바로 이런 스프링필드 같은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참고로 스프링필드는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첫 번째 생산 공장 위치인 메사추세츠의 스프링필드란 지명에서 따온 이름인데 이름 까지도 전통을 의미하는 것이라서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보여진다. 클래식 스타일을 좋아하는 라이더라면 정말 눈을 뗄 수 없을 정도의 매력이 곳곳에 보이는 디자인이다. 

일단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이 뒤쪽에 위치한 양쪽의 하드케이스를 가장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런 가방을 단 모델들을 흔히 배거라고 부르는데 크루저라는 카테고리에 수납능력을 더해 활용성을 높인 모터사이클이라고 보면 된다. 낮고 긴 크루저에 하드케이스를 달아 효율성을 높이고 또 양쪽의 가방으로 스타일도 살린 디자인이다. 양쪽에 하드케이스가 있어서 크루저 대비 리어 쪽의 양감은 더 커지고 안정감도 높아졌다.  

앞부분을 보면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클래식 모델들에서 볼 수 있는 프론트 펜더를 볼 수 있는데 워 보닛 램프라고 불리는 인디언 추장의 옆얼굴을 본뜬 램프가 상징적으로 장착이 되어 있다. 모습을 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인디언의 로고를 형상화 한 것이기도한데 롤스로이스를 보면 앞에 환희의 여신상이 상징적인 요소로 인식이 되는 것처럼 워 보닛 램프가 인디언 모터사이클에게는 아마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아마도 이런 상징적인 아이콘들이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역사와 자존심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프론트 펜더가 앞 타이어를 거의 다 가려 깔끔하면서도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다른 부분들도 이런 스타일과 마찬가지다. 웅장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디테일까지도 꼼꼼하게 잘 처리해서 이 모델 자체가 특별한 존재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실물로 설명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다.  

3개의 램프로 구성된 헤드라이트는 스프링필드의 클래식한 스타일을 더욱 클래식하게 만들어주는데 특이하게도 컨트롤 버튼이 헤드라이트 하우징 뒤편에 자리잡아 있다. 가운데 큰 램프가 헤드라이트 역할을 하고 양 옆의 나머지 두 램프가 안개등 역할을 한다. 핸들부의 컨트롤부들은 매우 간단하고 버튼들도 작동하기 쉽게 구성되어 있는데 역시나 하나같이 꼼꼼하게 고급스럽다. 정말 구석구석 어딜 보나 크롬 덕분에 번쩍 번쩍해 고급스러움을 전해준다.  

역시나 외형에서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부분은 스프링필드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 부분인데 전형적인 클래식 공랭엔진의 형태를 보여주는 이 엔진은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역사와 전통을 그대로 보여준다. 번쩍이는 헤드와 냉각핀들의 모습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크루저의 거대한 엔진 모습 그대로고 엔진에 각인된 인디언의 로고도 매우 고급스럽고 인상적이다. 낮고 긴 차체에 자리 잡은 1890cc 배기량의 엔진이 너무나 잘 어울린다. 이 정도면 아무리 크고 무거운 차체라도 넉넉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여유가 충분히 느껴질 것 같다. 

시트에 앉아서 핸들을 잡기 전에는 살짝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인데 “이 거대한 사이즈의 모터사이클을 내가 과연 부담 없이 핸들링 할 수 있을까?”하는 그런 걱정이 되는 것이다. 크기가 워낙에 크니까 라이더의 키가 크더라도 사실 심적인 부담이 전혀 없을 수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앉아보면 반전이 또 이런 반전이 없는데, 시트고가 660mm로 생각보다 낮고 또 상당히 편하다. 라이더의 키가 170 이상만 되더라도 시트고는 크게 높지 않은 정도고 생각보다 라이딩 포지션도 부담이 없는 타입이다. 

물론 엔진이 움직이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다. 엔진이 꺼지면 스프링필드의 육중한 무게를 그대로 감당해야 하니까 밀고 끄는게 쉽지는 않기 때문에 가급적 밀고 끄는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하는 요령이 좀 있어야한다. 

시트는 엄청나게 푹신하고 또 편안하다. 처음 경험해 보는 사람이라면 혹시 튜닝한 시트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편안하고 고급스럽다. 쿠션이 두껍고 착석감이 상당히 좋아서 역시나 장거리 투어에도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안심이 되는데,  이 정도의 착자감과 쿠셔닝이라면 서스펜션의 성능이 좀 떨어져도 크게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하고 가죽의 퀼리티까지 매우 욕심이 날 정도로 고급스럽다. 

시동을 걸면 썬더스트로크 116 엔진에서 기분 좋은 고동음이 들려오는데 적당한 진동이 마음에 든다. 옛날에는 고배기량의 크루저들이 진동도 크고 엔진 반응이 좀 거칠고 해서 다루기 어려웠을 때가 있었는데 스프링필드 같은 경우는 엔진의 반응이 매우 부드럽고 컨트롤하기 쉽다. 특히 고속으로 올라가면 바닥에 착 붙어서 달리는 것 같은 느낌의 라이딩 질감이 너무 고급스러워 인디언이 스프링필드 모델을 가지고 얼마나 다듬고 또 다듬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크루저 모델을 타본 라이더라면, 그리고 어느 정도의 라이딩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기량이 깡패라는 말처럼 역시나 1890cc의 배기량은 직선 코스에서 재미있는 경험을 하게 해준다. 스로틀을 조금 비트는 것만으로도 이런 육중한 덩치를 이렇게 민첩하게 움직이게 해주는 경험은 해본 사람만이 아는 그런 즐거움이다. 이 정도 엔진 배기량에 6단 기어를 맞물려 놓으니 한없이 여유롭고 넉넉한 느낌이다. 

최대토크는 대략 2900rpm 부근에서 나오는데 도심에서는 2000rpm 정도의 낮은 알피엠으로도 충분히 편안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또한 거대한 브이트윈 엔진을 자동으로 시동을 걸었다 꺼지게 만들어주는 스톱 앤 고 기능도 적용돼 있어 도심에서 가다 서다 해도 부담이 적다. 달리다보면 남성미가 넘친다는 말이 아 이런 의미구나 라고 느껴질 때가 많다. 

거대한 배기량으로 거침없이 달려나가는 모습도 그렇고 고동음이나 떨림 등 모든 것이 남성스럽다는 느낌이 강하다. 주행 느낌은 안정감이 높고 무척이나 편안한데 외형적인 모습만 보고 부담감을 느낀 사람일수록 아마 편안한 주행감에 만족스러워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스펜션도 너무 부드러워서 도로의 다양한 변수에 여유 있게 대응해줘 라이딩 하면서 충격을 받을 일이 거의 없다. 

승차감은 말 그대로 넉넉하고 여유가 넘친다. 투어와 스탠다드, 스포츠 모드 중에서 골라서 주행할 수 있는 것도 재미있었는데, 근거리를 라이딩 하다보니 많이 경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크루저 모터사이클에서 스포츠 모드의 반응이 달라지는 것도 나름 경험해 볼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코너의 느낌을 궁금해 할 것 같은데 생각보다 핸들링이 가볍고 반응이 좋아 그렇게 부담스럽지는 않다.

물론 급격한 코너링을 시도하면 낮은 지상고 때문에 불꽃이 튈 가능성이 있지만 애초에 그렇게 타는 장르가 아니니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코너에도 익숙해지면 그 때 부터는 스프링필드와 함께 경치도 감상하면서 본격적으로 라이딩을 즐기면 된다. 날씨가 더우면 간단하게 새들백에 자켓을 벗어 넣고 더 여유롭고 자유롭게 달리면 된다. 나머지는 스프링필드가 알아서 다 해줄 것이다. 타면 탈수록 라이딩 경력이 짧다고 하더라도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모델이라는 느낌이 든다. 클래식한 외형에 걸맞은 클래식한 주행질감인데 아주 쉽고 편한 느낌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 모델은 외형만 보면 아주 클래식한 스타일이라 그래서 성능이나 기능까지도 모두 예전 스타일이 아닐까 오해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근데 쉽게 생각해 보면 지금 이 모델의 판매 가격이 4690만원인데 아무리 인디언 모터사이클이 가장 오래된 모터사이클 제조사고 그런 역사와 전통을 이어가는 모델이라고 하더라도 기능이나 성능까지 예전 그대로를 고수하고 있다면 이런 가격을 책정하고 판매를 할 수 는 없다. 요즘 소비자들은 너무나 똑똑하고 또 까다롭기 때문이다.  

너무나 클래식하게 생긴 스프링필드에는 크루즈컨트롤도 있고 세 가지 주행모드도 지원하고 스톱 앤 고 기능도 지원을 한다. 이뿐인가 TPMS 기능으로 타이어 공기압도 쉽게 모니터링 할 수 있고 심지어 스마트키도 지원을 한다. 브레이크에 ABS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지고 말하는 수준을 넘어서 요즘 현대적인 모터사이클에 적용된 다양한 기능들을 거의 다 지원한다. 말 그대로 외형 디자인은 정통 클래식인데 기능이나 성능은 최첨단인 셈이다. 스타일은 클래식이 좋은데 성능까지 클래식은 싫은 사람이라면 인디언 모터사이클의 스프링필드를 적극 추천한다. 본인이 클래식을 좋아한다면 한번쯤 시승해 봐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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