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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애마로 떠나는 무계획 무작정 해외투어, 도랏맨 이주용

기사승인 2024.07.22  12: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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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라이더들이 자신의 애매와 함께 모터사이클 해외여행을 하는 것을 로망 중 하나로 꼽는다. 하지만 현실은 제주도나 울릉도 같은 곳도 선뜻 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자신의 모터사이클로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의 경험담은 많은 라이더들에게 관심을 받기 마련인데 라이드매거진이 스바르트필렌 401을 타고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라이더를 허스크바나코리아에서 만나봤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모터사이클로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라이더이자 도랏맨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이주용이라고 합니다.

본인의 모터사이클로 해외여행을 하는 라이더라고 들었는데요 모터사이클로 해외여행을 간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하거나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라이딩 경력은 어떻게 되고, 또 어떤 계기로 모터사이클을 타고 해외여행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회사 다닐 때부터 모터사이클로 세계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어요. 근데 생각만 하고 있고 준비를 하고 있었던건 아니에요. 그냥 언젠가는 가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었던거죠. 그러던 와중에 당시 서울에서 살고 있었는데 집 주인이 갑자기 방을 빼달라고 요청을 하는 바람에 집을 비워주게 됐어요. 그래서 아 지금이 기회다 하는 생각에 회사도 그만두고 지금이 아니면 안될꺼 같다라는 생각에 배 티켓팅 하고 그렇게 출발을 하게 됐습니다. 아 그리고 라이딩경력은 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의외로 투어러나 어드벤처가 아닌 허스크바나 스바르트필렌 401을 타고 해외여행에 도전했는데요 이 모델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실제로 제가 출발하기 전에도 "스바르트필렌 401을 타고 세계여행을 가도 될까요?"라고 여기저기 커뮤니티에 물어보거나 사람들한테 물어보거나 했었는데 물어보는 사람들마다 안 된다고 했었거든요. 심한 경우에는 “야 그거 타고 가면 죽어”라고 말 하시는 분들도 계셨었어요.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이 모델로 갈 생각이었어서 더 알아보지 않고 그냥 이걸로 가야겠다 결정하고 출발을 했습니다.

정말 긍정적인 마인드도 그렇고 추진력 하나는 끝내 주시네요. 어디를 얼마나 다녀오신거에요? 처음에 계획이 어떻게 됐었나요?

 

처음에는 동해에서 배에 모터사이클을 싣고 출발해서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에서부터 최종 목적지는 포르투칼의 카보다로카라는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까지 갔습니다. 보통 많은 여행자들이 나는 무계획이다 라고 말하는걸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저도 약간 그런 스타일이긴 하거든요. 근데 이번 여행은 완전 무계획은 아니었구요 일단 블라디보스톡에서 러시아 바이칼호수를 보고 몽골로 들어간 후에 서쪽으로 가서 최종 목적지는 포르투칼의 카보다로카로 잡았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일정이 얼마나 걸릴지, 비용이 얼마나 들지 모르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만일 가다가 문제가 생기거나 돈이 떨어지면 되돌아온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쉽게 말해 준비할 때 마음은 그냥 돈 떨어질 때까지 가보자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 정도면 거의 큰 방향만 잡고 가는거고 나머지는 거의 무계획이라고 봐야 하지 않나요?

 

네 거의 무계획이라고 봐야죠. 그리고 그 이후는 거기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어딜 가야 좋냐고 물어보면서 정해 볼 생각이었어요.   

모터사이클로 해외투어를 가는 사람들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게 자신의 라이딩 실력하고 외국어 능력하고 또 사고나 고장 등 변수에 대응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들인데 출발하기 전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이 잘 해낼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나요?

 

사실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어요. 유튜브에서 제 영상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라이딩기어를 모두 다 갖추고 타지도 않구요. 저는 항상 걱정을 하면 걱정할 일이 생기는 징크스 같은게 있어요. 정말 이렇게 하면 위험한 일이 생기는거 아닌가 생각하면 위험한 일들이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위험하다거나 안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급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입니다. 

언어적인 부분은 어떠셨어요? 원래 외국어를 좀 하시나요?

 

우리나라 사람들 누구나 한국어는 하잖아요. 그리고 영어를 유창하게 잘 한다고 해서 현지 사람들하고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거든요. 실제로 제가 여행을 한 곳 중에 영어를 쓰는 곳이 거의 없어요. 러시아어, 몽골어, 스페인어, 포르투칼어를 쓰기 때문에 어차피 현지인들하고 유창하게 커뮤니케이션 하는건 불가능해요. 그리고 실제로 여행자에게 필요한 표현이나 사용하는 말들은 거의 정해져 있거든요.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나 감사합니다 정도만 알아도 괜찮아요. 심지어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여행을 하더라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할 때 한국말하고 바디랭기지 섞어서 하면 배가 아프거나 배가 고프거나 말하면 결국은 다 알아 들어요. 국경 넘고 할 때 걱정 하시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결국 거기서도 요청하는건 결국 패스포트 정도입니다. 막상 해보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구요, 중학교 정도의 영어만 되도 된다고 말들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그정도도 필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자 그럼 모터사이클에 대한 얘기도 좀 해볼께요. 고장나거나 사고가 날 수도 있는데 준비나 걱정은 없었나요?

 

사실 그런 부분이 많은 사람들이 스바르트필렌 401을 해외투어용으로 사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제가 이 모델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사실상 간단한 펑크부터 심각한 엔진트러블까지 투어를 하면서 모터사이클에 어떤 일이 어떻게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는거에요. 그리고 그에 대한 모든 대안을 다 준비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구요. 부품도 그렇고 공구도 그렇고 사실 다 그래요. 근데 그건 이 모델만 그런게 아니고 모든 모터사이클이 다 똑같은거에요. 그래서 저는 어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그런 문제는 다 동일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럼 결국 문제가 생겼을 때 고칠 수 있는 곳까지 끌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이 모델을 선택한건데요 결국 가볍고 끌고가기 편해서에요. 유라시아에서 모터사이클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몇 십 킬로를 끌고 가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는데 크고 무거운 바이크는 제가 끌고 갈 자신이  없어서 제가 바이크를 선택 할 때도 그 부분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써서 선택을 했어요.   

그래도 나름 스바르트필렌 401을 선택한 이유가 다 있었던거네요?

 

저는 모터사이클을 선택할 때 라이더가 장단점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말씀드렸듯 이 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가벼운거구요 단점은 진동도 좀 있고 장거리를 달리기에 시트도 편한 편이 아니기도 해요. 그런데 어차피 저는 가면서 자주 쉬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그런 단점들이 별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차피 어떤걸 타도 크게 상관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타는 모터사이클과 궁합이 잘 맞고 이 모델의 장단점을 내가 잘 알고 있는게 중요합니다.  결국 내가 이걸 타고 어디까지 갈 수 있고 갈 수 없는지를 정확하게 알면 된다고 생각해요. 스바르트필렌 401도 어느 정도의 험로는 주행할 수 있는 모델인데요 저는 어차피 오프로드를 탈 수 있는 실력도 안 되고 그래서 전혀 탈 일이 없으니까 모터사이클의 오프로드 성능이 전혀 상관이 없는거죠. 저는 라이더가 자신이 갈 수 있는 곳과 못가는 곳을 알고 있는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제 실력에도 맞고 가벼운 스바르트필렌 401을 선택한 것이구요 매우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투어의 시간이 상당히 길었는데요 가장 어려운 부분은 뭐였나요? 정확하게 얼마나 됐죠?

 

총 267일을 다녀왔는데요 계절도 바뀌고 하기 때문에 애초에 준비를 디테일하게 할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 출발 할 때 별 계획이 없이 갔고 돈이 떨어질 때 까지 투어를 하겠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러프하게 짧으면 6개월 길면 1년 정도를 생각하고 갔어요. 만약에 유튜브가 잘 돼서 수익화가 빠르게 잘 되면 더 길어질 수 있었을 것 같았는데, 제 유튜브 수익화가 그 정도는 안됐기 때문에 대략 8개월 정도에서 일정이 마무리가 된거죠. 

가장 기억에 남는건 어떤 사건이 있었어요?

 

카자흐스탄 황무지를 달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체인이 빠졌어요. 원래 체인 루브를 매일 뿌려줬어야 했는데 제가 잘 뿌려주질 않아서 체인 수명이 좀 남았는데도 체인이 빠져버린거죠. 수리를 할 수 있는 공구도 없고 공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할줄도 몰랐어요. 황무지라 길만 있고 아무것도 없어서 지나가는 차를 세워서 도움을 요청 했는데 트럭이 한 대 서고 또 다른 차가 한 대 섰어요. 그래서 트럭 기사님한테 겨우 부탁을 했는데 트럭 기사님이 갑자기 전화를 걸더니 저를 바꿔주는거에요. 그런데 그 전화에서 갑자기 한국말을 하는 사람이 말을 걸어서 통화를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트럭 기사님의 사위가 한국사람이었던거죠. 그래서 트럭에 제 바이크를 실어가서 고쳤어요. 제가 카자흐스탄 황무지 도로에서 한국 사람 사위가 있는 트럭 운전기사님을 만나서 위기를 넘길 가능성이 확률상으로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저는 여행 하면서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언제나 투어를 진행했고 그 덕분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생각해요. 아 그리고 체인이 빠진 문제 말고 다른 문제나 사고는 없었습니다.

여행 중 만난 사람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저를 되게 신기해 했어요. 동양인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렇기도 했을테지만 서쪽으로 가면 갈수록 동양인이 적어서 그런지 더 신기해 하긴 했습니다. 그리고 전체적으로 따뜻한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다만 러시아가 계속 전쟁 중이다보니 러시아인만 받는 숙소가 있던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다 손님들에게 대접을 잘 해주는 반응이었는데 특히 이슬람권이 좀 더 따뜻하게 맞이해준 것 같아요. 현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어디서 왔니, 어디까지 가니, 이 바이크 배기량이 어떻게 되니, 가격은 얼마니 인데 이건 국내나 해외나 마찬가지더라구요. 

바이크로 투어를 하면서 영상도 찍어서 올리고 하셨는데 힘들진 않으셨나요? 

 

저는 카메라는 액션캠 하나, 드론 하나로만 찍어서 소스가 하나라 편집하기 그리 어렵지 않아서 여행 하는 동안 유튜브 채널을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직장 다닐 때 했던 일이 영상과 마케팅 관련 업무여서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었던 일이기도 했어요. 몽골이나 그런 쪽으로 가면 인터넷도 그렇고 외진 곳은 전화도 터지지 않는 곳도 있긴 한데 그래도 대부분의 숙소에는 속도가 느려도 와이파이가 대부분 있어서 편집을 해서 영상을 올리는 작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 동안 모터사이클로 유라시아를 투어하고 왔는데요 혹시 다음 코스로 욕심이 나거나 계획하고 싶은 코스가 있나요?

 

다음 목적지는 알래스카에서 아르헨티나까지 가는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전 코스에 비해서 난이도가 높아지는데요 날씨, 기후, 코스, 치안 등 다양한 요소들이 유라시아 코스에 비해서는 여러모로 어려워지기는 합니다. 비용도 많이 들어갈 것 같아서 그 전에 동남아 쪽 인도차이나 반도 쪽을 먼저 한 번 둘러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쪽도 유라시아 코스보다는 난이도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물가가 싸서 아무래도 좀 더 부담스럽지 않게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터사이클로 해외 투어를 하고 싶어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녀온 사람의 입장으로서 도움이 되는 한 말씀 해주신다면? 

 

일단 제가 다녀온 코스나 일정처럼 꼭 길고 멀게 다녀올 필요는 없습니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몽골 같은 코스는 짧게 다녀올 수도 있으니 그런 코스부터 도전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모터사이클 해외 투어를 준비를 하시는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티켓팅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준비 하시는 분들을 보면 거의 제일 마지막에 티켓팅을 하시는데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준비를 하다가 포기하거나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티켓팅을 먼저 해놓으면 아무래도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하게 되기 때문에 결국 출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가까운 분들이 해외 투어를 준비한다고하면 티켓팅 부터 먼저 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티켓팅을 아직 하지 않았으면 그건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는 것이지 제대로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저는 티켓팅을 해야 그제서부터 준비가 시작 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오늘 좋은 말씀 감사드리구요 오늘 해주신 좋은 말씀들이 해외 투어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시간 내 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인연 이어 나가면 좋겠습니다. 

 

모터사이클 해외투어라고 해서 너무 부담스러워 하거나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라이딩 경력도 적고 영어도 잘 못하는 저도 큰 준비 없이 하고 왔으니까 여러분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일단 떠나실 생각이라면 티켓팅부터 하고 준비를 시작하세요. 모터사이클로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경험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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