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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V-STROM 1050 XT, 공격적인 온로드 어드벤처로 업그레이드

기사승인 2020.05.18  17:5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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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즈키 브이스트롬의 업데이트 소식이 들리고 얼마 안 있어 뉴 모델이 국내에 소개됐다. 엔진이 커지고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 편의사양이 대폭 보강되고 라이더들 입장에서 한번 더 고민한 듯한 구석구석 짜임새가 좋다.
 
 
브이스트롬은 오랜 시간 세계 시장에서 합리적인 어드벤처 바이크 카테고리에서 늘 상위권을 달리는 기종이다. 650과 1000 두 가지 라인업으로 나뉘어졌는데, 1000클래스에 새 환경규제인 유로5 규정이 적용되면서 배기량이 오르고 출력도 덩달아 높아졌다.
 
 
눈에 확 띄는 첫 인상
 
실물과 사진 이미지가 가장 달랐던 부분은 전반적인 부피감이다. 사진상으로는 플라스틱 질감을 강조한 비비드한 색감과 마치 로봇 장난감같은 이미지의 직선적 페어링으로 ‘만만한’ 덩치로 보였는데, 실제로 마주하니 아무래도 리터급 어드벤처 바이크 만큼은 크다.
 
 
전체적으로 둘러보면 여러모로 캐릭터 라인이 확실해졌고, 과거 DR 시리즈에서 따 온 굵직한 특징들이 담아져서 그런지 더욱 존재감이 강렬하다. 특히 비크를 닮은 부리모양 페어링이 연료탱크와 일체감이 있게 연결되는 포인트가 단단해 보여 좋고, 각진 헤드램프는 카타나에서 본 것 같은 이미지이긴 하지만 새로운 전반적 콘셉트와 잘 맞아 떨어져서 투박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더했다. 쉽게 말해 기존 모델보다 디자인 면에서 더 터프한 느낌이 든다.
 
 
시승차로 받은 컬러는 해리티지 오렌지 컬러다. 강렬한 오렌지 컬러가 산뜻하면서도 개성이 넘친다. 길가에 세워놔도 눈에 확 들어온다. 이밖에도 챔피언 옐로우와 블랙 컬러가 준비되는데, 옐로우가 좀 부담스럽다면 이 컬러를 추천하고 싶다. 적당히 화려하면서도 묵직한 인상이 있다.
 
 
온로드 스포츠 라이딩에 어울리는 라이딩 포지션
 
시트에 올라 앉아보면 어드벤처 바이크다운 부피감을 느낄 수 있다. 앞쪽의 탱크는 용량이 20리터로 넉넉하다. 단 트윈스파 알루미늄 프레임이 기본뼈대이다 보니 앉아서 가볍게 니그립 해보면 온로드 스포츠 바이크같은 느낌이 강하다. 게다가 엔진이 90도 V트윈 엔진으로 폭이 좁은 편이다.
 
 
추가로 시트를 최대한 갸름하게 디자인해서 앞쪽으로 당겨 앉으면 키 173cm의 평범한 키로도 여유있게 한 발 정도는 바닥에 완전히 붙인 채로 서 있을 수 있다. 시트고는 수치상 850mm인데, 시승 기자의 경우 양발을 내리면 까치발이 되긴 하지만 불안할 정도의 높이가 아니다. 시트는 좀 더 높은 것을 원할 경우 간단한 조작으로 20mm 높일 수 있다.
 
 
시승소감을 풀기전에 미리 말하자면 기자는 이제는 구형이 된 브이스트롬 1000 모델을 1년여 장기 시승한 적이 있다. 때문에 기존 브이스트롬의 필링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컨텐츠 작성을 위해 일부러 다양한 조건에서 주행해본 경험이 있다. 때문에 신형 모델과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소개할 생각이다. 물론 처음 브이스트롬을 접하는 이에게도 느낌을 충분히 전달하도록 하겠다.
 

알기 쉽고 단순한 조작법
 
신형 스즈키 모델이니만큼 브이스트롬 1050 역시 원터치 이지스타트 시스템으로 가볍게 시동을 걸 수 있다. 계기반을 들여다보니 풀 디지털화 된 흑백 폰트들이 보인다. 아날로그 타코미터와 유사한 느낌으로 디자인한 디지털 타코미터가 재밌다. 그리고 가장 큰 숫자는 역시 속도계, 그리고 기어 포지션이다. 그 외에 다양한 정보들이 떠 있지만 전자장비가 많지 않은 기종이다보니 평범한 구성이다.
 
 
일단은 버튼으로 실시간 조작되는 간편한 조작성이 좋다. 우선 라이딩 모드가 눈에 띄는데 A,B,C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트랙션컨트롤(TC), ABS 개입레벨을 정할 수 있다. 왼쪽 핸들바 스위치 중 모드 버튼을 누르면 이것들을 조작할 수 있는데, 버튼을 길게 누른 후 세팅을 정하고 다시 길게 누르고 하는 따위의 번거로운 조작이 없이 방향키로 원하는 모드에 커서를 두면 그것으로 적용이 된다. 달리면서 조작하기 굉장히 편리하다. 실수로 누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크게 작동성이 변하는 내용들이 아니라서 무섭지는 않다.
 
 
반전의 엔진, 반전의 경쾌함
 
아무튼 일단 설정되어 있는 A모드 그대로 출발을 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내 생각보다 바이크가 먼저 치고 나간다. ‘이게 뭔가’싶어서 잠시 서서 스로틀을 슬슬 움직여 봤더니 전자제어 스로틀바디가 적용되어 이전모델과 전혀 다른 조작감을 준다. 스로틀 필링이 한없이 가볍고 저항감이 별로 안 느껴진다. 아날로그 방식의 느낌을 연출하기는 했지만 상당히 공격적이고 가볍게 엔진이 반응한다. 라이딩 모드 A였던 것을 B로, C로 바꿔보니 차츰 반응성이 느긋해진다.
 
 
엔진 모드를 다시 A 모드에 두고 출발. 마침 퇴근 시간이 맞물렸다.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가며 지긋지긋하게 막히는 시내 거리를 헤집고 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스트레스를 받아야 할 이 상황이 생각 외로 그렇지 않았다. 큰 덩치를 이끄는 엔진이 아주 가뿐하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기존 브이스트롬1000과 확연히 다른 점이었다. 스로틀 그립과 1:1로 이어져 있는 듯한 엔진 반응 덕분에 247kg의 차체 무게를 실감하기 어려웠다.
 
 
이게 정말 브이스트롬이라고?
 
특히 신호 대기에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가속력은 몇 마력이니 하는 숫자놀음을 완전히 잊게 했다. 수치로는 6000rpm에서 최대토크인 10.2kgm이 쏟아져 나오는데, 실제로 느끼기에는 클러치를 붙이는 순간부터 회전수가 가볍게 오르면서 운전자를 리드하는 듯한 가속감을 보였다. 기분 좋은 가속감이다. 이전 모델에서 느낄 수 없던 상쾌함이다. 이전 모델은 두툼한 토크가 더욱 저회전에서 나와주었지만 묵직하게 폭발하면서 차체를 밀어내는 느낌에 가까웠다면, 신형은 전방으로 튕겨져 나가는 듯한 감각으로 보다 공격적이다. 최신 모델다운 반응성이다.
 
 
현재 설정 모드가 말하자면 스포츠 모드에 가까운 A모드라면, B모드는 좀 더 스로틀 반응을 한 단계 누그러뜨린다. 하지만 이것도 기존보다는 날카롭게 반응하며, C모드로 바꾸면 이제야 기존 구형 브이스트롬1000과 비슷한 느낌이 된다. 그 정도로 스로틀 반응성이 확연히 날카로워졌고, 그것만으로도 ‘타는 재미’가 대폭 늘었다.
 
 
투어링도 한 템포 경쾌하고 빠르게
 
도심 주행에서 상당히 만족감을 준 브이스트롬을 투어링 상황에 가정을 두고 도시 외곽을 거쳐 지방으로 나가봤다. 일단 이동 중 느낀 엔진의 출력을 나무랄 데가 없었다. 최고출력은 미미하게 늘어난 수준에 그치지만, 그 과정에서의 필링이 굉장히 공격적이고 주도적이다. 묵직하고 끈기 있는 토크에 치중했던 기존 엔진과 달리 작은 스로틀 조작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가속, 재가속을 하는 타이밍이 매우 빠르고 응답이 좋으니 자연히 타는 맛이 좋아졌다.
 
 
특히 전체 회전수의 중간 영역대 4000~7000rpm에서의 가속감이 아주 좋다. 마치 스포츠 네이킷 바이크같은 감각으로 가볍게 가속한다. 그 이후의 회전수에서 레드존 영역까지 쭉 스로틀을 감고 있으면 최고출력 범위를 넘어 조금씩 가속력이 둔화되는데, 이전 모델에 비하면 명확히 비교될정도로 고회전에서의 응답성도 나아졌다.  바꿔 말하면 최고속도를 뽑기 위해 쭉쭉 가속해 나가도 지루할 틈없이 가속감을 만끽하면서 속도를 올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온로드 스포츠 바이크같은 코너링
 
와인딩 코스를 달리자 브이스트롬 주특기인 온로드 스포츠 장면에서의 정직하고도 예리한 핸들링이 빛을 발했다. 이 계통 어드벤처 바이크치고 서스펜션은 다소 단단한 특성이다. 앞 뒤 모두 온로드에서 트랙션이 잘 나와주는 특성이며 하체는 여유롭지만 상체는 살짝 앞으로 수그린 자세를 연출하게 되는 것도 이런 특성에 잘 어울린다. 온로드 스포츠 특성을 강조한 브이스트롬의 피는 그대로다.
 
 
특히 코너링을 즐기면서 느낀 것은 엔진 반응성이 좋아지면서 와인딩 스포츠 머신으로서의 능력도 한층 올라갔다는 것이다. 기존 모델은 느긋하면서도 절도있게 트랙션을 유지하면서 어떤 코너에서도 제어력을  유지하는 타입이었다면, 이제는 약간 반박자 앞서 가속을 시작하면서 때에 따라 하드브레이킹도 유도한다. 즉, 좀 더 공격적으로 달리면서 운전자로 하여금 코너를 ‘공략’하도록 만들어 준다. 약간 더 단단해진 서스펜션도 그런 움직임을 잘 받아준다.
 
 
브레이킹은 여전히 강력하며 특히 프론트 브레이크의 응답성이 매우 좋다. 코너링 ABS 기능이 추가되면서 풀 브레이킹 후 코너링에 진입하는 것이 부담 없어졌으며, 좀 더 바이크를 믿게 만든다. 앞 타이어 폭은 110mm로 좁고 뒤 타이어 역시 150mm로 출력대비 넓지 않다. 덕분에 코너 초기 진입 시 아주 가볍게 코너로 뛰어 들어갈 수 있고 한 박자 빠른 스로틀 반응으로 경쾌하게 코너링을 즐길 수 있다.
 
 
비포장로 정도는 가볍게 주파
 
적당한 비포장로에서의 안정감은 기존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라이딩 모드를 C에 두고 달리면 출력 특성이 더 부드러워지면서 스로틀 반응도 점잖아진다. 과감하게 스로틀을 열면서 달릴 수 있지만 온로드에 최적화 한 트윈스파 알루미늄 프레임이나 단단해진 서스펜션 세팅은 오프로드보다는 온로드를 더 재미있게 달리도록 연출한 듯하다. 아무튼 낮은 지상고만 염두에 둔다면 웬만한 비포장로는 온로드 타듯이 어슬렁 넘어갈 수 있다. 여기에 듀얼타입 타이어를 조합하면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비포장로 주행 중 높은 오르막을 만나 잠시 정차했는데 그 와중에 힐 컨트롤이 작동한다. 브레이크를 뗐는데도 뒤로 밀리지 않는다. 부드럽게 클러치를 붙여 출발하니 부담이 전혀 없다. 이 외에도 캠핑 장비를 가득 실어 중량을 늘려도 브레이크 유압을 조절해 안정감 있게 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도 갖췄다. 이날 짐이 많지 않아 체감해보지는 못했다.
 
 
실전 적용할 수 있는 필수 편의 장비로만 구성
 
스즈키는 코너링 ABS/CBS, 무게 제어, 오르막 제어, 내리막 제어, 트랙션 컨트롤 등 다양한 스포츠 투어링 상황을 보다 안심감 높게 달릴 수 있도록 하는 주행 보조장비를 대거 투입했다. 대부분 온로드 스포츠 투어링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장거리 주행에 도움이 되도록 크루즈 컨트롤도 적용했다. 최신 전자장비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족할지 몰라도 기획 단계부터 개발 및 생산단가를 고려해 실용적인 것들만 남겨둔 느낌이다.
충전 포트도 차체 전/후로 마련되어 있어 주행 중 충전 걱정도 없다. 그리고 기존 모델과 비교되는 것 중 하나는 철제 엔진가드가 기본사양이 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불어 센터 스탠드도 기본이 됐다. 이로써 필수 옵션 장비로 꼽혔던 것들이 기본 사양에 포함되면서 상품성이 더 높아졌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윈드 스크린의 조절 방식이다. 기존에는 라쳇 형태로 달리면서 편하게 조절이 되었지만, 이제는 바이크에서 내려 앞쪽에서 조절할 수 있다. 고정 형태가 바뀌면서 좋아진 점은 높이 조절 변화 폭이 커졌다. 그리고 고정방식이 구조적으로 견고해서 튼튼해 보인다. 하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좀 더 크게 변화하는 주행풍의 변화보다는 상황 따라 굳이 내려서 조절해야하는 불편함이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윈드스크린을 최고높이로 올리니 시야에 좀 방해가 된다는 점도 불편함 중 하나였다.
 
 
단단하게 구성된 온로드 어드벤처 패키징
 
전체적인 제품 패키지는 매우 훌륭하다. 튜브리스 와이어 스포크 휠도 기본, 웬만한 필수 전자장비는 모두 들어있고 디지털 계기반도 갖췄다. 프리로드, 댐핑이 다 조절 되는 서스펜션과 LED 등화류와 조절식 시트, 테이퍼드 핸들바와 센터스탠드, 엔진 가드까지 기본으로 들어있다. 윈드스크린은 순정 사양만으로도 조절 폭이 충분히 크다.
 
 
이 모든 것이 1천만 원 후반 대에 누릴 수 있는 기본 패키지이며 여기에 여행용 케이스를 추가하면 2천만 원이 살짝 넘는다. 어드벤처 바이크를 타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런 종류의 기종에는 필수로 달아야할 옵션 액세서리 가격만 해도 상당하기 때문에 이만한 가격대에서 누릴 수 있는 종합 패키지라는 점에서 브이스트롬 1050은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대중성에 재미를 더한 브이스트롬 1050 XT
 
전반적인 시승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어드벤처 패키지를 포함한 온로드 스포츠 투어러라는 것이다. 확실해진 스타일링은 더 많은 사람들을 유혹할 것이 분명하다.
기존의 브이스트롬 1000이 ‘정말 좋은데 짜릿함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다면, 신형 브이스트롬 1050은 그 부족했던 짜릿함을 충분히 채워 넣었다. 엔진을 다루는 즐거움이 대폭 늘어났으며 거기에서 오는 경쾌한 반응성이 전체적인 라이딩에 큰 활기를 더해, 이제 정말 로드 스포츠 바이크에 가까워졌다. 지루할 틈없는 브이스트롬이라니, 시승하면서도 놀랐다.
기존 모델이 오랜 시간 모터사이클을 즐길만큼 다 즐기고 이제는 안정감있고 두루뭉술한 ‘좋은’ 바이크를 찾는 이들에게 환영받았다면, 신형 모델은 거기에 더해서 온로드 스포츠 투어링에 짜릿함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도 환영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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