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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MotoGP 개막전 QAT Losail 리뷰

기사승인 2021.04.05  10:2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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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로자일 인터내셔널 서킷은 올해로 18번째 그랑프리를 개최하고 있으며 2008년부터 14회째 야간 레이스로 모토GP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야간에 레이스를 진행하는 로자일 서킷은 기존 조명 시스템을 50% 효율을 향상시킨 LED 광원으로 교체했습니다. 기존 조명탑은 약 1,000여 개였지만 528개로 줄였고 LED는 3,697개로 늘어나 균일한 빛으로 라이더 시인성을 높였습니다.

로자일 서킷은 총연장 5.38km, 우 코너 10개, 좌 코너 6개, 총 16개의 코너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트레이트 구간은 1,068m입니다. 모토GP 클래스는 본경기에서 22랩을 주행하며 총 레이스 거리는 118.4km입니다.

모토GP 클래스 타이어 공급 업체인 미쉐린은 로자일 그랑프리에서 프런트 슬릭은 대칭형 소프트와 하드, 비대칭형 미디엄을, 리어 슬릭은 소프트, 미디엄, 하드 전부 비대칭 컴파운드로, 좌 코너가 많은 것을 감안하여 좌측이 하드한 컴파운드 타이어를 공급합니다.

 

QUALIFYING

모토GP 클래스는 보통 FP1 세션에서 레이스에 사용할 타이어를 어느 정도 선택한 후 FP2 세션은 세팅 위주, 토요일 FP 세션에서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하며 전반적인 작업을 수행합니다. 하지만 로자일 그랑프리는 레이스가 야간에 진행되기 때문에 주간에 진행되는 FP1, FP3 세션은 노면 온도가 매우 높아 보통 하드 컴파운드를 사용합니다. 그러므로 FP2 세션에서 랩 타임이 좋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FP3에서 기록을 끌어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부분은 여타 서킷과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FP1 세션에서 1분 54초 921로 프랑코 모비델리가 1위를 했는데 FP2 세션에서 잭 밀러가 1분 53초 387로 FP1 세션보다 1.5초 정도를 단축했습니다. 금요일 FP1 세션의 노면 온도는 FP2와 비슷했지만, 첫 번째 세션이기 때문에 대체로 랩 타임이 빠르지는 않습니다. FP3 세션의 경우 노면 온도가 49℃까지 올랐고 1위를 차지한 모비델리는 1분 54초 676으로 확실히 노면이 뜨거워서 FP2 세션보다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레이스 시뮬레이션을 하는 FP4 세션에서는 비냘레스가 1분 54초 106으로 1위를 차지했는데요. 야마하는 최고 속도도 상당히 상승했는데 관건은 본경기에서 리어 타이어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입니다. 리어 타이어 그립만 버텨준다면 포디엄뿐 아니라 우승도 충분히 가능한 야마하 라이더들의 페이스입니다. 비냘레스는 7랩에서 54초대를 기록했고 2위 자르코는 6랩, 3위 쿼타라로는 3랩, 5위 알레익스 에스파가로는 4랩을 기록했는데 레이스 시뮬레이션은 가장 빠른 한 번의 랩보다 꾸준한 랩 타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입니다. 비냘레스가 가장 좋은 페이스였으며 자르코와 올리베이라도 좋은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토요일 FP4 세션에서 요한 자르코는 모토GP 최고속 신기록인 362.4km/h를 달성했습니다. 엔진 개발이 동결되었음에도 모든 바이크의 최고속이 향상되었지만, 사실 안전상의 관점으로 보면 우려되는 사건이기도 합니다. 990cc에서 800cc로 배기량을 낮춘 것도 안전상의 문제가 가장 큰 영향을 줬고, 이후 실린더를 4개, 최대 보어를 81mm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으며 회전한계는 16,500rpm입니다.

비냘레스, 바냐이아는 “바이크와 타이어의 안정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안전에 큰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고, 발렌티노 로씨는 “360km/h는 놀라운 수치이며 팬들은 이 수치가 인상적이기 때문에 흥분하겠지만 위험하다”고 이야기합니다. 해결이 쉬운 문제가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최고속에 대한 의견이 분분할 겁니다.

이번 예선에서는 최고 속도뿐 아니라 마크 마르케즈의 기존 기록인 1분 59초 380을 8명의 라이더가 모두 경신할 정도로 서킷 노면의 컨디션, 라이더의 페이스, 타이어 성능, 바이크 성능이 2019년과 달랐습니다. 폴 포지션을 차지한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는 두 번째 플라잉 랩에서 1분 53초 273을 기록하면서 가장 먼저 종전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후 쿼타라로, 비냘레스, 로씨, 밀러, 자르코, 모비델리, 알레익스 에스파가로가 차례로 랩 타임을 경신했습니다.

야마하, 두카티, 아프릴리아가 기록을 경신했지만 혼다, 스즈키, KTM은 기록 경신에 실패했습니다. 바냐이아는 이뿐 아니라 마지막 타임 어택에서 최초로 52초대에 진입하며 1분 52초 772로 베스트 랩타임과 동시에 자신의 클래스 첫 폴 포지션을 차지했습니다. 이 랩 타임을 기록할 때 발렌티노 로씨가 바냐이아의 뒤를 쫓아 달리면서 이득을 보았고 1분 53초 114를 기록, 예선 4위를 했습니다.

바냐이아는 기자회견에서 “로씨의 앞에서 주행한 것이 계획된 것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물론 둘의 관계는 매우 좋기 때문에 바냐이아가 일부러 레이싱 라인을 이탈하거나 속도를 줄이지 않고 자신의 페이스에 맞게 주행한 것이죠. 이런 관계가 아니거나 라이벌 관계라면 앞서 달리는 라이더가 이 상황을 매우 싫어하거나 속도를 줄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는 반대로 발렌티노 로씨의 경쟁력이 아직도 충분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입니다. 올 시즌 여름까지의 성적을 보고 은퇴를 결정한다고 했는데요, 모토GP 클래스의 200회 포디엄을 로자일 개막전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야마하 팩토리 듀오는 나란히 2위, 3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를 차지한 쿼타라로와 3위 비냘레스는 사용했던 타이어로 빠른 랩 타임을 기록했고 테스트에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했던 두카티 레노보 팀의 잭 밀러는 5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타이어의 성능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레이스 끝까지 그립을 유지시키며 주행해야 하는 만큼 타이어 관리 능력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갈 것이 아니라면 타이어 관리 면에서 추월 경쟁을 최소화하며 선두권에서 주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데, 이는 안드레아 도비지오소가 탁월한 실력을 보였습니다.

야마하 4명, 두카티 팩토리 팀 2명은 확실히 강세입니다. 그러나 월드 챔피언 팀인 스즈키는 예선에서 약한 부분을 아직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이들이 맨 앞줄에 선다면 높은 확률로 우승을 차지할 경쟁력이 있지만, 이번 예선에서 알렉스 린스 9위, 후안 미르가 10위를 했기 때문에 선두권까지 가기 위한 추월, 그리고 그로 인한 타이어 관리의 어려움 등이 스즈키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후안 미르는 최고 속도와 브레이킹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했는데 레이스에서 과연 디펜딩 월드 챔피언은 어떤 주행을 보여줄까요.

두카티의 최고 속도는 꼭 슬립 스트림이 아니어도 충분히 스트레이트 구간에서 추월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T1 코너 같은 경우 무리해서 브레이킹을 하지 않아도 되고 코너에서 무리할 필요가 없으니 타이어 관리에 매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Race

기온 20℃, 노면 온도 22℃, 습도 60%, Dry 컨디션이었지만 강풍과 함께 노면에는 많은 모래가 쌓였습니다. 타이어는 미쉐린 슬릭 프런트와 리어 전부 소프트 컴파운드로 선택했습니다.

카타르 로자일 그랑프리에서는 두카티 바이크의 가속 성능, 월드 챔피언 후안 미르의 레이스 운영, 프랑코 모비델리의 의외의 부진, 비냘레스의 ‘Again 2017’을 볼 수 있었습니다. 2017년 몬스터 에너지 야마하 모토GP의 매버릭 비냘레스는 개막전과 아르헨티나 리오 혼도 그랑프리에서 연속 우승하면서 월드 챔피언 0순위였지만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비냘레스는 스타트 직후 6위까지 순위가 떨어졌지만 차츰 나은 페이스를 보이며 15랩에 선두로 나서 2위권과의 격차를 벌리며 8번째 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비냘레스의 우승이 중요한 것은 이전과 같은 야마하의 페이스가 아니었다는 데 있습니다. 지난 시즌 비냘레스는 예선에서 잘하고도 레이스를 망친 적이 수차례 있었는데, 이는 야마하의 리어 그립이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런 악몽을 깨끗이 씻어내는 듯했고, 2017년과 같이 새로운 월드 챔피언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한 그랑프리였습니다. 비냘레스는 모토GP 클래스 개인 통산 9승, 27회 포디엄을 기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냘레스가 임산부 퍼포먼스를 한 것은 여자 친구의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페트로나스 야마하 SRT의 모비델리는 스타트부터 후미로 밀리면서 20위까지 떨어졌고 결국 18위로 챔피언십 포인트 획득에 실패했습니다. 모비델리는 리어 쇼크 업소버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이미 그리드에서 스타트 직전 홀샷이 작동하면서 리어 서스펜션의 댐핑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팀 메이트인 발렌티노 로씨는 예선도 4위로 좋았고 200회 포디엄까지 단 1회만 남겨놓은 상황이었지만 결국 타이어의 성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12위에 만족해야 했으며 5위를 한 파비오 쿼타라로는 “나는 공격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타이어 관리가 잘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로씨와 같은 문제였고 로씨의 그립도 많이 떨어졌다”라고 했습니다. 오히려 쿼타라로는 비냘레스는 다른 행성에서 온 라이더 같았다며 비냘레스의 페이스는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에서 비냘레스를 제외하고 두 명은 고질적인 증상, 한 명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로 그랑프리 포디엄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번 그랑프리는 노면에 모래가 많고 강풍이 부는 바람에 최고 속도는 스테판 브라들이 유일하게 351.7km/h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바이크는 340km/h 중반대의 속도밖에 나오지 않았으며 이는 최고속에서 불리한 야마하, 스즈키에게는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데스모세디치는 다운포스가 강하게 작용하는 페어링이기 때문에 측면 또는 정면에서 강한 바람이 불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로 최고속에서 손해를 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다운포스가 상대적으로 약한 페어링을 한 다른 바이크와 최고속에서 큰 차이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데스모세디치의 가속 성능은 마지막에 빛을 발했는데요. 팀 스즈키 엑스타의 후안 미르는 역시 레이스 운영 능력과 후반 페이스는 월드 챔피언 다웠습니다. 예선 10위에서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며 마지막 랩 T15에서 프라막 레이싱의 요한 자르코를 추월하고 마지막 코너에서 조금 레이싱 라인을 벗어나면서 2위를 눈앞에 뒀지만 여기에서 두카티 데스모세디치의 가속 성능이 빛을 발하면서 자르코와 바냐이아가 미르를 스트레이트에서 쉽게 추월하면서 미르는 포디엄에 오르지 못하고 4위를 하게 됩니다. 두카티 데스모세디치는 특별히 슬립 스트림을 하지 않아도 다른 매뉴팩처러의 바이크를 손쉽게 추월할 정도로 높은 성능을 보이고 있습니다.

폴 포지션을 차지했던 두카티 레노보 팀의 페코 바냐이아는 레이스 초반부터 14랩까지 선두를 유지했지만 이후 4위로 내려앉았고 결국 3위로 포디엄에 오르며 레이스 운영에서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초반부터 선두로 주행하며 타이어 관리에 실패했고 레이스 후반 리어 타이어의 그립이 부족해서 선두 자리를 내어준 것입니다. 팀 메이트인 잭 밀러는 9위로 기대 이하의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스즈키는 미르가 4위, 알렉스 린스가 4위까지 올랐다가 결국 6위로 레이스를 마쳤는데요. 스즈키는 예선만 잘해서 맨 앞줄에 서면 90% 이상의 확률로 시즌 월드 챔피언 타이틀을 가져갈 수 있을 정도로 바이크의 경쟁력과 라이더들의 속도가 빠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선에서 도무지 나아질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미르의 4위도 사실 대단한 것이 3열이나 4열에 서게 되면 많은 라이더를 추월하기 위해 강하게 밀어붙여야 하고, 그로 인해 타이어 관리는 거의 불가능해지게 되기 때문에 자신의 페이스가 좋더라도 포디엄에 오르기가 정말 어려운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에도 예선에서 부진하고 레이스에서 포디엄에 오르거나 비슷한 순위까지 올라 결국 월드 챔피언 타이틀 획득을 한 것이죠. 스즈키가 예선만 잘하면 판세는 완전히 뒤집히는데 매번 너무 어렵게 챔피언십을 이어가는 스즈키입니다.

다음 그랑프리는 더블헤더로 개최되기 때문에 이번 주 일요일 다시 카타르 로자일 서킷에서 개최됩니다.

 

윤인상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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