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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히 벼르고 나온 야마하의 프리미엄 스쿠터, 야마하 2021 NMAX

기사승인 2021.02.01  15: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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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대표하는 모델로 슈퍼스포츠나 대형 투어러 등을 꼽을 수 있지만, 브랜드에서 가장 효자 모델은 무엇일까? 바로 125cc 스쿠터다. 가격 면에서 적게는 1/5, 많게는 거의 1/10에 불과하지만, 판매 숫자는 몇 십 배, 심지어 100배 넘는 차이가 나고, 차량 판매 후에도 부품 판매나 A/S까지 생각하면 수익 차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진다. 그렇기에 많은 모터사이클 브랜드들이 125cc 스쿠터를 주요 라인업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그만큼 125cc 스쿠터 시장은 치열하게 경쟁할 수밖에 없는데, 과거에는 가격을 놓고 싸웠다면 최근의 양상은 탑재된 편의장비나 기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부분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활용하지만, 이동 중 겪게 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보다 편리하고 안전할 수 있는 기능이 적용된 쪽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를 ‘프리미엄 스쿠터’로 칭하기도 하는데, 이 시장을 대표하는 모델로 혼다 PCX와 야마하 엔맥스를 꼽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2011년 가장 먼저 이 시장을 개척한 PCX에 이어 2015년 야마하에서도 엔맥스를 내세워 차별화된 사양과 125cc 스쿠터에는 과하다 싶을 정도의 편의장비와 기술을 투입, 다른 125cc 스쿠터들과 크게 격차를 벌리고 있다. 그동안은 PCX가 독주하고 엔맥스가 뒤를 쫓는 형국이었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달라질 듯하다. 야마하에서 새로운 엔맥스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번 신형은 2세대 모델로 불러도 될 만큼 변화의 폭이 마이너 체인지로 보기엔 어려울 만큼 크고 다양해졌다. 강점인 부분들은 더욱 강화하고, 약점이었던 부분들을 보완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 PCX와 나란히 경쟁할 수 있는 구도를 갖췄다.

엔맥스의 핵심인 블루코어 엔진은 그대로 이어진다. 가변 밸브 기술(VVA)을 적용해 저속에선 연비 중심으로, 고속에선 출력 중심으로 바뀌어 상황에 따른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올해 출시되는 다른 모터사이클과 마찬가지로 유로 5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변경이 이뤄졌다. 대부분 배출가스와 소음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성능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택하는데, 신형 엔맥스는 최고출력 9kW(12.2ps)/8,000rpm, 최대토크 11.2Nm/6,000rpm로 큰 성능 하락 없이 거의 그대로 유지하면서 오히려 연비는 6% 끌어올렸다. 이전 모델 연비가 WMTC 기준 43.6km/L이었으니, 신형 연비는 대략 46.2km/L 정도. 신형 엔맥스의 연료탱크도 7.1L로 0.5L 늘어나 1회 주유로 주행 가능한 거리가 기존보다 40km 이상 증가한 최대 328km에 달한다고 볼 수 있다. 요즘 배달 시장 확대로 125cc 스쿠터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무기를 하나 확보했다.

2채널 ABS에 TCS가 추가됐다

엔맥스의 강점인 2채널 ABS와 함께 트랙션 컨트롤이 더해져 더욱 안전성을 강화했다. 자동차 시장에선 보편화된 기술이지만 모터사이클 시장은 그동안 플래그십 모델이나 대형 모델 위주로만 도입됐는데, 올해는 야마하의 엔맥스와 혼다 PCX 모두 트랙션 컨트롤을 탑재하며 최근 변화하는 시장 추세를 여실히 보여준다. 이제 가격만 가지고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다. 소비자들은 더 이상 싼 맛에 타는 스쿠터가 아닌,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스쿠터를 원하고 있고, 두 브랜드 모두 여기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스마트 모터 제너레이터 시스템의 추가로 자연스러운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주목할만한 또 다른 기술은 바로 스마트 모터 제너레이터 시스템이다. 셀 모터와 제너레이터를 하나로 합쳐 시동이 부드러워진다. 모터사이클에선 혼다가 이 기술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얼마 전 기간이 만료되어 이제 다른 브랜드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이 더해지면서 공회전시 엔진 작동을 멈추는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은 정말 엔진을 일시정지 시켰다가 재가동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작동한다.

Y커넥트 앱으로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동시키면 전화나 메시지 등 알림 수신을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편의장비도 강화됐다. 이번 신형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기능은 바로 야마하 모터사이클 커넥트(이하 Y커넥트) 앱의 출시다. 야마하는 앞으로 출시하는 모든 모터사이클에 스마트폰과 차량간 연동이 가능한 SCCU(Simple Communication Control Unit)를 모두 탑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그 첫 번째 적용 모델로 엔맥스를 선택했다는 건 서두에 설명했던 것처럼 125cc 스쿠터가 브랜드에서 갖는 중요한 역할 때문일 것이다. 타 브랜드 125cc 스쿠터를 통틀어도 최초인 기능인데, 계기판에 표시되지 않는 차량 정보, 엔진 회전이나 스로틀 열림 정도, 가속도, 냉각수 온도, 기온 등을 표시하는 보조 계기판의 역할이 가능하며, 스마트폰에 수신되는 전화, 메시지 등의 알림을 계기판에 표시해주기도 한다.

Y커넥트 앱은 연비가 기록되어 차계부의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고, 차량 상태 알림, 위치 안내 등 다양한 정보가 제공된다.

차량의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주행거리, 연료 소모량, 연비 등을 기록해 월 단위, 연 단위로 확인할 수 있고, 앞으로는 국내, 혹은 전 세계의 같은 차종, 혹은 야마하 전체 차종과 연비 순위를 비교해볼 수도 있다. 그리고 차량 엔진오일과 배터리 상태를 알려주는 기능도 있다. 엔진오일은 사전에 설정한 거리나 기간에 도달하게 되면, 배터리는 매번 시동 때마다 전압이 10V 이하로 내려가는 게 일정 이상 이어지면 점검 혹은 교체가 필요함을 알려준다. 그리고 다른 스쿠터가 많은 곳에 주차했다면 내 모터사이클의 위치를 지도를 통해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이 모든 기능을 125cc 스쿠터에 구현한 것이다.

쇼크 업소버는 2단계로 프리로드 조절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2단계로 프리로드(예압)를 조절할 수 있는 리어 서스펜션, 스마트키, 스마트폰 충전용 12V 시거잭, LED 라이트 등 다양한 편의장비가 마련되었다. 스쿠터에 탑재하기에 너무 호화스러운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제 시대는 바뀌었고 스쿠터 역시 진화를 거듭하기 위해 기술의 진화에 발맞춰 여러 첨단 기술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혼다 역시 최근 모터사이클과 연동시킬 수 있는 스마트폰용 앱을 발표했던 만큼 PCX에도 머지않아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125cc 스쿠터의 상향평준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초반 가속은 이전보다 부드러워져 안정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호평받을 듯하다.

기본적인 주행 감각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예전보다 가속 성능이 조금 낮아졌다는 느낌인데, 보다 선형에 가까운 부드러운 가속감이어서 오히려 이 점을 선호하는 라이더가 더 많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바퀴가 번쩍번쩍 들릴 듯한 강력한 토크는 엔맥스보다는 비위즈 같은 재미 중심의 모델과 더 잘 어울린다.

앞뒤 모두 13인치 휠을 채용해 민첩성과 안정감 사이 균형을 잡았다

전반적으로 잘 균형 잡힌 차체는 모든 속도 영역에서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예전에 탔던 전 세대 엔맥스를 떠올려 봐도 안정감 있는 차체와 움직임은 처음 출시된 2015년부터 지금까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휠은 앞뒤 모두 13인치로, 도심 주행에 필요한 민첩함과 안정감 사이에서 절묘하게 균형을 맞춰 불규칙한 노면 상황, 노면 위 이물질이나 깨진 아스팔트 등을 지날 때도 안정적으로 주행을 이어갈 수 있게 한다.

TCS 기능은 핸들바의 메뉴 버튼으로 기능을 끌 수도 있다

아직은 추운 날씨인지라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테스트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2채널 ABS와 TCS가 마련되어 있다는 점만으로도 안심하고 라이딩에 집중할 수 있다. 다만 이 두 기능을 믿고 너무 무리하지는 말 것. 분명 두 기능 모두 한계가 존재하고, 라이더가 이를 넘어설 경우엔 이 두 기능으로도 막을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모터사이클을 타더라도 항상 안전운전은 필수다.

Y커넥트 앱은 한글화 작업을 마친 상태며, 국내 관련 법규 문제가 해결되는대로 출시할 예정이다.

Y커넥트 앱은 본격 가동 이전 단계여서 테스트용으로 제공된 별도의 스마트폰으로 기능 테스트를 할 수 있었는데, 보조 계기판 기능은 큰 시간 차 없이 거의 즉각적으로 수치를 표시한다. 거치대를 부착해놨다면 보조 계기판으로 사용하기에 충분할 정도. 차대번호 등록은 트렁크에 내장된 바코드 입력으로 수월하며, 주차 안내 기능은 스마트폰 위치정보(GPS 등)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주차하는 순간에 앱이 작동하고 있어야 한다. 스마트폰 알림 전송은 전화 수신은 기본적으로 알려주지만, 카카오톡 메시지나 그 외 앱 알림 기능을 전달받기 위해선 앱 안에서 별도로 설정해줘야 하고, SMS 역시 별도 설정이 필요하다. 차량 점검 알림 기능은 시간 문제로 테스트할 수 없었는데,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배터리도 알아서 점검해주고 자칫 놓치기 쉬운 오일 교환주기까지 챙겨주니, 다른 기능 모두 필요 없다고 해도 앞으로 야마하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깔아놓고 항상 실행하는 것이 차량 상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국내 125cc 스쿠터 시장의 왕좌를 지켜온 혼다 PCX는 올해 강력한 도전자를 맞이하게 됐다. 물론 PCX 역시 올해 더욱 강화된 신제품이 출시되지만, 도전자 엔맥스가 2인자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동안 바짝 갈아왔던 칼을 빼 들고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른 브랜드가 이 상황을 둘만의 문제로 보면 안 되는 것은, 앞서 말했듯 이 둘의 경쟁은 스쿠터 시장 전체의 상향 평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앞으로 새로운 125cc 스쿠터를 준비하는 브랜드라면 일정 이상의 수준을 갖추지 하면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될 것이다. 시대는 변화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크게 올라갔다.

이런 변화를 이끈 두 모델 PCX와 엔맥스 모두에 박수를 보내며, 올해 둘의 경쟁 구도가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매우 기대된다. 단순히 기자이기 때문이 아니라, 품질에서, 기능에서 펼치는 둘의 경쟁이 시장 전체를 어떻게, 얼마나 발전시킬지 라이더의 입장에서 궁금하기 때문이다. 신형 엔맥스가 PCX와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가던, 아니면 역전에 성공하던 분명 125cc 스쿠터 시장의 판세는 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 예상된다.  

 

송지산 기자 song196@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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