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엠라운지와 대림오토바이는 왜 손을 잡았나?

기사승인 2018.11.19  13:13:17

공유
default_news_ad1

하남시와 고양시에 위치한 스타필드는 신세계그룹이 오픈한 복합쇼핑몰이다. 볼거리, 즐길 거리, 먹거리 등 다양한 구성으로 개인이나 연인뿐만 아니라 그 어떤 가족단위 방문객이 오더라도 구성원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기획되고 만들어진 장소다. 이를 위해 입점 된 브랜드만 해도 대략 수백 개가 넘고 전국에 있는 맛집들을 한 곳으로 불러들였다고 한다. 특히 단순한 쇼핑몰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들이 많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주말이면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룬다. 이곳을 대표하는 장소 중 일렉트로마트가 있는데 이곳은 말 그대로 일렉트로닉과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을 구경하고 경험하고 구입하고 AS 등의 사후처리까지 한 곳에서 가능한 곳이다.

즉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전자제품을 이곳에서 비교하며 구입할 수 있는데 단순히 전자제품 뿐만이 아니라 드론이나 피규어 등 이와 관련된 문화제품들까지 제품의 폭을 넓혀 특히 키덜트라 불리는 성인 남성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곳 일렉트로마트에는 엠라운지라는 매장이 있는데 말 그대로 전기로 움직이는 일렉트릭모빌리티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들을 판매하는 곳이다. 전기킥보드나 전기자전거, 전기스쿠터는 물론이고 전기자동차까지 직접 판매한다.

스타필드 고양의 일렉트로마트 속 엠라운지를 방문했던 평일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지 않아 매장을 둘러보기 수월했다. 한 쪽에 위치한 엠라운지는 그리 넓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 중이었고 제품군마다 구경하기 쉽도록 해놓아 모델들을 자세히 살펴보기에 수월했다. 엠라운지 매장을 둘러보면서 눈에 띄는 몇 개 제품들이 있었는데 역시나 가장 큰 전시 면적을 차지하고 또 가장 큰 제품 사이즈를 자랑하는 세미시스코의 전기자동차 D2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국가보조금을 받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소비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엑스배너를 설치한 대림오토바이의 전기스쿠터 재피가 그 다음으로 눈에 띄었다. 물론 다른 제품군의 모델들도 눈에 들어왔지만 이 두 모델들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다른 모델들에 비해 눈에 들어온 이 두 모델들은 기계적인 특성상 전기로 움직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사실 유통과 관련된 내용으로 접근하자면 아주 큰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전기자동차 D2의 제조사인 세미시스코는 전국에 있는 이마트를 스마트EV 센터라는 이름으로 D2의 쇼룸 및 구입, 계약과 관련된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전국에 있는 엠라운지 혹은 이마트에 세미시스코의 D2가 거의 모두 전시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물을 구경할 수 있고 구입과 관련된 상담을 할 수 있으며 당연히 계약까지도 가능하다. 쇼룸이 없는 세미시스코의 입장에서 이마트는 쇼룸이자 대리점을 제공해주는 아주 중요한 파트너인 셈이다. 만일 세미시스코가 전국에 이 같은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고 가정한다면 아마 수억이 아니라 수십억을 써도 부족했을 것이다. 세미시스코는 엠라운지라는 파트너를 잘 만나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을 얻으며 함께 윈윈하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눈에 띄는 제품이라 언급했던 또 다른 모델인 대림오토바이의 재피는 세미시스코의 D2와는 상황이 좀 다르다. 그래서 설명할 것이 더 많다. 세미시스코가 쇼룸이나 대리점이 하나도 없는 것과는 달리 대림오토바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리점이 많은 모터사이클 메이커다. 대림오토바이는 전국에 사업소, 직영점, 대리점, 서비스전문점, 서비스지정점까지 수백 개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 않은 세미시스코와는 너무나 다른 상황이다.

세미시스코가 이마트나 엠라운지에 쇼룸이나 상담 및 계약과 관련된 공간을 엠라운지의 인프라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한다면 사실 대림오토바이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해도 된다. 즉 충분한 대안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런 대안이 있는 대림오토바이지만 재피는 엠라운지에 전시되고 있으며 그곳에서 상담 및 계약이 가능하다. 인프라를 가지고 있지 않은 세미시스코의 D2가 엠라운지와 손을 잡은 것은 어찌 보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상황으로 보이지만 대림오토바이는 충분히 그렇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기사가 진행된 것이다. 과연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대림오토바이는 왜 엠라운지의 손을 잡은 것일까?

돌려말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정답부터 말하자면 일렉트릭모빌리티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즉 재피가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모터사이클이 아니라 전기로 움직이는 일렉트릭모빌리티이고, 일렉트릭모빌리티의 시장과 특성이 기존 모터사이클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의 인식이 그렇고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며 시장의 특성에서도 차이가 난다. 그래서 홍보나 마케팅에서의 접근방식도 다르고 전략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피가 전기가 아닌 엔진이 들어가는 신모델이었으면 대림오토바이도 기존의 자사 인프라를 통해 홍보하면 된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기존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을 대림오토바이의 네트워크로 불러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 대림오토바이의 네트워크는 방앗간 같은 곳이기도 하고 소모품 교환을 위해 들리기도 하고 또 정비와 점검 등을 위해 꼭 거쳐야만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렉트릭모빌리티 시장에서의 타겟층은 다르다. 꼭 모터사이클을 타던 사람들만이 전기스쿠터를 탄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자료에서 기존의 자전거나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은 사람들이 패러다임이 전기로 넘어가면서 일렉트릭모빌리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수의 일렉트릭모빌티와 관련된 커뮤니티에서도 전기로 탈것에 입문하는 사람들을 쉽게 마주할 수 있으며 관련된 커뮤니티의 Q&A를 봐도 기존의 탈것을 타보지 않았는데 일렉트릭모빌리티를 타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것에 대한 질문이 많이 올라와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기존의 라이더가 아니더라도 전기자전거나 전기스쿠터를 타고자 하는 수요가 적지 않고, 즉 신규 수요의 확대이자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인 것이다. 게다가 정부에서 지급하는 보조금 때문에 기존 모터사이클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효율이 뛰어난 이동수단이라는 인식이 생겨 관심이 높아지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타겟층에 대한 선정에도 차이가 있어 기존의 홍보와 마케팅에도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대림오토바이의 내연기관 신모델이 출시되었다고 하면 기존의 방식과 방향성으로 전에 하던 대로 홍보와 마케팅을 하면 충분하지만 재피처럼 새로운 모델에는 새로운 타겟층과의 접점이 필요했던 것이다. 바로 이 접점 중 하나가 바로 엠라운지인 것인데 실제로 엠라운지는 신세계 그룹의 일렉트로마트 안에 위치해 있어 일반인의 접근이 그 어떤 공간보다 쉽고 자연스럽다. 기존의 대림오토바이의 인프라라 할 수 있는 사업소, 직영점, 대리점, 서비스전문점, 서비스지정점과는 전적으로 다르다. 여태까지 전혀 일렉트릭모빌리티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재피를 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으며 또한 체험이나 구입에 대해서 부담 없이 고민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엠라운지에서의 판매량과는 상관없이 생각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아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매우 오랜 시간 시장의 규모감소에 따른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어떤 브랜드들도 결과적으로 시장의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는 이견이 없고, 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에 대해 신규 유저들의 유입이라고 오래 전부터 말해오고 있다. 문제도 알고 있고, 해결방안 또한 잘 알고 있지만 아주 오래된 이 문제의 해결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보인다. 전용차선이나 면허체계 같은 법적인 문제와 보험 등과 같은 비용문제, 사고에 따른 안전문제, 모터사이클 라이더들을 바라보는 인식의 문제까지 해결하고 넘어서야 하는 산들이 말 그대로 산 넘어 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패러다임이 전기로 넘어가면서 새로운 유저들의 관심이 생기고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가능성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엠라운지에 전시되어 있는 대림오토바이의 재피는 여러모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 옆에 서 있는 세미시스코의 소형전기차 D2보다 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엠라운지와 대림오토바이가 서로 맞잡은 손이, 엠라운지에 전시되어 있는 대림오토바이의 전기 모델들이 더욱 중요하고 또 의미심장해 보인다. 과연 이들은 서로 윈윈하며 새로운 시장에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딛어 나아갈 수 있을까?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는 그들의 관계가 보다 끈끈하고 밀접해져 시장이 확대되고 또 성장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저작권자 © 라이드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