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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라운지가 자동차 유통의 패러다임 바꿀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8.09.27  09: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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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 시장은 다소 먼 미래라는 인식이 강했다. 가장 큰 난관이라 여겨졌던 배터리 용량에 따른 이동거리 문제를 테슬라 같은 몇 개의 브랜드가 기술적으로 해결했음을 일찌감치 증명했지만 전기차를 어떻게 구분하고 또 판매할 것인지에 따른 법적인 문제, 또한 충전 인프라 등에 따른 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본격적으로 시판되기 시작한 초소형 전기자동차의 주행가능 도로가 다소 한정되어있다는 사실은 전기차를 고민하던 사람들에게 안타까운 선입견만을 안겨주었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전기차의 시대는 아직 시기상조인가?” 라는 의구심을 가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불과 몇 년 동안 시장은 매우 빠르게 움직였고 놀라운 변화를 보여줬다. 전기차를 구입하기 위해 사람들이 새벽부터 줄을 서고 도로에서 파란색 전기차 번호판을 보는 일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언제나 텅텅 비어있던 모습의 동네 마트 전기차 충전자리도 이제는 어느덧 충전 중인 전기차를 보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다. 이를 두고 정부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의 힘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꼭 보조금의 힘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도 최근 몇 년간의 전기차에 대한 의식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내연기관 대신 전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전기차의 구입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고 또 현실적인 선택의 기로에 서있는 중이다.

시장이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동안 새로운 흐름 속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곳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이마트에서 운영하고 있는 엠라운지다. 국내 최초의 스마트 모빌리티 전문 편집매장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엠라운지는 자동차 매장이 아닌 곳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자동차를 자동차 매장이 아닌 곳에서 판매한 사례가 존재하긴 했지만 전기차를 자동차 매장이 아닌 곳에서 판매한 사례는 엠라운지가 최초다. 실제로 엠라운지에서는 세미시스코의 D2 모델이 현재 판매중인데 엠라운지에서 D2를 구경하고 그 자리에서 계약까지 이루어지는 사례가 꽤 된다. D2가 엠라운지 매장에 전시되기 시작한 초기에는 보여주기식의 디스플레이 차량, 혹은 상징적인 모델이라 인식한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D2를 구경하고 또 구입을 염두에 두고 엠라운지 매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엠라운지가 꽤나 흥미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친환경 이동수단의 대중화를 선도한다고 하는 엠라운지에서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사실이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그리 새로울 것은 없지만 기존 자동차 시장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건 생각보다 큰 변화의 시작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고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시장은 매우 한정적인 유통시스템을 고수해왔다. 해외에서는 온라인에서도 쉽게 자동차를 구매할 정도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의 유통망 특성상 그런 변화는 쉽지 않았고 홈쇼핑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 조차 재고가 아주 많이 남은 일부 브랜드의 악성 재고모델에 한정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전기차를 필두로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지만 유통에 관한 만큼은 초기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엠라운지는 이런 자동차 시장이 전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발맞춰 쇼룸이나 판매망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전기차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그 결과 성공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엠라운지는 현재 세미시스코의 D2를 시작으로 다양한 자동차 메이커와 판매와 관련된 다양한 내용들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아직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전기차 판매와 관련해서 기존 자동차 유통시장에서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결과물들을 엠라운지 매장에서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어떻게 보면 변화를 꾀할 가장 좋은 시기는 내연기관에서 전기로 넘어가고 이는 지금이 가장 좋은 적기일지도 모른다. D2를 만들어서 엠라운지에서 판매하고 있는 세미시스코처럼 쇼룸과 유통망, 그리고 매장이 아쉬운 자동차 메이커라면 엠라운지 같은 인프라를 가진 파트너는 너무나 고마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이들이 쇼룸 혹은 판매를 위한 매장을 구축하는 것은 너무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며 여기서 세이브한 비용으로 제품의 개발이나 AS망의 확충 등의 다른 부분으로 전환해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세미시스코 같은 신규 중소기업 메이커에만 한정된 얘기는 아닐 수도 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처럼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에서도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엠라운지 같은 파트너와 함께 새로운 시도를 해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존 딜러들과의 이해관계를 해결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쉽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로 움직이는 전기차라고 해서 꼭 새로운 유통망에서 다른 방식으로 판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변화라는 것은 기존의 방식에서 가지지 못한 단점을 보완하게 만들거나 새로운 가능성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엠라운지에서 본격적으로 다양한 전기자동차를 판매하게 되면 기존 유통망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자동차 유통방식이 생겨날지도 모른다. 온라인 판매라던지 전국에 있는 엠라운지 매장을 통한 충전 인프라공유, 공동 AS망 제공 등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앞으로의 모습을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새로운 시도를 거듭하고 있는 지금 엠라운지의 모습을 지켜보면 이런 것들이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다.

자동차 시장은 자동차라는 재화가 만들어진 이후 요 몇 년간 가장 큰 변화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기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서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고 또 어떤 새로운 승자가 나타나게 될지도 궁금해진다. 새로운 변화에 맞춰 과감하게 도전하고 있는 엠라운지 같은 도전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금 당장의 결과가 어찌됐든 간에 새로운 흐름에서의 도전적인 움직임은 분명 높게 평가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라이드매거진 편집부 sjlee@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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